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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항공기 정비 기술을 넘어 사업 다각화와 대한민국 안전에 기여하겠습니다”
“국내 최고의 항공기 정비 기술을 넘어 사업 다각화와 대한민국 안전에 기여하겠습니다”
  • 정하연
  • 승인 2021.08.2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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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에이치포커스 최명환 대표

산불 등의 대형 화재 현장이나 공군의 탐색 현장, 해상에서의 불법 조업 단속 등에 어김없이 나타나는 헬기가 있다. 바로 러시아 헬기인 ‘카모프 헬기(Ka-32)’이다. 3t 정도의 물을 싣고 다닐 수 있어 화재 진화에 적합하고 각종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어 현장 탐색에도 매우 유리한 특수 헬기이다. 이 헬기를 정비하고 관리하는 회사가 바로 ㈜알에이치포커스(이하 ‘RHF’)이다. 원래는 LG상사의 계열사였으나 지난 2016년 김수언 회장이 인수하고, 이듬해인 2017년 7월에 최명환 대표가 MRO 사업본부장을 역임한 후 올해 3월에 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국내 항공 정비 1세대로서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항공 정비를 해온 베테랑이다. 최 대표를 만나 우리나라 헬기 정비 및 향후 비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알에이치포커스 최명환 대표(사진=종합시사매거진 DB)

헬기 유지, 보수, 운영에 최고의 기술력

노태우 정부 당시 우리나라가 러시아에 차관을 준 적이 있다. 당시 현금으로 직접 돌려받지 않고 현물로 받은 물품들이 있는데 탱크, 헬기 등이 대표적이다. 그때 받은 현물 중 아직도 사용하는 것이 바로 헬기이며, 국내 공공기관들이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카모프 헬기(Ka-32)이다. 그런데 원래 이 헬기는 산불진화용이나 해상불법조업단속에 활용하는 헬기는 아니었다. 꼬리날개가 없고 위쪽으로 이중 날개가 달려있고 빠르게 방향을 바꾸고 힘도 매우 좋은 기종이었다. 이 헬기를 어떻게 활용할까를 생각하다 나온 아이디어가 기름탱크를 줄이고 그곳에 물을 담아보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미국 제조사와 협의해 총 3t에 이르는 물탱크를 달았고, 그때부터 카모프 헬기는 산불진화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헬기의 수명이 10년이라는 점이다. 그 이후 다시 재사용하기 위해서는 거의 해체 수준으로 부품을 따로 떼어내 정비한 후 다시 조립해야 한다. 여기에 걸리는 시간만 10개월 정도이다. 바로 이 일을 하는 회사가 RHF이며, 이 회사의 수장이 바로 최명환 대표이다. 

“우리 회사는 ‘민간 MRO(정비-Maintenance, 수리-Repair, 개조-Overhaul)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헬기 제작사인 러시아 헬기 회사(Russian Helicopters Corp.)의 엄격한 기술지도와 공인된 실력을 갖춰야 하며, 러시아 회사가 허가하는 회사만이 헬기 정비를 할 수 있습니다. RHF는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로 이런 일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헬기들은 단지 산불진화와 불법조업단속에만 투입되지는 않는다. 공군에서는 탐색구조 임무에 사용되고 경찰의 VIP 경호와 대테러 작전, 고속도로 순찰, 수색 인명 구조 임무 등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우리 시민들의 삶과 안전에 매우 직접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RHF는 12대의 헬기를 동시에 수리, 정비할 수 있는 정비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외에도 신규 헬기 조립 및 A/S 지원, 옵션 장비 기술 검토 및 장착, 정기 상태 검사, 국내 및 해외의 기술지원까지 하고 있다. 한마디로 헬기에 관한 ‘전반적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라고 보면 된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에 있는 러시아산 헬기에 대한 정비까지도 하고 있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는 러시아 기술인력과의 협업은 필수적이다. 현재도 약 24명의 러시아 기술자들이 RHF에서 상주하며 함께 일하고 있다. 헬기의 경우 대형급은 250억 원에서 300억 원 정도 하지만 10년의 수명이 지난 후 25억 원에서 30억 원 정도를 들여 정비하게 되면 또다시 10년을 사용할 수 있다. RHF의 사업은 헬기가 지닌 생명력을 늘리고 그 가성비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사진=㈜알에이치포커스 제공)

40년 세월 동안 단 한 건의 사고 없어

최명환 대표가 헬기 정비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육군 군수 사령부에서 첫 근무를 시작하면서부터이다. 그는 애초 부산공고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고 주경야독으로 공부해 부경대학교를 다녔고 이후 공무원 시험을 통해 육군에 들어갔다. 당시 5년을 근무하면 병역이 면제되고 야간대학교에도 갈 수 있는 환경이었기에 정말로 열심히 노력했고 그 결과 40세에 사무관 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9급으로 군에 들어가 퇴직할 때는 3급이 되었을 정도로 초고속으로 승진했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렇게 해서 최 대표는 37년간 육군 항공이 보유한 다기종 헬기의 창정비·야전정비 분야 품질관리, 생산관리, 정비기술 개발, 항공 전력화 업무 수행 등을 통한 헬기 정비 능력을 길러왔다. 이렇게 헌신적으로 일을 한 결과 보국훈장 삼일장을 받고, 또 군 당국으로부터 각종 수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정년퇴직은 있는 법. 최명환 대표 역시 정년퇴직 후 포항대에서 후학들을 양성했으며, 그 이후에는 연금으로 생활을 할 줄 알았다고 한다. 

“제 연령대의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그렇듯, 저도 군을 나온 뒤에는 연금으로 생활하며 인생 후반기를 보낼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군에서 키운 전문적인 실력으로 RHF에 입사해 항공본부장, 부사장을 역임한 후 이렇게 대표이사까지 취임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는 ‘경영’이라는 것을 해야 하므로 제가 살아온 생활과는 또 다른 제2의 인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그의 37년 군 생활과 이후 RHF와 인연을 맺으면서까지 이제껏 단 한 건의 안전사고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그의 철두철미함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부하 직원들 역시 최 대표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하다. ‘매우 디테일하시고 직원들과 소통을 잘해주신다’는 평가가 자자하다. 특히 외부 기관과의 협력에서 이해관계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 더불어 철저한 ‘원칙주의자’이기 때문에 이제까지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고 말한다. 

“정말이지 수많은 현장을 경험했지만, 제가 직접 정비한 항공기는 100% 무사고를 기록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노력도 있겠지만, 같이 함께 서로 믿고 일을 한 분들의 공이 대단하고, 저 역시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항공 정비 초기부터 미국에서 연수하고 기술을 배웠던 것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그렇게 전수된 기술들이 여전히 대한민국 항공 정비 기술에 녹아있다는 점도 저에게는 큰 자부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 대표는 현재의 정비 환경을 ‘축복받은 현장’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세대는 ‘먼지 나는 열악한 현장’이었다고 말한다. 바로 이러한 제1세대의 노력으로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었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러한 노고와 수고로 인해 최 대표에게는 명확한 인생철학과 회사 경영의 원칙이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정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비의 세계에서 자신과 타인의 과오와 실수를 숨기는 일은 곧 사람의 생명과도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정직을 기반으로 안전하게 정비를 하는 일이 첫 번째로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품질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정비는 곧 사람의 손끝에서 이뤄지는 일로서, 최선을 다해야만 만족할 만한 품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고객과의 약속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납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명확한 업무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무사고와 안전을 지켜왔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종합시사매거진 DB)

대한민국의 안전과도 직결

이제 RHF는 또 다른 도약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현재 충청북도와 함께 에어로폴리스 1지구 ‘MRO 특화단지’ 조성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2023년까지 총 430억 원을 투자해 격납고, 부품창고, 훈련 시설 등 각종 지원시설을 짓고 전문인력 300여 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또 해외 거래처·MRO 기술진 유입으로 인한 지역 상가·지역 물류 산업을 활성화하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회사는 이제 MRO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을 넘어 사업을 다각화하고 확장을 하려고 합니다. 최종적으로는 항공기의 조립과 생산까지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 기반 공사를 통해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의 길로 들어서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이제는 회사라는 것이 개인의 소유가 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따라서 지역 사회에서 항공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을 잘 견인해 그들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며 이외의 사회공헌도 함께 해나가려고 합니다.”

항공 정비 전문 기술자에서 이제는 ‘경영자’가 된 최명환 대표. 그에게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의 소중한 구성원인 직원들의 미래’라고 말한다. 단순히 ‘대표-직원’의 관계가 아닌, 행복한 직장을 만들어나가는 파트너로서의 관계를 맺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RHF의 활약이 산불진화와 탐색구조 및 불법조업단속 등 대한민국의 안전과 관련된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에도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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