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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가족의 소중함
[데스크 칼럼]가족의 소중함
  • 정하연
  • 승인 2020.10.07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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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丁 荷 燕
편집국장 丁 荷 燕

추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맘때쯤 가장 많이 생각나는 사람이라면 단연 가족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온도차가 있습니다. 보고 싶고 사랑스러운 가족의 모습이 있는 반면, 지긋지긋하고 보기 싫은 가족의 모습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인들은 가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전쟁 속 폐허에서 생존을 연명하기 위해서 가족은 심리적으로 절대적인 끈이자 연결고리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가족에 대한 사랑이 왜곡될 때입니다. 순수한 정과 사랑으로만 묶여야할 가족에 돈과 물질이 개입하면서 오늘날의 가족사랑이 훼손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김동춘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은 한국의 가족주의를 두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보호적 가족주의’이며 또 하나는 ‘지위유지(상승)적 가족주의’입니다. 전자는 누구나 알고 있듯 가정이라는 따뜻한 한 울타리 속에서 정을 나누는 모습이지만, 후자는 가족 자체를 지위나 신분의 상승의 계기로 활용하거나 혹은 경제적 유산을 기대하는 가족을 의미합니다. 물론 가족으로 신분을 상승하거나 혹은 가족에게 경제적 유산을 기대하는 것이 꼭 나쁜 일로만 보기는 힘들 수도 있습니다. 가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부가 혜택이라고 생각한다면, 굳이 백안시할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세대 간의 시각 차이입니다. 부모는 무한정 사랑으로 ‘보호적 가족주의’를 실천했지만, 자녀 세대에서는 이보다는 ‘지위유지적 가족주의’의 관점을 가진다면 문제는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부모는 허무함과 박탈감을 느끼게 되고 그간 자신이 자녀에게 쏟아왔던 정성과 사랑에 대한 배신감을 느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많이 남지 않은 가족을 사랑할 시간
이러한 사실을 지표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최근 수년 간 ‘유류분(遺留分) 반환 청구 소송’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유류분은 유언을 제한하는 제도로서, 대부분 상속금액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지난 2008년에는 295건에 불과하던 것이 매년 늘어나서 지난해에는 1,371건이 되었습니다. 10년 사이에 약 5배 가까이 늘어난 셈입니다. 이 중 10억원이 넘는 것은 전체의 2%에 불과할 뿐, 1,000만 원 이하의 금액에 소송이 걸린 것은 10%를 차지합니다. 유산과 관련된 소송이 돈 많은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일반 서민들의 이야기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가족은 이런 것과 상관없이 우리가 이상적으로 그리는 형태의 가족사랑을 실천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일부가 문제입니다. 특히 가족으로 인해 받은 상처는 다른 사람에게 받은 상처보다 더 깊은 후유증을 남깁니다. 그간 가까운 사이라고 여겼던 마음이 더 많은 섭섭함을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염두에 둘 점이 있습니다. 언젠가 가족은 ‘반드시’ 해체된다는 사실입니다. 나이드신 부모님은 언젠가는 돌아가시게 마련이고, 지금 자신이 부모라도 언젠가는 자녀와 헤어지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사랑할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 짧은 기간, 사랑만 하고 살아도 부족할 것 같습니다. 
이제 날씨가 많이 추워져 옷깃을 여밀 때입니다. 부디 가족 간에 섭섭한 것이 있었다면 털어내고, 시기와 미움이 있었다면 사랑으로 바뀌는 이번 추석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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