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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0 총재로서 아쉬운 것도 있었지만, 앞으로 할 일은 더 많습니다 ”
“2019~2020 총재로서 아쉬운 것도 있었지만, 앞으로 할 일은 더 많습니다 ”
  • 정하연
  • 승인 2020.05.08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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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년 역사 세계 최초 국제봉사단체, 국제로타리 3600지구 신해진 총재

“2019~2020 총재로서 아쉬운 것도 있었지만,

앞으로 할 일은 더 많습니다 ”

봉사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한 번쯤 ‘로타리 클럽’이라는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115년 전 미국 시카고에서 결성된 세계 최초의 국제봉사단체이며, 현재 전 세계 200개 이상 국가 및 자치령에 122만 명의 회원이 가입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총 5,389지구에 35,750개의 클럽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구 구석구석 그 활동 영역이 뻗치지 않는 곳이 없다. 우리나라 국제로타리 3600지구는 여성인 신해진 총재가 이끌고 있다. 지난해 7월 1일 총재로 활동에 그 여느 총재에 뒤지지 않은 역동적인 활동을 하고 올해 6월 말까지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다음 총재를 위한 기반을 만들고 회원들의 열정을 유지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24년간 로타리를 통해 우리 사회에 큰 공헌을 한 신해진 총재를 만나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국제로타리 3600지구 신해진 총재(사진= 이 신 기자)

힘든 어린 시절이 만들어 준 깊은 내공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강인함이 느껴지는 눈빛. 똑 부러지는 어투는 ‘총재’로서 그녀가 가진 깊고 강한 내공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신해진 총재의 직업은 세무법인 한솔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세무학 박사 학위까지 보유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월급 받는 직장인’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의 직업이 강한 외모와 깊은 내공을 설명하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알고 봤더니 그녀에게 철저하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 그리고 그것을 뚫고 나와 성공의 가도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그래서‘과거의 그녀’를 모르면 ‘로타리 총재로서의 그녀’도 제대로 이해하기 쉽지 않다.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그리 가난하게 살지는 않았는데, 초2학년 때 아버님의 사업이 실패하면서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불 하나를 들고 비오는 날 처마 밑에서 우두커니 서 있던 일이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이 납니다. 학교에 도시락마저 싸갈 수 없어서 수돗물로 배를 채웠고, 교과서 살 돈도 없어서 친구들에게 빌려서 봤죠. 중학교에 들어갈 입학금도 없어서 학교를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동생이 혜화초등학교 농구선수로 가는 조건으로 저의 입학금을 대신 납부해주어 학교 진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안해 본 아르바이트가 없었죠. 벽돌도 나르고, 숯장사도 해보고, 빵도 팔아봤습니다.”


그녀는 스스로를 ‘억세풀’이라고 불렀다. 야생에서 수많은 눈과 비, 비바람에도 끝끝내 살아남는 야생화 같은 존재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야생화가 아니라, 아름답고 큰 잎을 가진 꽃이 되었다. 세무법인에 근무하면서 연봉 1억 원을 받기 시작한 것이 벌써 12년 전부터다. 자신의 화장이나 옷에 돈 쓸 줄을 몰라 필요한 것 이외에는 대부분 기부금, 장학금 등으로 쓰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힘들었던 어린 생활,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려 했던 강인한 정신이 깊은 내공의 원천이 되었고 가난했지만 선한 마음이 약자를 돌보고 보살피는 측은지심으로 이어졌다. 로타리 3600지구 총재로서 지난 1년은 어땠을까?
“정말로 준비는 너무 많이 했지만, 주변 여건이 제대로 따라주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로타리 3600지구는 경기도 11개 시군(가평군, 양평군, 여주시, 안성시, 이천시, 용인시, 남양주시, 하남시, 광주시, 성남시, 구리시 )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돼지 사육가에 확산해 준비했던 행사들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활동 자체를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애초 계획했던 만큼 할 수 없었다는 점이 너무 속이 상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코로나19까지 덮친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또 하나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어렵고 힘들 때, 그들과 함께하는 것이 진정한 로타리안의 정신이기 때문이죠.”

마스크 무료나눔 봉사(사진= 국제로타리3600지구 제공)<br>
마스크 무료나눔 봉사(사진= 국제로타리3600지구 제공)

남을 위해 돈을 쓸 때, 내가 비로소 돈의 주인
신 총재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못했다’고 말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적지 않은 일들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우선 코로나19 사태가 심화되자 로타리 3600지구에는 회원들의 열의로 총 1억 6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면 마스크를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었고, 시·군에도 전달했다. 또 총재에 취임한 직후부터 로타리의 봉사에 관한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사회에 전달하기 위해 11개의 지역 언론사와 MOU도 체결했다. 지구상에 남아 있는 마지막 소아마비를 박멸하기 위해 국제 로타리와 협력해 총 10만 불의 재원을 마련했고, 장애인, 다문화 가정의 컴퓨터 보급과 한국어 교육, 탈북자들의 치아 건강관리 등을 위해서도 12만 불을 준비했다. 


신해진 총재는 로타리만이 아닌 개인적으로도 남몰래 봉사를 하고 있다. 한때 언론에 등장해 우리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게 한 사건이 있었다. 바로 엄마가 죽은 지도 모르고 사체와 수개월을 산 한 아이의 이야기. 신 총재는 그 소식을 듣고 가슴이 무너져 내려 그 즉시 아이를 찾아가 수년간 학비, 생활비를 전부 대고, 대학까지 졸업시켰다. 결혼을 할 때도 1,500만 원의 결혼자금까지 마련해 주었다. 이 외에도 매년 학기마다 한명당 500만 원씩의 장학금을 4명에게 7년째 지급하고 있다. 
“내 주머니에 있을 때는 내 돈이 아닙니다. 내가 돈을 쓸 때 정말 내가 그 돈의 주인이 되는 거죠. 우리 조상들은 ‘개같이 벌어 정승처럼 쓰라’고 했습니다. 돈을 벌 때는 악착같이 벌어서 쓸 때는 어렵고 힘든 사람을 위해 쓸 때 제 삶에 보람이 있고, 행복감을 느낍니다. 어쩌면 봉사를 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사실 신 총재는 자신에게 매우 냉혹한 면이 있다고 말한다. ‘남은 용서해도 자기 자신을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 게으르거나, 남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 거짓말 하는 것,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 모두를 절대 용서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그녀를 ‘냉혹한 사람’이라고 볼 수는 없다. 곁으로만 그렇게 보일 뿐, 가까이에서 만난 사람은 그녀를 ‘한없이 여린 여자’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녀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자신감’이 삶을 지탱하는 두 가지의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울 때에라도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반드시 해낼 수 있다’, ‘반드시 해내야 한다’라는 결연한 의지로 이제까지의 삶을 꾸려왔고, 로타리 3600 지구 총재로서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해 왔다. 
사실 로타리 총재가 되는 일은 쉽지 않다. 1년간의 임무 수행을 위해 3년 전에 내정이 되어 국내에서 트레이닝을 받는 것은 물론 전 세계 200개 나라의 총재들과 함께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별도의 트레이닝을 받는다. 중요한 점은 배우자도 함께 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은 물론이고 가정에서부터 로타리의 정신이 구현되지 않으면, 그 누구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진실하게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다. 


 신 총재는 국제로타리클럽 활동 외에도 지역사회발전에 공헌한 기여로 대통령상(민주평통), 이천여주 경실련 우수도자기상, 지식경제부장관상, 행정안전부장관상, 국세청장상, 이천세무서장상 2회, 경기도지사 표창 2회, 이천시여성상, 이천시문화상(지역개발부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천시장 표창 3회, 경찰청장 감사패 2회, 경기지방경찰청장 감사장 6회,  경기도교육감 감사장 3회, 제5회 이천시평생학습인상, 국회의원표창, 서울교정청장 표창뿐만 아니라 늘 그랬듯이 최근에도 로터리에 15만 불을 기부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라오스에도 기부를 할 정도다.


‘나를 뛰어넘는 봉사’를 위해 …
이렇게 오래전부터 트레이닝을 해서 수행하게 된 신해진 총재의 임기는 이제 6월 말이면 끝나게 된다. 남은 임기 동안 그녀가 마지막으로 완수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역시 우리 로타리의 꽃은 바로 기부입니다. 회원들이 기부를 해주어야 지속적인 봉사를 할 수 있고,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구체적으로 지원할 재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마음만 가지고는 누군들 그들을 위로하지 못하겠습니까. 그들을 실제로 돕기 위해서는 기부금이 필수입니다. 그래서 임기가 다 끝나기 전까지 다음 총재님과 로타리 활동을 위해 회원님들께서 약속해 주셨던 기부금을 전부 채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마도 이것이 저에게 남은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또 총재라는 자리를 떠난다고 로타리를 떠나는 것은 아니기에 앞으로도 할 일은 무수하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총재 취임 당시 회원들 앞에서 자신을 ‘무수리’라고 표현했다. 누구를 이끌고, 리드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봉사를 위해 열심히 일만 할 뿐인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모든 회원들이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놔주는 것. 사적인 욕심이 아닌 공적인 욕심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그것이 바로 총재로서의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최고의 업무라고 생각했다. 또 신 총재는 2019~2020년 로타리 3600지구의 모토를 ‘액션 스타팀(Action Star Team)’으로 명명했다. 행동을 통해 남을 돕는 스타가 되자는 의미였다. 말보다는 행동을 중시하는 그녀의 철학을 엿보게 해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로타리 정신의 핵심은 ‘초아의 봉사(Service above Self)’이다, 즉 ‘나 자신을 뛰어넘는 봉사’를 하자는 의미이다. 이는 개인의 이기심을 넘어서는 이타성의 발현이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를 향한 선언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로타리안들은 봉사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이웃과 친구들을 돕고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다 함께 힘을 합해 지구촌과 지역사회를 더 행복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려는 의지와 실천. 신해진 총재와 같은 로타리안이 있기에 ‘여전히 살만한 세상’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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