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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체 ‘빅3’ 연이은 수주 … 친환경 선박 개발 가속화
조선업체 ‘빅3’ 연이은 수주 … 친환경 선박 개발 가속화
  • 백경화
  • 승인 2021.04.2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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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추격에 밀려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았던 한국 조선업계가 확실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다. 작년 상반기 혹독한 수주가뭄을 겪었지만 하반기 이후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박을 싹쓸이하며 독주 채비에 나섰다.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컨테이너선 초대형화 경쟁이 펼쳐지면서 기술력에서 앞선 국내 조선사들에 유리한 판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조선 빅3’는 수소추진선, 자율운항선박 등 혁신기술을 개발해 중국, 일본과 초격차를 벌린다는 계획이다. /편집자주

 

삼성중공업 조선소 전경(사진=삼성중공업)

 

코로나로 인한 수주가뭄 속 3’의 활약

지난 3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 랠리는 해운업 초호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에 힘입어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컨테이너 쇼티지(공급 부족)’가 발생했다. 글로벌 해운시황의 지표가 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이날 기준 2570.68로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시장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다. 해운회사들이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기 위해 초대형화 경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4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급이 초대형선급으로 분류됐지만 현재는 축구장 4개 크기인 24000TEU급이 대세가 됐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글로벌 해운사들은 한국 조선사에 건조를 맡기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이날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으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총 28000억원에 단독 수주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당초 중국 후둥중화조선, 일본 이마바리조선 등과 경합하면서 한국과 중국이 물량을 절반씩 나눠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삼성중공업이 전량 수주했다.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3’는 올 들어 전 세계에 발주된 초대형 컨테이너선(12000TEU 이상) 66척 중 83%55척을 수주했다. 컨테이너 선가가 올 들어 매달 3% 오르고 있는 점도 호재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바리조선이 건조한 에버그린 컨테이너선이 수에즈운하에서 좌초하면서 한국 조선사들에 대한 신뢰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수에즈운하 에버기븐(사진=AP)
수에즈운하 에버기븐(사진=AP)

수에즈 사태로 인해 한국 신뢰 더 높아져

1분기가 채 끝나지도 않았지만 조선 3’ 수주량은 이미 작년의 절반에 육박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391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수주했다. 이날 초대형 수주계약을 더하면 400CGT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년간 수주한 808CGT의 절반을 불과 석 달 만에 달성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119억달러(13조원)에 달한다.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됐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 Given)'호가 완전 부양에 성공했지만 막대한 피해를 남기면서 한국 조선사의 LNG(액화천연가스) 추진선 수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집트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컨테이너선 좌초와 관련 "강한 바람이 주요 원인은 아니며, 기계 또는 사람의 실수가 사고의 한 원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에버그린 측은 "갑자기 불어온 강한 바람으로 선박이 항로를 이탈해 좌초됐다"고 밝혔다.

카타르 러시아 모잠비크 등에서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가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하반기에도 수주랠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100척이 넘는 LNG선 건조 슬롯 계약을 맺은 카타르가 조만간 발주를 개시할 가능성이 있어 한국 조선업 호황이 올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LNG 운반선은 전통적으로 한국이 독과점하고 있는 시장이다.

작년부터 강화된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로 벙커C유 대신 친환경 LNG 추진엔진을 장착한 선박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반가운 소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운항 중인 노후 선박들을 LNG 추진선이나 이중연료추진선으로 교체하려는 글로벌 선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플랜트(사진=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사진=현대중공업)

 

친환경 선박으로 경쟁국과 차별화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고 있어 한국 조선업계의 전망을 밝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로 노후선 폐선이 늘고,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315일 기준 올해 발주된 가스추진선(LNGLPG 등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 54척 중 40척을 수주하며 74.1%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한국 조선업계는 현재 수주 호조에 안주하지 않고 선박위 풍력발전, 액화이산화탄소 운반 등 혁신기술 개발·도입을 통해 경쟁국과 '초격차' 벌리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자회사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322일 서울 계동 현대빌딩에서 한국조선해양, 미국 선급(ABS), 마셜아일랜드 기국과 함께 '액화 이산화탄소(CO2) 운반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미포조선과 한국조선해양은 저온과 고압 상태 액화 이산화탄소를 안정적으로 유지·운송할 수 있는 선박을 개발해 올해 하반기까지 선급으로부터 기본설계 인증(AIP)을 받을 계획이다. 선박은 발전소나 제철소 등 산업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액화해 저장시설로 운송하게 된다.

현대미포조선은 기존 가스운반선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액화 이산화탄소 운송에 최적화된 선박과 화물저장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운항 중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배출되지 않을 수 있도록 신기술이 적용된 화물운영시스템을 만들게 된다. 현대미포조선과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2급 수소운반선과 암모니아 연료추진 선박에 대한 선급 기본인증서를 획득하는 등 친환경 선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노르웨이 DNV선급으로부터 초대형원유운반선과 LNG운반선에 적용 가능한 친환경 선박 기술 'DSME 로터 세일 시스템'에 대한 기본 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로터 세일'이란 선박 갑판에 원통형 기둥을 설치해 운항 중 바람으로 기둥이 회전하는 힘을 통해 선박 추진에 필요한 동력을 추가 확보하는 장치다. 대우조선해양은 시스템 적용 시 국제해사기구 에너지효율지수 기준 5% 이상 연료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 이를 통해 글로벌 수주전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하고, 선주에게는 운영비를 추가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고연비 선박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선박 70% 이상이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연료추진선으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31%로 세계 1위다. 지난달에는 목포해양대학교와 MOU를 맺고, 국내 최초로 9200t급 대형 선박을 이용해 원격 자율운항 기술 실증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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