2024-04-19 18:05 (금)
“하노이 한인들의 단합과 발전을 위해서 앞으로도 꾸준한 노력할 것”
“하노이 한인들의 단합과 발전을 위해서 앞으로도 꾸준한 노력할 것”
  • 정희
  • 승인 2018.11.0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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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한인의 날 ‘국민훈장 동백장’수훈

지난 105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 문재인 대통령이 등장했다. 다름 아닌 12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 및 2018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석, 재외동포사회의 권익신장에 기여한 유공자를 포상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행사에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한 사람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한인회장을 역임한 케이엔케이글로벌트레이딩 고상구 회장이다. 그는 지난 2002년 베트남에 진출, 현재 직원 900(한국인 직원 40)을 고용하고 있으며 베트남 최대 유통 기업 ‘K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고 회장은 그간 초반 사업의 실패를 딛고 일어나 큰 성공을 거둔 것은 물론, 현지 교민들의 화합과 단결, 한국-베트남 교류 증진 등의 다양한 일들을 해왔다. 고상구 회장을 만나 그간의 사업 이야기와 한국 베트남 두 국가의 미래, 그리고 미래의 비전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교민들을 대신해 상을 받았습니다

베트남은 한국인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라고 할 수 있다. 1억 명에 가까운 많은 인구가 살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20181인당 국내총생산(GDP)2,545달러로 한국의 32774달러에 비하면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경제성장률은 매년 6%를 이루고 있다. 한국이 겨우 2~3%인 것에 비하면 놀라운 속도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누적 투자 액수도 압도적이다. 1998년부터 올해 6월까지 한국의 베트남 투자 누적액수는 6167300만 달러로, 2위인 일본의 5544700만 달러를 따돌리고 있다. 그만큼 한국인들의 투자가 많다는 이야기다.

이런 베트남에서 고상구 회장은 그간 2번에 걸쳐 하노이 한인회장, 베트남한인회 총연합회장을 역임한 것은 물론, 아시아태평양 한국농식품수입상연합회의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것만 봐도 그간 얼마나 많은 활동을 해왔는지 익히 짐작할 수 있다. 우선 고 회장에게 수훈 소감을 물어봤다.

하노이 한인 사회는 다른 여타 국가의 한인 사회보다 화합과 단결이 잘 되고 있으며, 좋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런 상을 받게 된 것은 모두 교민들의 많은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며, 교민들을 대신에 제가 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일이든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나 혼자 달려가다 보면 지쳐서 포기하게 됩니다. 이 상은 교민 여러분과 함께 받는 상입니다. 사실은 저의 공이라고 하기가 미안할 정도입니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라는 충고의 의미로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고 회장이 이끈 한인회는 그간 눈부신 발전을 해왔다. 매월 40여개에 달하는 문화강좌와 도서관 운영, 24시간 교민안전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한 119 긴급 콜센터 운영, 스포츠 생활체육 동호회 지원, -베 음식문화 축제를 이끌어 왔다. 특히 문화강좌는 베트남에 정착하려는 초기 이주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교육과 취미를 넘어서 한인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위한 전초기지의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119 긴급 콜센터는 긴급상황 및 강도, 절도, 상해, 폭력 등 모든 위험 상황에 대한 대처 및 지원을 하고 있으며 사고 발생 시에는 신속한 대처와 긴급 출동으로 안전한 교민 사회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뛰어난 업적은 바로 -베 음식문화 축제이다. 1회 행사부터 9회까지의 행사를 이끈 고 회장은 이 행사에 자신의 경영철학을 투영해 풍성한 결실을 만들어 냈다.

“2002년 처음 베트남에 진출했을 때에도 이미 한류가 있었습니다. 장동건, 안재욱, 구창모 등이 인기가 있었으며 대장금 역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구창모의 희나리라는 노래는 대히트를 했으며, 일부 베트남인들은 이 노래가 너무 친숙해 마치 자신의 나라에서 만든 것으로 알고 있을 정도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한류라는 컬쳐가 푸드와 결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노래, 드라마, 먹거리, 볼거리가 하나가 되어야 더욱 큰 붐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작년만 해도 3일 만에 25만명이라는 엄청난 인원들이 행사장을 찾았을 정도입니다.”

 

아이러니 했던 성공적인 실패

특히 한인회는 비자 발급에 대해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과거 베트남의 비자 업무는 영사과 방문객에 비해 업무지원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영사과 비자업무 서비스가 매우 불편했다. 지방에 사는 한인들은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12일을 소요해야 했다. 비오는 날에도 앉을 곳이 없어서 비를 맞으면서 긴 줄을 서야 했고, 또한 그 와중에 브로커들까지 활개를 쳤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 회장은 한인회 사무실 자체를 영사관 근처로 옮겨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그 결과 일일 평균 비자 발급 270, 관련 민원 100건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고 회장은 다른 나라 한인회에서는 잘 하지 않는 매우 특이한 사업을 해왔다. 바로 천안 교도소와 MOU를 체결, 베트남 수형자 출소 후 취업지원 및 재활 프로그램 제공하는 것은 물론, 현재 베트남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한인 재소자에 대한 지원이다. 특히 한인 재소자들은 열악한 베트남 교도소에서 매우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 비록 범법자이기는 하지만 인권을 고려해 매월 돈을 지원해 사식이라도 사먹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또한 한국에 있는 베트남 범법자들은 형기를 마치면 곧바로 베트남으로 추방이 된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도 범죄자라는 낙인은 매우 치욕적이어서 취업의 길이 막힌다. 그래서 이들을 위해 고 회장은 추방된 그들이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왔을 때 재활 및 취업을 알선했다.

고상구 회장이 이렇듯 많은 봉사 활동을 통해서 한인 사회에 많은 도움을 주려고 했던 것은 자신의 뼈아픈 실패에 기인한다. 그가 베트남에서 처음 한 일은 백화점에서의 유통 사업. 무려 20억 정도의 돈을 투자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6개월이 되지 않아서 실패를 하고 말았다.

처음 한국에서 액세서리 사업을 시작했었습니다. 친구가 베트남에 백화점을 건설하고 저보고 유통업을 해보지 않겠냐고 권했습니다. 처음 본 베트남은 매우 역동적이었습니다. 중국이 막 경제발전을 하던 그 시기의 모습하고 꼭 닮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성복, 숙녀복, 아동복, 신사복 코너를 만들고, 이불, 문구, 팬시, 란제리 등을 한국에서 가져와 사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을 너무 만만히 보았던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보다 베트남의 현지 사정과 문화를 몰랐던 점도 실패의 큰 원인 중의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일례로 숙녀복의 경우 한국에서 제일 작은 수치는 24 정도. 하지만 체격이 작은 베트남 여성들은 22, 23 정도의 수치에 불과했던 것이다. 옷이 크니까 팔리지 않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 결과적으로 딱 6개월 만에 사업을 계속할 것이냐 접을 것이냐를 결정해야만 했다. 하지만 사업을 더 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국으로 가서 집을 파는 등 자본을 마련해야 했다. 결국 고상구 회장은 사업을 접고 땡처리를 하기로 결심했다.

폐업 한달을 남겨두고 50~90%에 이르는 할인율로 엄청나게 파격적인 세일을 했습니다. 그러자 베트남인들이 벌떼처럼 모여 들었습니다. 사람이 너무 몰려서 일단 매장 문을 닫고 사람이 빠지면 다시 손님을 매장 안으로 들여야 할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3억 정도를 마련해서 새로운 사업을 위한 종자돈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때의 실패를 성공적인 실패라고 부릅니다. 비록 실패를 했지만, 성공적으로 다음 사업을 위한 종자돈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죠.”

고 회장은 비록 실패를 했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간 낸 수업료가 얼마인데 그것을 다 포기하고 한국에서 다시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번째 사업 아이템으로 생각한 것이 바로 한국 인삼을 베트남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한국 인삼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고 회장은 사람들에게 인삼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목적으로 한국에서 인삼과 인삼주 병을 들여오고 베트남 술을 이용해 인삼주를 만들었다. 인삼을 마치 용 모양처럼 배치해 보기에도 명품임을 인정할 정도로 만들었고 매장 자체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 화려한 조명과 깔끔한 인테리어로 베트남에서 흔히 보기 힘든 럭셔리한 매장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한국에 고마워하는 베트남인들

인삼주를 만든 원가는 한 10만원 정도 했습니다. 그런데 가격을 무려 200만원을 붙여놓았죠. 이건 그냥 사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그보다는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 인삼이 귀한줄은 알지만 어떻게 생겼는지 실물을 본적이 없어 수삼으로 인삼주를 만들어 인삼을 실물로 보여주기 위한것이었고 인삼주 가격을 비싸게 붙여놔야 인삼제품이 귀한 줄 아니까 그런 효과를 나타내기 유도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200만원짜리 인삼주가 날개 돋힌 듯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동종업계 경쟁사가 생기기 전까지 5년 동안 인삼주로 대박을 낼수가 있었고 덩달아 한국인삼제품도 잘 팔리게 되었습니다. 그후 베트남인들이 저를 인삼왕 고상구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인삼주가 이렇게 놀랍게 팔린 것은 당시 베트남의 뇌물 문화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당시 베트남의 경제개방정책으로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인허가가 필요한 사업이 많았고 후진국이었던 베트남에게는 뇌물의 존재가 절실했던 것. 여기에 인삼주는 더할 수 없이 딱 좋은 뇌물 아이템이었던 것이다. 또다시 다른 사업을 위한 자본을 축적할 수 있었던 고 회장은 드디어 한국 식품 유통업에 나서면서 다시한번 큰 성공을 거두게 됐다. 이 모든 것이 다 과거 백화점에서의 유통에 대한 실패와 간절한 성공에 대한 희망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더불어 고 회장은 베트남에서 사업을 통해 성공을 하려는 예비 기업인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한다.

베트남에서 성공을 위해 명심해야할 것은 베트남 사람들을 무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해외에 와서 현지인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성공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저희 회사만 해도 한국 직원은 40명에 불과하고 현지 직원이 860명입니다. 860명의 도움이 없으면 40명의 한국 직원들도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는 것이죠. 또 실제 많은 문제가 베트남인들이 잘 못해서가 아니라 서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상태에서 한국인들이 스스로 오해해서 욕을 하고 화를 내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베트남도 유교문화권이기 때문에 정()이 참 많습니다. 그들과 함께 웃고 우는 깊은 관계로 들어가지 못하면 성공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현재 고 회장에 따르면 한국-베트남의 관계는 최상이라고 한다. 한류와 더불어 박항서 국가대표팀 감독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한다. 이제 베트남인은 한국이 좋다가 아니라 한국이 고맙다의 차원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두 국가 간의 관계에 더욱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혹시라도 잘못되면 이러한 좋은 관계가 자칫 반한 감정으로 인해 역풍이 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좋은 관계의 유지를 위해서라도 한국인들이 베트남인들을 무시하지 않고 그들과 하나가 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베트남은 한국의 교역에서 3위에 이를 정도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경제 뿐만 아니라 정치, 외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현재 베트남에는 16만명의 한국 교민이 있으며 한국에는 18만명의 베트남인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상호교류가 잘 되는 나라도 아마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양국간의 관계가 더욱 발전되어 한국과 베트남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 역시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할 생각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7년전에 베트남에 진출, 큰 성공을 거둔 케이앤케이글로벌트레이딩 고상구 회장. 케이앤케이글로벌트레이딩은 2002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설립돼 한국직원 40, 베트남 직원 860명 등 총 9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기업과 기업의 거래인 B2B가 매출의 6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 전역에 K마켓 62, K푸드 11, 스타코리아 8개 등 80여개를 직영하며 국내 롯데마트, 대형호텔, 급식업체 등 600여 기업과 거래하고 있다. 베트남 식품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기업들 대다수는 K마켓과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그리고 2007년 작년에는 베트남 산업통상부산하 브랜드 관리위원회가 선정하는 베트남 100대 브랜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일본, 유럽, 미국시장까지 식품바이어 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다.

이제 앞으로도 베트남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그의 사업은 물론이고, 한인들을 위한 더 많은 사업들이 번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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