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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항, 지역경제와 함께 부활시킨다
군산항, 지역경제와 함께 부활시킨다
  • 정하연
  • 승인 2021.09.14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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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항발전협의회 회장, 웨스턴마린(주) 고병수 대표이사

군산은 우리나라에서 부산, 인천, 목포에 이어 네 번째로 개항한 항구도시다. 금강 하구에 위치한 군산항은 1899년 개항 이후 급격히 성장해 1944년 경에는 한반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큰 도시 규모를 자랑했다. 항만은 국가경제발전의 중요한 사회간접자본(SOC) 요소로서 최근 국내에서는 디지털 사물인터넷 기술을 응용한 스마트항만 구축과 해양관광 종합 마스터플랜 수립, 문화도시로의 발전 등 항만을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 인프라 구축 노력이 활발하다. 군산항발전협의회는 유구한 전통을 지닌 군산항의 부흥과 발전을 향해 지난 6월 초 힘차게 돛을 올렸다.

 

군산항발전협의회 회장, 웨스턴마린(주) 고병수 대표이사(사진=종합시사매거진 DB)

수심확보 등 실질적인 대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

군산항발전협의회는 현재 웨스턴마린고병수 대표를 비롯해 항만을 이용하는 민간 관계자가 중심이 되어 발족했다. 방역업체, 선박대리점, 관세사, 화주, 국제여객선사 및 연안여객선사, 도선사, 예부선업체, 하역업체, 해상운송업체, 선박급유 급수업체 등 참여사의 업종도 다양하다. 또한 전국 최초 수협으로 100억을 달성한 군산수협 조합장이 회원으로 참여해 군산항의 발전과 군산 수산업 발전의 상생을 도모하며, 군산대와 전북연구원의 물류분야 박사 등 전문가들도 동참해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매달 열리는 월례회의는 지역 현안의 실질적 해결과 종합적인 지역 발전을 위한 열띤 토론의 장이 되고 있다.

항만은 보다 많은 선박이 드나들어야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선박이 드나들기 위해서는 수심 확보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군산항은 많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금강하구에 위치해 많은 토사가 매몰되고 있지만, 제대로 준설이 되지 않아 수심확보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군산항의 땜질식 준설은 이제 그만두어야 합니다. 근본적 대책이 시급하지요. 해수청은 수년전부터 10.5의 항로수심을 확보하여 24시간 통행이 가능한 항만을 공언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합니다. 실제는 8.6m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항로와 선적 수심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한 군산항은 세컨드콜링포트(Second calling port)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또한 낮은 수심으로 만조 때 접안했어도 하역이 빨리 이루어지지 않으면 간조 때 선박의 밑바닥이 뻘에 얹힐 수 있어 안전사고의 문제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보텀터치(Bottom touch)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준설이 국가의 책무임에도 행정기관에서 이를 게을리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이들은 준설의무를 위반한 혐의가 명백합니다. 입건해서 조사하는 등 진상을 제대로 밝히고 문제를 서둘러 해결해야 합니다.”

검역은 국외의 유해한 전염병과 병해충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여객이나 화물 등을 검사 및 소독, 폐기 반송하는 업무이다. 고병수 회장은 군산항이 수심 확보 외에도 선박 검역과 하역, 통관과 관련된 운영 보완책들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검역은 외항선이 입항하게 되면 가장 먼저 진행되는 절차입니다. 검역이 선행돼야 하역에 이어 통관이 이루어지는데, 현재 휴일에는 검역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금요일 오후에 외항선이 입항하면 월요일에야 검역이 이뤄지게 되어 제때에 원자재를 조달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종종 겪습니다. 또한 화주들은 정박료를 추가로 지불해야하는 실정으로 이는 큰 손실이며, 국가 경쟁력을 실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물때에 맞춰 선박이 입출항 하는 우리 항만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신속한 검역행정서비스는 매우 중요합니다.”

한편, 전년도 우리나라 전자 상거래 시장 규모는 37조 원에 달한다. 이 중 중국과의 거래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7조 원 가량. 그는 최근 이슈가 되는 온라인 특송장 설치와 비응항 활성화에 대한 의견도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보통 전자 상거래는 항공물류 방식으로 이뤄지지만 중국과의 거래는 카훼리를 통한 해운 물류 방식을 이용합니다. 따라서 군산-석도간 해상 전자 상거래 화물도 증가 추세인데, 군산에는 특송장이 없어 군산에서 평택 인천의 통관장으로 보세 운송 후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만약 군산에 특송장이 설치되면 대전 광주권의 전자상거래 물량을 흡수하게 되며, 물동량의 증가로 군산항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봅니다. 더불어 비응항의 개발에 대한 문제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비응항은 전국 최초로 관광 개념이 도입된 어항입니다. 지난 2007년 준공되어 벌써 14년째를 맞이하고 있으나 당초 기대와는 달리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배후부지 15만 평으로 조성된 비응항은 항내 내수 면적이 67천 평으로 관내 어선의 35%400여 척밖에 수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응항 주변은 마리나항만구역으로 지정 고시되어 있으나 아직까지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마리나항 개발과 함께 비응항은 새만금 입구에 위치한 만큼 새만금 개발 진척상황에 맞춰 활성화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군산항발전협의회 회장, 웨스턴마린(주) 고병수 대표이사(사진=종합시사매거진 DB)

군산항은 현재 도내의 유일한 해양물류창구, 향후 상생방안 고민해야

“1944년 당시만 하더라도 군산은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큰 도시였습니다. 당시 인구 수는 서울, 부산, 인천, 대구, 군산 순으로 많았지요. 현재 인구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군산항 실정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지난해 군산항의 물동량은 1,813만 톤이었습니다. 이는 전국 물동량 149,734만 톤 중 불과 1.2%를 차지하는 양으로, 현재 군산항은 국내 12위권으로 밀려나 있는 상황입니다. 다른 항만은 계속 물동량이 늘어나는데 군산항은 2010년을 기점으로 계속 물량이 줄어드는 형편이지요. 우리보다 90년 늦게 개항한 평택항이 전국 5위권, 여수광양항이 전국 2위권의 물동량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볼 때 초라한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군산항에서 하역해야 할 물동량을 다른 항구에 빼앗기고 있는 실정입니다.”

새만금 신항이 첫 삽을 뜬지 올해로 10. 여의도 면적의 1.7배로 계획한 이 신항만은 2040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고병수 회장은 첨단시설을 갖춘 대규모 신항과의 관계설정과 역할분담에 대한 의견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잘 아시다시피 새만금항은 2040년까지 잡화부두 6개 선석, 자동차, 컨테이너, 크루즈 각 1개 선석씩 9개 선석이 들어섭니다. 2025년부터 5만 톤급 2개 선석이 운영되면 도내에 2개의 항만이 가동됩니다. 그러나 전국에 30개의 무역항이 산재해 있는 만큼 군산항과 새만금항의 관계 설정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있으나, 상호 특성화된 항만으로 개발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군산항의 경우 수심문제로 컨테이너선 운항의 생명인 정시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새만금 항만에서 취급토록 하는 것입니다. 특히 새만금항은 새만금 배후 농식품, 관광등 신산업육성에 대비한 물류기반 인프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군산항과 새만금항이 경쟁이 아닌 상생함으로써 전북경제발전에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특화방안강구가 지금부터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군산항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민관의 협력과 시민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금강하구둑-금란도 구간에 쌓인 군산항의 준설토를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인식하고 이를 거양해 활용하고 군산항의 수심을 확보해 도내 유일한 해양물류창고인 이곳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것. 실제로 전북도의 700만 평의 국가산업단지와 566만 평의 새만금산업단지 조성에는 군산항의 준설토가 대거 활용된 바 있다.

군산항의 활성화는 민간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정부가 관리하는 무역항인 만큼 시민과 도민들의 관심이 절실하지요. 사실 저희는 군산항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봅니다. 군산항의 경기는 우리 지역 경제와 직결됩니다. 군산항의 하역비는 현재 1,300억에 달합니다. 노조의 연 임금이 240, 그리고 기타 운송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임금까지 포함한다면 2,500억 가량의 물자가 군산항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우리 시 예산이 1조인 것을 감안한다면 어마어마한 규모지요. 군산항 주변 지방 및 국가산업단지는 물론 새만금 산업단지에도 군산항을 이용하고자 많은 기업들이 입주해 있습니다. 곧 이들 기업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급여의 대부분 군산을 포함한 전북지역에서 소비합니다. 곧 이들이 지역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군산항의 활성화에는 우리 모두가 크게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군산항(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군산, 그리고 군산항의 발전을 위해 한 걸음 더

군산 태생인 고병수 회장은 고향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남다르다. 그가 군산항과 동고동락해 온 세월은 40여 년. 그가 군산항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81년이다. 그는 경제학 박사로서 군산대와 군장대 강단에서 군산항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강의를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웨스턴마린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은 2003. 이 무렵부터는 한 가지 일에 더 몰입하기 시작했다. 옥산면 봉동마을 경로당을 기점으로 군산교도소에 이르기까지 고 회장은 지난 20여 년 간 60여 회에 걸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매해 많게는 4~5차례 독거노인과 제소자 등 어려운 이웃을 돕고, 20여 명의 아동·청소년에게 장학금을 건네는 등 도움의 손길을 전해왔다. 이러한 공로는 법무부장관 표창, 해양수산부장관 표창, 검찰총장 표장, 경찰청장 표창, 모범시민상, 군산시장 표창, 대한민국교정 봉사부분 대상 등 20여 건의 수상기록으로 남아있다. 군산항발전협의회 활동도 지역사회에 공헌하기 위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주변에서는 가끔 이제 봉사활동은 좀 접어두고 다른 욕심을 부려보고 합니다. 건물도 짓고 하면서요. 제게는 봉사가 무엇보다도 저 자신을 가장 즐겁게 하고, 제 자신에게 스스로 감동을 주는 선물입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한 일들이 심적으로 큰 만족감을 줄 때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하게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군산항의 부활을 염원하는 이들의 보다 많은 목소리가 모여 크고 넓게 먼 곳까지 들리기를. 오늘도 군산항의 발전을 위해 열띤 토론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의 활기찬 모습은 새 시대에 대한 암시인 듯 느껴진다. 새로운 항해는 지금, 여기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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