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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확대로 호황 맞은 2차전지 ‘포스트 반도체’ 등극 유력
전기차 시장 확대로 호황 맞은 2차전지 ‘포스트 반도체’ 등극 유력
  • 전인수
  • 승인 2019.01.0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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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기업들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도래하면서 유럽 및 미국 등에서 전기차용 2차전지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은 그동안 폐쇄적 환경의 중국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이제 전 세계가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2차전지 업체들도 주요 공급처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18년 316만대에서 2020년 620만대, 2025년 1620만대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포스코켐텍, 포스코ESM 합병, 2차전지 '시너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미래 사업의 핵심 계열사로 키우고 있는 포스코켐텍(003670)이 포스코ESM과 합병한다.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켐텍과 양극재를 만드는 포스코ESM이 합병하는 만큼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포스코는 지난 12월 7일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을 각각 1대 0.2172865 비율로 합병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내년 2월 이사회 최종 승인을 거쳐 이르면 내년 4월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은 연내에 양·음극재 각 사업조직을 에너지소재사업본부로 일원화하고 산하에 에너지소재연구소를 신설하는 등 단계적으로 통합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2차전지의 재료가 되는 양극재분말
2차전지의 재료가 되는 양극재분말
 
양극재와 음극재는 전기차·스마트폰·드론 등에 쓰이는 2차전지의 핵심 소재다. 포스코는 미래 먹거리인 두 소재의 생산을 통합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그룹 내 음극재와 양극재 사업 통합으로 연구개발(R&D) 역량을 결집해 차세대 시장 선도형 제품 개발을 본격화하고 R&D 효율화로 비용절감, 통합 마케팅을 통한 판매확대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켐텍은 합병 후 양·음극재 설비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늘려 오는 2021년에는 국내 양·음극재 사업에서 매출 1조4,000억원 이상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는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완전히 일원화할 방침이다. 2차전지에 들어가는 또 다른 핵심 소재인 리튬은 포스코에서 따로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와 포스코켐텍 합병법인의 통합도 점쳐지는 이유다. 포스코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을 2030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20%, 매출액 17조원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반등하는 수익성
2차전지 기업들은 전기차 시장 확장에 따라 수년간 빠르게 ‘덩치’를 불려왔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2차전지사업 실적만 따로 집계할 수 있는 CATL 삼성SDI LG화학 세 곳의 매출은 2014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18.45% 늘어났다. 올 들어선 속도가 더 빨라졌다. 매분기 평균 45.38%의 매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을 나타냈다. 작년까지 영업손실과 이익이 반복돼 의구심을 일으킨 수익성도 올 들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삼성SDI에서 2차전지사업을 하는 에너지 솔루션 부문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매분기 영업손실을 냈다. 작년 4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서 올해 3분기엔 138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7.21%로, 자동차·철강업종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자랑하는 도요타(7.92%) 폭스바겐(8.51%) 포스코(9.32%) 등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중국에서 대부분의 물량을 생산·판매하는 CATL의 영업이익률은 18.98%로, 경쟁회사보다 훨씬 높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주요 시장인 미국, 유럽에 비해 싼 인건비와 중국 정부의 보조금 혜택 등이 CATL이 월등히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릴 수 있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2차전지 기업의 수익성 개선에는 제품 가격 반등과 원재료 비용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014년 평균 2689원이었던 삼성SDI의 소형 전지(전기차 배터리+휴대폰용 배터리) 가격은 2016년 2367원까지 떨어졌다가 작년에 2529원으로 반등한 뒤 올 3분기엔 2737원으로 올랐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배터리기업의 가격협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코발트 가격도 올해 2분기엔 ㎏당 평균 87.71달러(런던금속거래소 기준)에 거래됐지만 글로벌 소재기업 글랜코어 등이 증산에 나서면서 3분기엔 ㎏당 65.72달러로 떨어졌다.
 
2차전지 판매량은 전기차 시장 성장세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회사 SNE리서치가 전망한 2020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850만 대다. 지난해 판매량(368만 대)의 2.3배에 달한다. 시장이 연평균 160% 성장해야 현실화될 수 있다. 비(非)전기차 업종과 금융투자업계에선 “비현실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전기차업계 종사자의 생각은 다르다. “요즘 같은 분위기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확신을 두고 얘기한다. 자동차산업 주도권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기차 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독일 폭스바겐은 전기차 부문에 5년간 300억유로(약 38조55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지난달 16일 발표했다. 아예 전기차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유럽 내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의 17~20%를 전기차로 채울 계획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사업 중심을 전기차에 두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포스트 반도체’ 1순위
주요 2차전지 업체가 포진한 한·중·일 3국에선 2차전지가 4차 산업혁명 이후 ‘산업의 쌀’로 떠오른 반도체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이런 기대로 주요 2차전지 기업 주가는 지난해 각국 증시에서 고공행진했다. 올해 홍콩 증시에 상장한 CATL을 제외하고 파나소닉 BYD LG화학 삼성SDI 네 곳의 작년 평균 주가 상승률은 53%에 달했다. 지난해 가파르게 오른 영향 등으로 올 들어선 주가가 조정받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론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2차전지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너무 높아져 글로벌 증시 조정이 있던 10월 이후 몇몇 종목이 하락세를 나타냈다”며 “그러나 제조업종에서 반도체를 제외하고 거의 유일하게 고성장하는 업종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증시에서 프리미엄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산업은 고용유발 효과도 크다는 평가다. 삼성SDI와 LG화학의 3분기 말 기준 직원 수(기간제 근로자 포함)는 총 1만3971명으로, 작년 말보다 11.32%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요즘 2차전지업계에선 인력 확보 경쟁이 한창”이라며 “연구개발, 영업, 마케팅 분야를 망라해 경험이 있거나 전공한 사람은 높은 연봉을 받고 취업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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