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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젊은 세대의 반란과 대선 시나리오
국민의힘, 젊은 세대의 반란과 대선 시나리오
  • 정하연
  • 승인 2021.06.03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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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변화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 30대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이 그 주인공이며, 여기에 나경원, 주호영 의원을 비롯한 중진의원들이 맞붙는 모양새다. 6월에 있을 당권의 향배는 차지하더라도, 이는 분명 보수세력들의 새로운 약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장애물도 만만치 않다. 여전히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중진 및 다선 의원이 포진하고 있으며, 향후 홍준표 의원 등이 복당을 앞두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그저 당권이 아니다. 새로운 변화의 바람과 함께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고 이끌어 가야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장애물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에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과 대통령 선거의 함수 관계를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국민의힘 제 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사진=국회기자단)
국민의힘 제 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사진=국회기자단)

혁신 이뤄진다면 윤석열 러브콜은 끝?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깜작 스타’로 등장했다. 여기에 김웅 의원과의 호흡이 국민의힘을 새로운 변화로 이끌어 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준석, 김웅이라는 몇몇 개인이 아니라 국민의힘 자체에서 일렁이는 변화의 에너지다.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보수정치 세력들은 이명박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치면서 초토화되었다. 심지어는 ‘궤멸’이라는 용어까지 나왔을 정도로 처참한 지경에 이르렀던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오랜 침체의 시간을 통해 내부에서는 새로운 질서에 대한 욕망이 표출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이런 보수로는 안 된다’라며 기치를 올렸던 것이 바로 탄핵 직후 창당된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서 그 힘은 매우 미약했다. 자꾸만 퇴행하려는 보수정당 내부의 힘과 그들이 가진 압도적인 의석수는 당내 개혁파들의 목소리를 억압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준석-김웅’이라는 두 인물은 바로 이러한 억압을 뚫고 나가는 새로운 에너지의 표현이다. 어쩌면 바로 지금의 시점이야말로, 한국의 보수세력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당 대표가 누가 되든지 간에 이제 변화와 혁신의 기치는 국민의당의 방향성이 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라도 결국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늘을 벗어날 수는 없다. 그는 일명 ‘박근혜 키즈’의 한 명이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컴퓨터와 씨름 하던 나를 사람들과 씨름하는 곳으로 끌어낸 준 ‘그분’에게 항상 감사하다”라고 적었다. 여기에서의 ‘그분’이란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물론 누군가의 지원으로 어떤 특정한 판에 진입했다고 해서 영원히 그 사람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늘 붙어 다니는 ‘꼬리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가 여전히 페이스북에 ‘감사하다’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이미 그 그림자에 대한 인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대선판이다.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탄 국민의힘이 과연 어느 정도 윤석렬 전 총장, 안철수 대표와의 화학적인 결합을 통해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어떻게 보면 국민의힘의 변화 바람이 이러한 대선 판도의 셈법을 더 꼬이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국민의힘이 가열차게 혁신을 한다면, 윤석렬 전 총장과의 거리는 다소 멀어질 수도 있다. 윤 전 총장이 만약 국민의 당에 입당한다면 당연히 ‘제1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를 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연 국민의힘이 이를 그대로 수용하면서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제까지 당에서 한 일이라곤 단 하나도 없는 사람이 갑자기 당에 들어와 대선후보를 자처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에 가장 민감한 사람은 다름 아닌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다. 그는 당으로 복귀해서 다시 한번 대선을 노리는 입장이다. 그런 그에게 윤석렬 전 총장은 그리 썩 달가운 존재는 아닐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이준석(사진=국회기자단)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이준석(사진=국회기자단)

새로운 분열이라는 위기 닥칠 수 있어

만약 국민의힘의 혁신이 진행되고 그들이 중심이 되어 투쟁성이라는 체력을 갖추기 시작하면 상당수 ‘우리 당 출신의 대선후보’를 내고 싶어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지금이야 윤석열 전 총장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만약 여기에서 다소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면 국민의힘은 지금의 윤 전 총장에 대한 ‘러브콜’을 멈추고 스스로 대선후보를 내려고 할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만약 이러한 움직임이 감지되면,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이 아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연대를 통해 대선을 치르려고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경쟁자’가 생기는 셈이다. 향후 보수 단일후보를 내는 것에서 적지 않은 신경전을 또다시 치러야 하고, 이 과정에서 만약 자당의 후보가 단일화 후보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 오게 되면 보통 난감해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국민의힘의 변화는 분명 한국 보수 정치 세력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또 다른 장애물을 만나는 격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미래 예측은 최근 나경원 전 의원의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가 있다. 나 전 의원은 당 대표 선거 중에 “특정 계파가 당 대표로 뽑히면 과연 윤석열, 안철수가 오겠나?”라고는 발언을 했다. 이는 국민의힘에 불어닥친 특정한 모멘텀이 향후 대선 시나리오에서 악재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이준석, 김웅 의원으로 대변되는 신예들의 약진은 국민의당을 혼란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비록 그들의 정책과 정당 운영의 방침이 아무리 신선하고 혁신적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모든 조직에는 기득권 세력이 있게 마련이다. 이들이 그저 순수히 자신들의 퇴출을 용인한다거나 혹은 ‘뒷방’ 신세를 인정할 리는 없다. 결국, 젊은 세대들이 당을 좌지우지하는 모습을 그대로 놔두기가 힘들 수도 있다. 이때 국민의힘 젊은 세대들은 또 다른 저항에 부딪히게 되고 당은 분열의 가능성을 품게 된다. 이러한 것 역시 나경원 전 의원의 발언에 스며들어 있다. 그녀는 “제가 늘 말씀드리는 것이 ‘용광로 국민의힘’이다. 모든 후보를 용광로에 넣어 단일화를 이뤄야 최적의 후보를 선출할 수 있고 이것이 당 대표의 역할이다. 당 밖 인사가 준비가 덜 됐으면 기회를 주고 삼고초려 해 모시는 것이 자강의 시작이고 정권교체 출발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을 거꾸로 해보면 ‘이준석-김웅 의원 같은 신예 세력들이 득세를 하게 되면 당은 분열된다’라는 의미가 된다. 

사실 모든 변화는 곧 그에 걸맞은 ‘스트레스’를 불러온다. 한 개인의 생활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도 힘들고 괴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권력을 둘러싼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정치판에서의 변화란 곧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조직적 스트레스를 주게 되고 만약 이것이 절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출되면 혼란에 휩싸이게 되는 일은 뻔하다. 젊은 세대의 약진이 이들에게 과연 국민의힘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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