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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에 전통 뿌리 산업 창업, 신기술과 신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합니다”
“25살에 전통 뿌리 산업 창업, 신기술과 신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합니다”
  • 정하연
  • 승인 2021.10.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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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화진몰테크 진윤식 대표

금형과 사출 분야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제조업을 떠받치는 뿌리 산업이다. 시제품에서부터 본격적인 양산까지 금형과 사출이 없다면 제품이 만들어질 수가 없다. 이렇듯 산업계 내에서는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로 진출하는 젊은 기업인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부분 아주 오래전부터 일을 해와 경영자들이 대체로 고령이다. 그런데 20대 중반에 이 업계에 뛰어들어 10년째 일을 하는 젊은 경영자가 있다. 바로 화진몰테크 진윤식 대표이다. 업계에서는 가장 젊은 경영인이 아닐 수 없다. 진 대표는 또 지난 10월 중순 개최된 ‘2021 뿌리산업 대전에서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을 받는 영예를 얻었다.

 

유아식기(사진=화진몰테크 제공)

유아식기 브랜드 네스틱런칭

화진몰테크는 크게 두 가지 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전통적인 금형·사출 회사이기는 하지만 디자인부터 구조설계 작업까지 모두 포괄하는 원스톱공정이 가능하다. 이러한 업체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번째로는 자체적으로 제품을 생산해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유아식기와 컵 등을 제작해 온라인 쇼핑몰 유아식기 카테고리 분야에서는 국내 판매 1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대체로 금형·사출 회사에서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제품을 만들기란 극히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제품기획과 판매, 마케팅까지 포괄하기는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궁금한 점은 어떻게 진윤식 대표가 20대 중반에 이런 뿌리 산업 분야로 뛰어들었냐는 점이다.

대학에서 컴퓨터 기계설계를 전공하다 휴학하고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아웃소싱 인력파견 회사에서 일했었습니다. 나름대로는 진정성을 가지고 정직하게 일을 했더니 주변의 제조업 사장님들을 많이 알게 됐고 그분들이 사업의 첫 기반이 되었습니다. 특히 제 전공은 금형, 사출과도 맞는 부분이 있었고, 무엇보다 아버님께서 동종업계에서 사업을 하고 계셨습니다. 처음에는 영업만 맡아 일을 해보다가 마진이 너무 적다는 생각에, 직접 차려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하나하나 장비를 사고, 작업을 배우면서 회사를 키워왔습니다. 물론 아버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고, 주변에서도 많이 도와주십니다. 그렇게 해서 한편으로는 무모해 보였던 도전이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10년째 잘 버티는 것을 넘어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또 다른 희망과 비전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금형·사출업은 변화를 위한 노력이 활발하게 발생하지 않는 업종이기도 하다. 역시 진윤식 대표 역시 과거와 같은 방식이라면 회사의 장래가 아주 밝지만은 않다고 생각했다. 특히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로 많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불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자체적인 금형·사출 기술을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보편적인 금형, 사출기술공정에서 공정을 업그레이드하여 제품을 생산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시작했고, 별도의 제품을 기획해 시장에 진출했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네스틱이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친환경 유아용 식판과 컵이다. 기존의 소재인 PP, 멜라민, 스테인리스 등에 비해 월등한 안전성을 확보하고 생산 단가를 낮춰 경쟁력을 마련했다. 주부들에게 디자인이 너무 좋다’, ‘묵직해서 좋다’, ‘색깔이 마음에 든다’, ‘친환경이라 더욱 믿음이 간다는 등의 칭찬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만이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공기업들로부터도 인정받았다. 인천광역시 품질우수제품지정(2020), 한식진흥원 우수상(2020) 수상에 이어, 서울 어워드(2020)에도 지정됐다. 이외에도 진윤식 대표는 그간 산업발전 및 창업 활성화의 공로를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표창(2020), 산업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의 공로를 인정받아 인천시장 표창(2020),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해 고용노동부장관 표창(2021)을 받았다.

 

서울재활병원에 후원

자체 제품은 수출에도 성공했다. 2020년에 첫 수출을 성공적으로 진행했으며, 미국, 싱가포르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중국 알리바바와 징동은 바이어 체제가 아닌, 플랫폼 본사와 협업하여 중국 시장 확대 계획 중에 있으며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바이어들과 적극적으로 협업을 논의 중에 있다. 이 제품이 이렇게나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기존 타사 제품과는 달리 전자레인지에서 사용해도 변형이 일어나지 않아 안전하며, 열탕 소독을 해도 문제가 없다. 또 환경호르몬이 전혀 없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 6대 중금속과 비스페놀도 없고, 김치나 카레 등의 식품을 보관해도 색 배임이 없다. 세척 또한 빠르고 손쉽게 가능하다. 하지만 진윤식 대표는 이제까지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회사로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새로운 공정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상품을 개발하려고 합니다. 친환경 중간체 및 고성능 플라스틱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기반으로 재정비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중간 규모 시장 및 북미,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성장에 집중한다는 전략 아래 유기적 성장과 외형적 성장의 기회를 동시에 물색하고자 합니다. 특히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을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진 대표는 사회공헌에도 열심이며, 직원들의 복지에도 적지 않은 신경을 쓴다.

그는 타업종 2개 회사와 함께 서울재활병원(병원장 이지선)과 후원 약정을 맺었다. 이들 3개 회사는 매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국내 재활 의료 발전을 위해 서울재활병원 새 병원 건립 기금으로 후원하기로 했다. 외국에서는 아이들의 재활률이 높지만, 국내에서는 시설이 미비해 많은 아이가 재활에 나설 수가 없고, 결과적으로 평생을 장애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또한 진 대표는 노사관계 안정화와 산업안전 및 재해방지, 그리고 복지 확대를 위해서도 심혈을 기울여 왔다. 노사문제 해결을 위한 상시 대화창을 개설해 노사문제의 신속한 해결시스템을 구축하는가 하면, 프로그램을 통해 임직원의 만족을 위한 투자를 모색했으며, 노동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힘써왔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구역별 정시 소독 및 상시 열 체크를 하는가 하면 구내식당을 도시락 체제로 변환했으며 산업안전 보건 활동도 정기적으로 시행했다. 그뿐만 아니라 신기술 개발에 많은 경주를 하는 만큼 각종 기술 유출 방지대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영업 비밀 분류, 취급 방법, 직원의무, 영업 비밀 보관, 출입자 통제 등을 했으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기술 보호 교육을 시행했다. 네트워크 인증, 데이터 암호화, 비밀번호의 주기적 변경과 기술 지킴이 서비스도 활용했다. 이러한 정책들도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그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결국 젊은 인재 양성이라고 한다.

 

주식회사 화진몰테크 진윤식 대표(오른쪽)(사진=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젊은 인재 양성의 산실로

중국의 공장들도 방문해본 적이 있는데, 그들이 가장 많이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바로 젊은 사람들을 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국내 금형·사출 업계들도 이 부분은 반드시 반영할 필요가 있겠다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와 중국의 기술 수준은 거의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인재를 양성해서 미래에 대비해야 합니다. 젊은 직원들이 기술 교육을 이수할 때마다 연봉도 올려주고, 비전도 제시한다면 함께 더욱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직원들에게도 말합니다.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일한 후 비전이 없는 것 같으면 언제든 퇴사해도 된다라고 말이죠. 결국 그들의 비전을 만들어주는 것 또한 바로 저의 몫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진윤식 대표는 회사 생활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5년 전 법인으로 전환한 이후부터 몸이 서서히 망가졌다고 한다. 새벽 5시에 출근한 후 밤 11시에 퇴근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종일 머릿속에 온통 회사 생각뿐이라고. 심지어 새벽에 잠시 잠을 깨 화장실을 이용할 때 조차 회사 걱정을 하곤 한다. 이러한 과정이 있기에 회사는 어느 정도 성장했지만, 정작 자신의 몸이 나빠지고 정신이 피폐해져 이런 방식으로는 도저히 지속가능성을 찾기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앞으로는 회사를 생각하는 만큼이나 자신의 몸과 마음도 돌보면서 경영을 이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어떤 면에서 뿌리 산업청년은 잘 섞이지 않는 영역일 수도 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전자기기를 잘 다루는 요즘 젊은이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생각들은 편견이다. IT 기술과 최신 정보로 무장한 청년이 뿌리 산업 분야로 진출했을 때 그 사업 자체가 어떻게 변화되고 발전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람이 바로 진윤식 대표이기 때문이다. 멀지 않은 세월에 진윤식 대표가 뿌리 산업 분야의 대표적인 청년 경영인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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