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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농업, 새로운 수출 동력 되고 있다
K-농업, 새로운 수출 동력 되고 있다
  • 최운정
  • 승인 2021.12.3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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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는 농식품 수출에서 역대 최고치인 75억 7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한국의 농업기술이 전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지배력이 높은 종자, 비료, 농약 분야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며 최근 딸기와 감자, 양배추 등 우리 종자가 홍콩, 유럽, 동남아 등으로 수출에 성공했다. 수출 뿐만 아니라 한국의 농업 기술을 배우려는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또 스마트 팜 분야에서의 한국 농업 기술 선호도는 뚜렷하다. 아랍에미레이트, 호주, 카자흐스탄 등에서 스마트팜 기술을 수입하고 있으며, 품종, 농자재․기계, 인력교육 등까지 연계되면서 사업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제 기존의 한류 열풍에 ‘K-농업’이라는 또 하나의 리스트를 추가해야 할 정도이다. 


생산성 늘리고 소득액 높이고

우리의 근대화 시절을 지긋지긋하게 괴롭혔던 것이 바로 ‘먹는 것’이었다. ‘쌀밥에 고깃국’이 소원이었던 한국인들은 새마을 운동을 통해 혁신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한국 농업기술의 수준은 세계적이다. 이미 2016년에 농업 과학 기술 수준은 주요 10개국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세계 최고 기술국인 미국을 100이라는 지수로 표시했을 때 83.4%에 해당할 정도였다. 가장 기술 수준이 높은 분야는 ‘농축산물 고품질 안정생산 기술’로 나타났는데, 미국과 견줘봐도 90.5%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수치는 벌써 7년 전 자료이기 때문에 이후에 개발된 기술들까지 합세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말이 전혀 무리가 아니다. 따라서 여전히 농업 및 축산에서 한참 뒤떨어져 있는 제3세계에서는 한국의 농업기술을 바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말, 과테말라, 벨리즈,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도미니카공화국, 파나마 등 중미 7개국 외교 차관이 한국 농촌진흥청을 방문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들은 대체로 섬나라이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해 해상물류가 축소되어 식량 도입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졌다. 이에 한국 농업기술에 대해 전해 듣고, 기술의 도움과 지원, 협력을 기대하면서 한국을 찾은 것이다. 

현재 농진청에서는 K-농업의 보급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사업’이다. 전 세계 22개국에 있는 코피아 센터에서는 참깨, 옥수수, 땅콩 등의 각종 농작물을 보급하고 닭과 돼지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신품종을 보급하고 있다. 또한 부화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백신 접종 기술을 통해 80%에 이르던 폐사율을 무려 12%까지 낮추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현지에서 수급이 가능한 완전혼합사료를 개발해 소의 체중이 20% 이상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고, 우간다에서는 현지 맞춤형 저비용 오렌지 생산 및 품질 향상 기술을 개발해 생산성이 114%, 소득액이 85%나 증가했다. 세네갈에서는 땅콩 우량 품종 생산보급 및 병해충 관리를 통해 땅콩의 생산성이 52% 이상 증가했다. 이렇듯 현지 곳곳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으니 K-농업기술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한국의 통일벼가 높은 위상을 떨치고 있다. 세네갈에는 ‘이스리’라는 품종이 있는데, 통일벼를 현지에 맞게 개량한 품종이다. 이 품종은 가나, 수단, 우간다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OECD에서는 코피아 사업인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 사업’을 공공부문 정부혁신 우수사례로 선정하기도 했다. 

아랍에미레이트연합국에서의 벼 재배 실증시험도 주목할 만하다. 이곳은 전 국토의 97%가 사막이라서 농사를 짓는 게 불가능하다. 이에 한국 농업기술을 도입해 실증 재배를 했으며, 이는 향후 아랍에미레이트연합국 국민의 먹거리에 있어서 차원 높은 질적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에서 ‘위대한 첫걸음’ 호평

 

한국농어촌공사도 K-농업의 보급에 힘을 보태고 있다. 1976년 최초, 베트남에 ‘주월한국농업사절단’을 파견하면서 해외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972년에는 베트남 고콩지구의 시범농업개발사업에 참여했으며, 2019년까지 전 세계 49개국에서 185개의 사업을 수행했는데, 이는 총 3,4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의 사업이다. 현재도 전 세계 19개국에서 40여 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2020년 8월에는 아프리카 말라위 지역의 농업개발사업을 수주, 2,8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말라위 1년 GDP의 3.4%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농업 분야에서는 최대의 국책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K-농업의 보급은 주로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등에서 행해졌지만, 2014년에는 러시아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당시 연해주에 극동영농지원센터를 개설하여 기업의 인허가, 수출입 행정절차, 현지 정부 기관과의 협상 채널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 한국의 농업기술이 점점 발전함에 따라서 식품류의 수출 자체도 늘어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는 한국산 인삼의 수출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수삼과 새싹삼의 ‘신선도 유지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신선도 유지 기간을 3~4일 정도 연장할 수 있으며, 몸에 좋은 성분의 함량을 20%나 늘릴 수 있다. 

스마트팜의 분야에서도 K-농업은 그 위상을 떨치고 있다. ‘한국형 스마트팜’은 비닐하우스, 유리온실, 축사 등에 ICT 기술을 접목해서 안정적인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담보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관리도 쉽기 때문에 현지 농업인들로부터 격찬받고 있다. 실제 스마트팜을 도입하게 되면 생산량은 30% 이상 늘어나고 노동시간은 14%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농업인들의 골칫거리인 병충해 발생 역시 6% 이상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카자흐스탄에 최초로 약 9,917㎡(3,000평) 규모의 한국형 스마트팜 시범 온실이 문을 열었는데, 그곳에서는 고부가가치 작목인 딸기, 국민의 주식인 토마토와 오이를 대량 재배하고 있다. 이를 지켜본 현지 언론에서는 ‘위대한 첫걸음’이라는 호평을 하기도 했다. 

과거 일제 식민지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리나라는 미국 정부로부터 17억 달러의 원조를 받았다. 당시 우리나라 총예산의 절반가량이다. 그로부터 70년이 지난 오늘날 한국은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바뀐 세계 유일의 국가가 되었다. 특히 우리 정부는 2018년부터는 식량원조협약(FAC)에 따라 유엔 산하 식량 원조 전문 국제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연 5만 톤의 원조용 쌀을 해외에 지원하고 있다. 또 농업기술을 수출하여 빈곤 국가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도 다각적으로 진행해왔다. 

한국의 이러한 K-농업의 발전은 한류의 바람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음악, 드라마, 영화, 음식, 뷰티에 이은 해당 국가 먹거리 시장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K-농업까지. 이제 한국의 위상은 단순한 ‘선진국’을 넘어 ‘세계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나라’로 변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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