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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 일으키는 메타버스, 정말 실체가 있을까?
돌풍 일으키는 메타버스, 정말 실체가 있을까?
  • 최운정
  • 승인 2021.09.14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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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온라인 가상세계를 말한다. 최근에 메타버스는 인터넷 및 경제계의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이 메타버스로의 진출을 서둘러 선언하고 있을 정도다. 페이스북은 5년 이내에 메타버스로 가겠다고 했으며 애플 역시 메타버스 기업이 되겠다고 천명했다. 이렇게 서둘러 대기업들이 뛰어드는 이유는 지금 세상에서의 산업은 이미 다 찼다. 우주로 가든지, 아니면 가상공간으로 가야 한다. 그 가상공간이 바로 메타버스다라는 것이다. 만약 이 메타버스가 정말로 리얼하게 구현된다면, 이제 인류는 또 하나의 신대륙을 찾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아직 이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도 있다. 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지금 서두를 필요는 전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인류가 만든 또 하나의 궁극의 세계

메타버스를 가장 쉽게 정의하는 것은 앞에서도 살펴보았던 온라인 가상세계이다. 그런데 이 말만 두고 보면 딱히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인다. 어떻게 보면 PC방에서 사람들이 하는 게임의 세상도 결국인 온라인 가상세계이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우정을 나누고, 사랑도 찾고, 전투도 하고, 식량도 얻는다. 실제 게임 전문가들 역시 이런 부분에서는 메타버스가 딱히 특별할 것은 없다고 말한다. 이미 여러 가상의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도 꾸미고 심지어 결혼도 하기 때문이다. 한때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가상현실이었던 세컨드 라이프역시 비슷한 공간이었다. 그리고 이 세컨드 라이프의 인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아 사그라들기까지 했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그 위상이 확연히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예를 들어 과거의 가상세계는 오프라인이라는 현실 세계에서 노동해서 번 돈을 온라인에서 사용했다. 현금을 게임머니로 바꾸어 사용했던 것이다. 하지만 메타버스에서는 그 공간에서 돈을 벌 수 있다. 자신이 디자인한 옷도 팔 수 있고, 자신만의 콘텐츠를 판매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이제 현실과 가상이 분리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또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가능케 하는 기기를 머리에 쓴 후 메타버스로 진입하는 단계가 되면 땅의 지형, 바람 소리, 냄새까지 실감 나게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입체적인 현실 경험은 과거의 온라인 가상세계에서는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엄청난 인구들이 이곳에서 활동하는 것도 그 가치를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네이버가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Zepeto)는 글로벌 이용자 수가 무려 2억 명에 달한다. 또 유명 연예인들의 팬 플랫폼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소통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실제 아이돌 그룹인 블랙핑크가 팬 사인회를 했을 때 전 세계 4,500만 명이 몰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고가의 현실 제품들이 가상현실 버전으로 판매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구찌 상품을 메타버스 내 가상 캐릭터가 구매하고, 장착할 수가 있다. 그런 점에서 메타버스는 궁극의 세계라고도 볼 수 있다. 인간이 현실에서 하는 거의 모든 일이 이뤄지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산업이 메타버스를 향해 달려가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 있다.

하지만 이 메타버스에 대한 전망이 꼭 장밋빛만은 아니다. 더구나 지금의 펜데믹 시대에 메타버스가 급상승하는 우연적인 요인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거리두기와 봉쇄조치로 인해서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사람들이 대인관계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으며, 그로 인해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의 공간을 더욱 많이, 자주 찾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펜데믹 사태가 종료된 후, 실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거리낌 없이 이뤄지게 되면 메타버스가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결국 사람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기왕 만남이 가능하다면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의 만남을 더 선호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부작용도 함께 고민해야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을 줄이는 또 하나의 이유는 현재로서는 대부분의 참여자가 10대라는 점이다. 이들은 구매력이 별로 없기 때문에 메타버스의 경제적 가치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심지어 최근에는 메타버스의 명성에 올라타서 이득을 보는 업체도 생겨났다. 인공지능 영상인식 업체인 A 업체는 지난해 12월 기업공개 설명회에서 제페토에 우리 회사의 기술이 들어갔다라고 발표함으로써 메타버스 기업으로 분류됐고 급작스럽게 큰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A사는 갑자기 메타버스와는 관련이 없다라는 공고문을 게재해 주가가 하루에 25% 폭락하기도 했다. 메타버스의 실체가 아직은 정확하지 않다 보니 메타버스의 바람에 편승해 기업 가치를 올리려는 일도 덩달아 생긴 것이다.

더구나 완전한 의미의 메타버스가 구성되기 위해서는 지금 알고 있는 상당수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거의 완전한 형태로 구현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5G, 인공지능, 가상현실, 증강현실, 블록체인이 대표적이다. 현재 각 기술은 개별적으로는 모두 발전의 양상에 진입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술이 통합적으로 구현되어 메타버스를 움직이는 전체적인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 없다.

주식시장에서의 메타버스주()’라는 것들이 대부분 관련성이 적다는 점도 메타버스의 실체를 의심케 하는 요인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이 별로 없기도 하고, 지나치게 고평가되었다는 지적도 많다. 따라서 현재 시점으로는 주식시장에서도 메타버스는 큰 이슈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시기상조라고 해서 향후 메타버스의 성장 가치를 무시할 수는 없다. 과거 우리는 플랫폼 경제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알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도 식당에 전화를 걸어 배달 음식을 시켜 먹기는 했다. 하지만 음식 배달 플랫폼이 생기면서 그 규모와 영향력이 수백, 수천 배 커졌다. 지금의 메타버스가 과거의 온라인 가상세계와 크게 다르지 않거나 약간 다르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도 있겠지만, 플랫폼의 발전 경로를 생각해보면 언제든 경제의 산업구조 자체를 바꾸는 큰 산업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렇게 메타버스가 큰 산업이 되더라도 그 부작용마저 사라질 수는 없다. 예를 들어 현실도피나 신종 범죄에 악용되거나 혹은 조세 포탈의 역기능을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메타버스에 푹 빠진 메타폐인이 생겨날 수 있다. 특히 가상세계에서는 현실 세계에서보다 더 위험한 범죄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익명성이 강화되고 그로 인해 죄책감이 경감되기 때문에 더 악질적이고 교묘한 범죄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특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게임으로 친해진 후 그루밍을 통해서 성범죄에 악용하는 부적절한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메타버스의 발전과 함께 이러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충분히 논의되어야 한다.

현재 시점으로 메타버스는 진행형이라고 볼 수 있다. 미래의 가치는 충분히 보이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지금 바로 세상을 뒤바꾸는 가상공간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래의 인터넷 기술이 어떻게 변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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