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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전쟁’, 베트남 음식배달 시장
‘조용한 전쟁’, 베트남 음식배달 시장
  • 정하연
  • 승인 2020.02.12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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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전쟁’, 베트남 음식배달 시장

세계인들은 한국의 배달문화를 놀라워한다. 심지어 한강공원까지 배달되는 모습에서는 그 자체가 감동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기존의 배달 앱에 의한 배달뿐만 아니라, 신규 경쟁자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이마트24이다. 이곳은 배달 앱과 제휴, 전국 35개 직영점에서 배달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최소 1만 원 이상 결제에 배달비는 3,000원 수준. 또 편의점 CU 역시 전국 2,000개 점포에서 배달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배달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곳은 우리나라 뿐만은 아니다. 베트남은 최근 스타벅스 커피 한잔도 배달이 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배달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최근 코트라 해외시장 뉴스는 <베트남, 스타벅스 한 잔도 집으로 배달한다(이혜인 베트남 하노이 무역관)>라는 보고서를 통해 베트남의 배달문화를 집중 조명했다.

 

하루 주문 건수 250배 증가

베트남의 배달서비스가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주문금액에 상관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최소 1만 원 주문 시 배달등과 같은 배달 하한가가 있다. 따라서 배달을 받기 위해서는 억지로라도 이 금액을 맞춰야 하는 불편이 있다. 하지만 베트남은 다르다. 예를 들어 1,500원가량의 커피 한두 잔만을 배달시키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현재 평균적인 배달료는 우리 돈 700원에서 많으면 1,000원 정도이다.

베트남의 음식 배달서비스 이용률은 태국보다는 낮다. 태국은 9,4%에 달하지만, 태국은 5% 정도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변화의 속도이다. 베트남에서 본격적으로 음식 배달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2018년 하반기에 불과하다. 따라서 향후 태국보다 더욱 높은 이용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서비스 고도화 또한 기대된다고 할 수 있다. 베트남의 온라인 음식 배달서비스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2700만 달러에 달하며, 향후 2019~2024년의 연평균 성장률은 19.5%, 2024년에는 5500만 달러 규모까지 이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발달의 배경에는 베트남인들이 오토바이에 매우 익숙하다는 점 때문이다. 베트남으로 여행을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도심을 휩쓰는 오토바이의 대열은 그 자체로 장관이다. 등록 대수 역시 엄청난 수준을 자랑한다. 현재 베트남 하노이의 인구는 760만 명이지만, 오토바이 등록 대수는 무려 500만대이다. 베트남에서는 18세 이상 성인이 오토바이를 소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거의 모든 성인이 오토바이 한 대씩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판매량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또 오토바이는 여전히 골목길이 많은 베트남 현지 사정에는 최적화된 배달 수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오토바이 이용률이 높기 때문에 이는 음식 배달서비스 성장의 핵심 기반의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음식배달 서비스 시장에 진입한 그랩 푸드(Grab Food)’의 경우 출시 1년 만에 하루 주문 건수가 무려 250배가 증가했으며, 가맹점이나 파트너 레스토랑의 순이익은 300%나 증가했다.

이렇게 놀라운 속도로 시장이 성장하다 보니, 현재 매우 치열한 경쟁이 치러지고 있다. 베트남의 음식배달 앱의 선구자는 2011년 출시된 베트나미(Vietnammm)’이다. 이후 2012나우(Now)’가 출시됐으며 2018년 그랩 오토브이를 기반으로 하는 그랩 푸드(Grab Food)’가 출시됐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살아남지 못하는 앱도 속속 등장했다. 베트남 스타트업 라라(LALA)는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철수했다. 당시 라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자동화 배달로 시간 단축에 성공하면서 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독일기업 푸드판다(Food Fanda)는 경쟁사에게 사업을 매각했으며, ‘베트나미역시 한국의 우아한 형제들에게 인수되었다.

 

친환경 유기농 식품으로 전선 확대

코트라 해외시장 뉴스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O2O시장의 증가세에 따라 베트남에서도 향후 관련 시장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현금을 주로 사용한다는 점. 현재 베트남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불 방식은 다름 아닌 현금이다. 우선 사람들이 현금을 가장 안전한 결제 수단으로 꼽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제품을 주문해도 COD(Cash on Delivery)를 가장 선호한다. 아직까지 베트남 국민들은 앱 서비스 이용과는 별도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선호하지 않는다. 따라서 향후 이러한 상황은 온라인 음식 배달서비스의 성장에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의 신뢰도를 더욱 확보할 수 있는 핀테크 관련 기술에 대한 개발 수요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베트남 정부의 지원 정책과 더불어 온라인 결제시장에 대한 매력도가 커지는 추세이므로 한국의 선진 지불 결제 시스템을 각종 배달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해 공동 시장 개척 등을 고려할 수 있다.

KOTRA 하노이 무역관 인터뷰에 따르면 베트남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VSV 관계자는 최근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의 활동이 굉장히 활발한 편이며, 베트남 정부에서도 이는 매우 뜨거운 감자와 같은 주제이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투자와 기술제휴 등 관심도가 집중돼 있는 분야로 이러한 결제 시스템의 진보가 베트남의 국가 발전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베트남 요식업 시장 진출 시 온라인 배달 플랫폼을 통한 배달 서비스는 필수적인 요소이며, 그랩을 통한 온라인 배달 서비스로 순이익이 300% 증가한 사례 등을 볼 때 베트남 시장에서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배달 서비스는 매출 확대를 위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한국의 배달 서비스 운영 정책과 차이가 있는 부분에 대한 정확한 인지가 필요하고, 특히 최소 주문금액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 COD 결제방식 선호, 거친 오토바이 배달에 따른 음식 포장 방법 등 현지 배달 서비스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현재 전문가들은 베트남 음식배달 시장을 조용한 전쟁(Quiet War)’으로 부르고 있다. 그만큼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고 있으며, 또 향후 베트남 전역으로 그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도 매우 크다. 특히 향후 이런 배달 시장은 단순한 음식배달이 아니라, 소비 시장 자체를 견인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들어 베트남에서도 친환경, 유기농 식품에 대한 인기가 시작되어 80%가 넘는 소비지들이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하고 있다. 여기에 오토바이 배달이 결합한다면 시장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아세안 국가들의 이러한 혁신적인 발전이 우리나라가 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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