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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스펙’을 넘어 ‘퍼스날 브랜드’로
이젠 ‘스펙’을 넘어 ‘퍼스날 브랜드’로
  • 최운정
  • 승인 2022.01.03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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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직장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스펙이었다. 취업에서도 스펙이 중요하지만, 회사를 옮기거나, 혹은 상사의 평가를 받을 때도 늘 스펙은 자신을 따라다녔다. 그런데 오늘날의 직장인은 스펙보다는 ‘퍼스날 브랜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스스로 특정한 분야의 콘텐츠 창작자가 되길 원하고, 이것으로 자신의 은퇴준비를 하곤 한다. 퍼스날 브랜드가 더욱 중요해진 이유는 이제 ‘평생직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한 상황이 ‘회사 이후의 인생’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촉발시킴과 동시에, ‘나 자신을 믿을 만한 상품’으로 개발한다면, 경제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결론으로 이끌었다.

 

1인 기업에게 특히 중요

평생직장이 사라진다는 사실은 한 사람의 경제생활에 매우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일이다. 게다가, 충분한 연금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불안감은 더 가중된다. 즉, 요즘 같은 100세 시대에 노후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 모든 책임을 오로지 혼자 감당해야만 한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하나 더 과거와 다른 점은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자 하는’는 열망이다. 과거에는 좋은 직장에 들어가 회사에 충성하는 것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되었지만, 이제 MZ세대는 더 이상 그런 직장생활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회사가 더 이상 나를 책임져주지 않을 바에야, 차라리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해 ‘퍼스널 브랜드’라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셈이다. 

퍼스널 브랜드란, 자기 자신을 상품화 하는 것인데, 대중의 선택을 받기 위해 믿을 만한 사람으로 보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이렇게 퍼스널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바로 ‘퍼스널 브랜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과거에 흔히 회자됐던 ‘자기 PR’과는 사뭇 다른 맥락이다. 자기 PR이 자신을 널리 알려서  인맥의 층을 두텁게 하고 자신을 선택해줄 사람을 늘리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퍼스널 브랜드는 여기에서 한층 더 나아가 자신만의 재능, 매력, 가치를 명료한 형태로 만들고, 그것을 불특정 다수에게 알리는 일을 말한다. 

이러한 퍼스널 브랜드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실력도 비슷하고 나이도 비슷하지만 퍼스널 브랜드가 없는 사람은 대중에게 자신을 어필할 수 없게 되고 그 결과 수익을 창출할 수도 없다. 반면, 실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퍼스널 브랜드가 확실하다면 오히려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최근에는 1인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퍼스널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늘어났다. 최근 젊은 세대들은, 비록 사업 초기에 충분한 금전적 수입이 보장되지 않더라도, 일단 소자본으로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1인기업은 조직과 자금 면에서 매우 열세일 수밖에 없다. 많은 돈을 투자해서 사업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도 힘들고, 함께 일하는 사람이라고 해봐야 협력업체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결국 ‘사장 개인’이 곧 인프라이자, 자금의 역할을 해야 하고 여기에서 퍼스널 브랜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에 한 개인이 특정 분야에서 ‘독점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면 이는 사업에 매우 유리하다. 그 자체가 막강한 마케팅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또 이 브랜드가 한번 형성되면 특별한 사건이 있기까지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 브랜드의 주체 역시 계속해서 브랜드를 확장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따라서 사업을 영위하는 동안 꾸준하게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플랫폼이 모든 것을 바꾸다

 

과거에는 이러한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공중파 TV에 출연하거나 신문에 지속적으로 노출이 되어야만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인으로서 이런 세계에 접근하기는 여간 만만치 않다. 특히 대학교수나, 박사, 혹은 아주 특이한 직업이거나 한 직업에서 오랜 기간 일을 해야만 자신만의 퍼스널 브랜드를 형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온라인 플랫폼이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브런치,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은 과거 자신을 알리기 위한 모든 활동 패턴마저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예전에는 명함을 들고 사람들을 만나 자신을 각인시키고 부지런히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다. 그러나 지금은 온라인 플랫폼에 올린 하나의 글, 혹은 하나의 영상이 수백, 수천 명의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과거에는 ‘파워 블로거’라는 이름으로 주로 텍스트 위주의 글쓰기가 브랜드를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면, 이제는 무엇보다 유튜브 영상 위주의 브랜드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따라서, 영상 안에 자신을 어떻게 돋보이게 담는지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 MZ세대 사이에서는 이러한 퍼스널 브랜드가 하나의 ‘인생 설계’의 차원으로 격상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일자리 부족으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겪은 세대이지만, 또한 그 누구보다 자유롭게 자신의 취향을 존중하면서 살고 싶어한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이제 퍼스널 브랜드가 ‘있어도 되고 없어도 상관없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있어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인 M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져 있다. 따라서 온라인 플랫폼의 활용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고 자신의 모습을 영상으로 드러내는 일에도 거리낌이 없다. 과거 기성세대 중에는 사진에 찍히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MZ세대의 경우에는 오히려, 사진과 영상이 없다는 것을 시대에 뒤떨어진 걸로 인식한다. 

또 이러한 퍼스널 브랜드에 대한 갈구는 직장생활 자체를 바꾸는 역할도 한다. 과거에는 ‘은퇴 시작,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개념이 강했지만, 이제 젊은 세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미래를 준비한다. 따라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꾸준하게 퍼스널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고, 직장에서의 업무 역시 미래 역량을 기르는 것과 관련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의 ‘일잘러(일 잘하는 사람)’가 되는 것이 훗날 자신의 인생을 빛낼 수 있다는 생각에 회사 업무에 열정적이며, 자기 계발을 위한 노력에도 열중한다. 회사에 충성하기 위한 직장생활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 성장을 위한 동력으로 직장생활을 바라보기 때문에, 이들은 회사 생활 자체를 ‘창업을 위한 경험’으로 생각한다. 아무런 준비 없이 퇴사한 이후 비싼 수업료를 치르는 것보다는 차라리 회사 내에서 온갖 경험을 통해 미래에 퍼스널 브랜드를 기반으로 하는 창업을 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젊은 세대의 퍼스널 브랜드의 배경에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그리고 소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점, 그리고 나만의 회사를 통해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대적 흐름이, 결국 퍼스널 브랜드라는 개념을 불러왔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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