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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로는 총선 치를 수 없다?
황교안 대표로는 총선 치를 수 없다?
  • 박경민
  • 승인 2019.11.2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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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오래전부터 예견된 일일 수도 있다. 올해 2월, 자유한국당에 전격 입성한 황교안 대표에 대한 ‘불길한 예언’이 정가를 떠돌고 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황교안 대표의 역할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황 대표로는 총선을 치르기 힘들다는 소문이다. 물론 자유한국당으로서는 그 예언이 실현되기를 바라지 않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년 총선을 5개월 정도 앞둔 지금의 상황에서 그 예언은 점점 현실적인 힘을 얻어나가고 있다. 심지어 당 내부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필패할 수밖에 없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그만큼 황교안 대표가 보여주는 리더십이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현재 자유한국당과 함께 황교안대표는 큰 위기를 맞이했다고 봐야할 것이다. (사진=자유한국당)
현재 자유한국당과 함께 황교안대표는 큰 위기를 맞이했다고 봐야할 것이다. (사진=자유한국당)
 
소신도 없고 소통도 안 되고
황교안 대표의 별명은 ‘황세모(△)’다. 지난 2월 27일에 치러진 전당대회 토론회에서 그는 탄핵에 대해서 반대도, 찬성도 아닌 어중간한 세모 형태의 방침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끊임없이 ‘미래로 가자’라고 말하지만, 과거에 대한 확실한 매듭 없이 앞으로 나아가기는 힘든 일이다. 그리고 그의 이런 행보는 최근 보수통합을 둘러싼 일련의 잡음으로도 분출됐다. 황 대표 측은 유승민 전 변혁 대표와의 전화통화를 공개하면서 ‘탄핵에 관해서 묻지 않고 보수통합을 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황 대표의 이러한 발표는 바로 다음 날 즉시 부인되었다. 유승민 전 대표는 물론이고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는 한국당과의 통합에 날카롭게 선을 그었다. 심지어 유승민 대표는 “황 대표가 보수 재건의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는 판단을 못 하겠다”라는 말까지 했다. 황 대표로서는 다소 굴욕적인 말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황교안 대표 측도 물러서지는 않았다. “보수통합을 위한 3대 원칙과 협의체를 만들 것이다”라고 발표하고 심지어 “보수통합에 관한 한 더 많은 게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황교안 대표의 말을 굳게 믿고 따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사실 리더십에서 매우 중요한 한 축은 바로 ‘소통’이다. 소통이 잘 돼야 리더십이 잘 되고, 이것이 단결과 화합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황교안 대표는 이 소통의 문제에서 큰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일어난 일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박찬주 예비역 육군 대장의 1호 영입 사건’이었다. 황교안 대표가 전격적으로 이를 발표했지만, 단 하루 만에 당의 반발에 부딪혔고 결국, 영입은 무산되고 말았다. 그런 점에서 황교안 대표의 소통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당내에서 치열한 토론을 거부하고, 소통도 잘 안 된 상태에서 무조건 황 대표가 밀어붙였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황교안 대표는 박찬주 전 대장을 ‘정말 귀한 분’이라고 추켜세웠지만, 박 전 대장이 기자 회견을 통해서 ‘삼청교육대’를 언급하면서 여론의 호된 질책을 마주해야 했다. 

또 소신의 문제에서도 황 대표는 암초를 만났다. 소신은 리더십에서 소통과 함께 하나의 중요한 동력이 된다. 리더가 가진 변하지 않는 소신은 주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우 강한 흡입력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도 황 대표는 확연히 밀리고 있는 모양새다. 그는 지금 10월 24일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로 인해 수사 대상에 오른 의원들에게 공천 가산점을 주겠다”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역시 당내 반발에 부딪히자 “생각해본 적 없다”라고 말을 바꿨다. 생각 없이 말하고 누군가 반발을 하면 바로 접어버리는 것이 황 대표의 스타일이다. 이를 두고서는 ‘리더십’이라는 말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정치 경험도, 야당 경험도 없어
지지율의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11월 15일에 발표된 한국 갤럽의 설문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과 정의당의 지지율은 올랐지만,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한 주 전보다 2%를 하락했다. 리더는 결국 지지율로 부하들을 설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황 대표의 취임 이후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에 청신호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간 황 대표는 장외투쟁, 삭발투쟁을 했고, 심지어 야권에서 최고의 호기라고 할 수 있었던 ‘조국 사태’까지 있었다. 그런데도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는 것은 결국 황 대표의 리더십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당 안팎의 평가다. 심지어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황교안 대표를 ‘하수(下手)’라고 공공연히 말한다. 하지만 이에 반발하는 자유한국당 의원은 별로 없다. 정작 황교안 대표 자신은 이러한 리더십의 위기에 ‘딴청’을 부리는 모양새다. 최근 기자들이 황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리더십이 왜 상처를 받고 있느냐?”라고 질문하자 그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오히려 우리 당이 살아있다는 증거다”라고 답했다. 물론 여러 문제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리더십에 대해서만큼은 전 구성원이 ‘확고한 일치단결의 지지’가 있어야 한다. 리더십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리더십의 약화와 분열을 의미한다. 
 
총선기획단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현장 (사진=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현장 (사진=자유한국당)

황교안 리더십에 대해서는 심지어 당의 제일 젊은 사람들인 2030세대 청년당원들조차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청년들은 “한국당 지도부가 청년 민심을 다 까먹고 있다”라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당의 어른인 ‘당 대표’의 입장에서 들을 만한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이런 이야기들이 서슴없이 나오는 것이 바로 자유한국당의 현실이기도 하다. 
어떤 면에서 봤을 때 황교안 대표는 취임 이후 당을 살리거나, 혹은 국민을 위한 헌신보다는 자신의 대권 계획에 더욱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인적 쇄신은 한치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만약 과감하게 인적 쇄신에 드라이브를 걸었다가는 역시 당의 반발에 부딪힐 것이고, 그렇다면 이는 자신의 대권가도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황 대표는 끊임없이 애매하고 모호한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의 인지도만 높이고 대권 후보로서의 투쟁 이미지만 부각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정치도 처음이고, 야당도 처음인 상황도 황 대표가 제대로 된 리더십을 갖추지 못하게 된 배경이 되기도 한다. 심지어 그는 국회의원도 한번을 해보지 못했다. 정치인들의 생리에 관한 한 ‘깜깜이’라고 말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주변 상황이 치열해질수록 한 사람의 인간 됨됨이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리더십의 작동 방식도 이와 비슷하다. 환경이 엄혹하고 치열해질수록, 리더십에 대한 요구는 더욱 강해지고, 만약 여기에 부응하지 못하면 결국 리더는 더는 리더의 자리에 존재하지 못한다. 시대가 새로운 리더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향후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검증을 요구받을 수밖에 없다. ‘총선 시계’가 재깍재깍 흐른다는 것은 그의 리더십이 성공이냐 폭망이냐를 결정하는 무서운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황교안 대표가 자신의 리더십을 쇄신하지 않는다면, 결국 ‘총선 필패’라는 주변의 우려가 더욱 현실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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