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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VS 안철수, 단일화 결과에 정치적 운명
오세훈 VS 안철수, 단일화 결과에 정치적 운명
  • 정하연
  • 승인 2021.03.23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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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이번 4월 재보선을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선 판도를 바꾸는 선거라고 말한다. 그런데 판도가 바뀌는 것은 이들 두 당의 운명만은 아니다. 단일화의 여부에 따라서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정치생명에 대한 판도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거기에서 끝이 아니다. 둘 중 단일화에 성공해 누군가가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운명이 다가온다. 서울시장에 당선된 사람은 다음 대선에 나가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통령에 대한 꿈을 유예하고 새로운 모색을 해야 한다. 단일화의 결과에 따른 파장과 각 후보가 처할 정치적 운명의 변화를 따라가 본다. /편집자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사진=공식 홈페이지 제공)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사진=공식 홈페이지 제공)

단일화에 진 후보는 정치생명 어두워

현재 단일화 성공에 대한 양측의 입장은 동일하다. 모두 단일화가 되지 않으면 필패다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런 점에서 단일화는 반드시 해야 할 숙명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온전한 단일화, 아름다운 단일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누군가가 후보에서 물러났을 때 다가올 후유증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우선 오세훈 후보의 경우 서울시장 중도사퇴라는 원죄를 가지고 있다. 지금도 그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후회스럽다라는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이후 서울시는 무려 10년간이나 여당이 장악했다. 만약 그때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사퇴하지 않았다면, 지난 10년 동안 그래도 야당은 여당과 싸우면서 판세를 겨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오세훈 후보의 사퇴는 결정적인 패인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 서울시장 후보가 되면서 그는 과거의 원죄를 씻고, 새로운 정치적 생명을 얻어야 할 시기가 되었다. 바로 여기에서 오세훈 후보가 물러설 수 없는 절벽 위에 서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가 된다면 그는 어쩔 수 없이 서울시장 사퇴-서울시장 후보 사퇴라는 이중의 멍에가 씌워진다. 설사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물러난 뒤라면 이제 1년도 남지 않은 대선에 뛰어든다는 것은 명분이 없다. ‘서울시장 후보도 되지 못한 사람이 무슨 대통령 후보냐라는 비난이 불어 닥칠 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세훈 후보로서는 서울시장에 당선이 되든, 당선이 되지 않든, 일단 선거를 완주해야 할 의무가 있다. 설사 진다고 하더라도 차기 대통령 선거라는 회생의 카드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오 후보는 여론조사에 막연히 기대어 후보가 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또 실제 안철수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다소 높은 지지율을 나타내기 때문에 그는 공동정부카드를 밀고 나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는 최근 안철수 후보 진영을 향해 통 크게 대화하자’, ‘사소한 것에 얽매이지 말자라고 주문했다. 이 말은 여론조사에 기초하기보다는 양측의 정치적 결단에 의해서 단일화를 하자는 의미로 읽힐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여론조사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단일화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 반면 그의 이러한 의도가 먹히지 않을 경우, 그리고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되었을 때 이제 오세훈 후보의 정치적 미래를 찾기는 쉽지 않다. 만약 그렇게 되면 야권에서조차도 본선 경쟁력 없는 정치인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세훈 후보에게 이번 서울시장 선거 도전은 마지막 정치적 도박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사진=공식 블로그 제공)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사진=공식 블로그 제공)

연립정부나 공동경영도 쉽지 않은 일

안철수 후보도 이번 선거에서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에게 가장 아픈 말은 철수 정치이다. 매번 끝까지 선거를 치러내지 못하고 철수를 했다는 비난 여론이 만들어낸 말이다. 거기다가 국민의힘에 대한 입당요구도 단호하게 거부했다. 그는 “(국민의힘으로) 입당을 하라는 것은 (국민의당을) 탈당하라는 이야기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 말은 곧 절대 입당은 불가하다는 선언이다. 무엇보다 한 공당의 대표가 선거를 위해 다른 당에 입당한다는 것은 한국 정치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또한, 그가 만약 그렇게 했을 경우라면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낙동강 오리 알밖에 되지 않는다.

만약에 오세훈 후보와의 단일화에서 졌을 경우에도 그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 애초 그는 서울시장 선거에는 절대로 나오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가 있다. 그런 그가 돌연 태도를 바꿔 출마하게 된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진다면 그의 정치적 생명도 매우 어두워진다고 할 수 있다. 정치에서 철수만 하는 것이 아니라 패배도 하는 정치인이라는 인식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더구나 그는 줄곧 여론조사에서 야당의 그 어떤 후보와도 비교해 지지율이 높았다. 그런 그가 단일화에서 양보한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안 후보는 오세훈 후보의 통 큰 결단에 절대로 응할 생각이 없다. 오히려 끝까지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후보가 설사 서울시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차기 대선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일단 5년 임기를 꽉 채워야 한다는 입장을 처음부터 밝혔기 때문에 중간에 서울시장을 팽개치고 다시 대선에 돌입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차차기 대선은 어떨까? 하지만 그때도 장담을 할 수가 없다. ‘대권 주자 윤석렬이라는 버팀목이 있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새로운 정치인이 중도 보수의 지지를 얻을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오 후보와 안 후보의 마지막 카드는 연립정부공동경영이다. 그러나 이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정치 역사상 두 명의 후보가 이러한 협상을 하거나 성공한 적이 없다. 누군가는 시장, 누군가는 부시장이 된다는 가정도 해볼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오세훈 후보, 안철수 후보 둘 다 부시장이 절대로 되고 싶지는 않다는 점이다.

단일화 과정이 난항을 겪는다고 하더라도 ‘3자 구도로 이번 선거가 진행되는 것은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지지들이 단일화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해 들어갈 것이 뻔한 일이다. 만약 이번에서 국민의힘, 혹은 야권 단일 진영이 선거에서 진다면, 이제까지의 서울지역 선거에서 10차례 연속 패배를 맛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당은 궤멸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따라서 단일화는 향후 정국을 가르고,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정치적 생명을 가르는 최대의 승부처가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통해 단일화를 한다고 해도 민주당 박영선 후보에게 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만약 야권이 선거에서 진다면 더욱 큰 패배감과 비난 여론이 몰아닥칠 수밖에 없다. ‘그 힘든 단일화를 해 놓고도 민주당에 진다면 앞으로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인식이 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모두 각자가 단일화에도 성공해야 하지만, 최종적으로 박영선 후보도 이겨야 하는 2중의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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