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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트럼프 집권 2년… 제기되는 美 경제호황에 대한 의문
[국제] 트럼프 집권 2년… 제기되는 美 경제호황에 대한 의문
  • 유시온
  • 승인 2019.03.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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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트럼프의 능력인가
사진 AFP연합뉴스.

 

 
CNN26일 트럼프의 그간 행적에 대한 7P 분량의 기획기사를 냈다. ‘How 19 claims Trump made during the State of the Union check out’란 제목의 이 기사는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트럼프의 발언 19가지에 대해 조명한다. 이 중 국내 상황과 유관한 7가지의 발언에 대해 체크해본다
 
Trump: 만약 내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았다면, 북한과 미국은 큰 전쟁을 치루고 있을 것이다.
북한과 미국의 평화무드를 조성한 건 트럼프가 아니다.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오바마 대통령 때 크건 작건 북한과 전쟁이 날 뻔한 일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북한 운동선수들을 환영하며 끊겼던 대화가 시작됐다. 이어서 10년 만에 남북 간 정상회담이 개최되며 관계 진전은 급물살을 탔다. 회담 이전에 쏟아낸 트럼프의 수사는 분명 미북긴장 상태를 고조시켰다. 트럼프는 20178월에 북한은 이 세계가 과거에는 결코 본 적 없는 화염과 분노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며 북한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이에 자극받은 김 위원장이 괌을 불바다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응수하며 미북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한국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제1차 미북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너무 성급하게 북한과 합의했다. 이것은 전례를 깬 것이다. 정상회담 전에는 많은 실무회담이 선행된다. 그런데 트럼프는 많은 과정을 생략하고 곧바로 정상회담에 참석했다. 결국, 미국이 북한에게서 얻어낸 것은 전무하다. 싱가포르 회담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막연한 약속으로만 남았다. CNN미북 간 비핵화에 대한 정의도 크게 다르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또 다시 이런 과정들을 건너뛰고 227-282차 정상회담을 발표했다.
 
Trump: 내가 집권한 지 2년 만에 우리는 전례 없는 경제 호황을 맞았다. 이것은 전에는 거의 볼 수 없었던 붐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 성장을 어느 정도 이끈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경제호황의 전부는 아니다. 트럼프는 대침체(Great Recession)’ 회복기인 2017년에 집권했다. 노동시장이 오랜 침체를 벗어나던 시기에 그가 우연히노동시장을 물려받았다는 것이 CNN의 설명. 지난 2월 발표된 미국 노동부 월별 임금대장(monthly payroll)’을 살펴보면, 버락 오바마 2기 때 월 평균 217000여개의 일자리가 늘어났고 트럼프 집권 하에는 203000개가 늘어났다. 트럼프가 집권하면서 오히려 일자리 증가폭이 줄어든 것이다. 또한 CNN은 트럼프 1기 일자리는 487만개에 불과하지만 오바마 2기 일자리는 530만개에 달한다고도 밝혔다. 근로자(rank and file worker)의 경우 2017년 이후 소폭 임금이 올랐지만,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중반에 이뤄진 3.5%의 임금상승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더군다나 임금 상승이 두드러진 도시 중 상당수가 대통령의 정책이 아닌 주(state)나 도시의 자체적인 정책에 의해 최저임금을 올렸다. 미국의 높은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세금이 떠받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20182분기에 국방비 증액과 큰 폭의 법인세 인하를 실행했다. 이로 인해 기업투자가 증가해 4.2%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U.S. Bureau of Economic Analysis)이 내놓은 보고서 ‘Real Gross Domestic Product’에 따르면, 20183분기 성장률은 3.4%로 직전분기 대비 1.2%p 가량 하락했다. 경제학자들은 그동안 재정을 부양했던 동인들이 사라지고 기업과 소비자가 더 높은 이자율에 직면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아울러 2019년 경제성장률 또한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Trump: 우리는 60만개의 새로운 제조업 일자리를 만들었다. 거의 모든 이들이 할 수 없다고 했지만 우리는 해냈다. 중요한 것은 아직 시작단계라는 점이다
지난 2년 동안 제조업의 성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발언은 가짜다. 20192월에 발표된 미 노동부 통계(Employment, Hours, and Earnings from the Current Employment Statistics survey)에 따르면, 그의 취임 이후 제조업 취업자는 고작 454천명에 불과하다. CNN은 트럼프의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유가하락과 전반적인 취업률 제고, 규제완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제조업의 취업률 제고를 추동한 것으로 해석했다.
 
Trump: 나는 에너지산업에 혁명을 가져왔다. 이 때문에 미국은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 생산국 중 하나가 됐다.
미국이 세계 최대의 에너지 생산국인 것은 분명하지만 좀 더 세밀한 체크가 필요하다. 미국 에너지 관리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1년 전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을 추월했다. 이어서 20188월 러시아를 제치며 세계 최대의 원유 생산국이 됐다. 또한 미국은 천연가스 최대 생산국이기도 하다. 미국의 석유와 가스채굴은 프레킹(fracking) 기법과 묶여있다. 프레킹 기법이란 지하 3,000m에 있는 셰일 층의 가스와 석유를 채굴하는 하나의 공법이다. 미국은 셰일 층에 막대한 가스와 석유를 갖고 있는 만큼 프레킹 기술의 진보는 단숨에 미국 에너지 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던 미국산 셰일 석유와 가스의 채굴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이것 때문이다. 이는 결코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아니다. 트럼프는 단지 이 시기에 대통령이 됐을 뿐이다.
 
Trump: 2018년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의 58%를 여자들이 차지했다. 풍요로운 경제상황에서 여성들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은 이들은 없다. 전보다 많은 여성이 직장에 다닌 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트럼프는 21일 발표된 미 노동부 통계(Civilian Labor Force Participation Rate: Women)를 인용하며 여성의 구직률이 58%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통계에는 58%가량의 미국여성이 현재 일을 하거나 구직 중인 것으로 나왔다. 트럼프는 이 통계를 인용하며 오직 일을 하고 있는 여성으로만 58%를 언급한 것이다. 이 때문에 58% 여성이 일자리를 얻었다는 트럼프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트럼프가 실수로 말한 58%도 자랑할 만한 수치는 아니다. 20004월 미국 여성의 구직률이 60.3%였다. 20여년 전에 비해 오히려 2%P 가량 후퇴한 것이다. 또한 30여년 전 미국은 핵심생산인구(25~49)의 여성 노동 참여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였다. IMF에서20184월 발표한 보고서(World Economic Outlook, April 2018 Cyclical Upswing, Structural Change)에 따르면, 미국 여성의 노동 참여율은 지속적인 감소세에 있다. 반면 미국보다 여성 노동참여율이 저조했던 국가들은 1985년 이후 여성노동권에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현상에는 구조적 문제와 고령화 현상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미국이 정부가 법률로 정하는 유급출산휴가가 없는 유일한 선진국이라는 점과 육아와 노인에 대한 부족한 복지가 여성들의 취업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점 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는 연설문에서 2019년 예산안에 유급 가족 휴가를 포함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Trump: 미국인은 같은 공장에서 만들어진 동일한 약품에 대해 다른 국가의 국민들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 이 일은 잘못된 것이고, 공정하지 않다.
미국은 실제 캐나다, 유럽 등 많은 국가들에 비해 약값이 비싸다. 트럼프는 이것을 세계가 미국을 호구로 생각한다는 예시로 종종 거론하고 있다. 1025일 트럼프 행정부는 하나의 보고서를 발표한다. ‘Comparison of U.S. and International Prices for Top Medicare Part B Drugs by Total Expenditures’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제약회사가 도매상 및 유통업자에게 약을 넘기는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1.8배 높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를 조정하기 위해 미 정부는 타 국가에서 판매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약의 적정 판매가를 모색하고 있다. 약품의 목표 단가(target price)’는 타 국가 평균가격의 126% 수준으로 조정될 예정이다. CNN은 이 같은 트럼프의 제약업계 정책이 신약 개발에 대한 제약업계의 의지를 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Trump: 우리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분쟁으로 중동에 7조달러 이상을 쏟아 부었다.
우선, 아프가니스탄은 중동이 아니다(아프가니스탄은 세계 주요 7개국 ‘G7’이 정의한 바에 따르면 대중동에 속한다). 또한 미국은 중동에 7조달러를 사용하지 않았다. 미 의회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에 따르면, 2001년에서 2014년까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쓴 비용은 1.6조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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