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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대세 ESG, 종이로 대체하거나 종이도 없애거나
경영의 대세 ESG, 종이로 대체하거나 종이도 없애거나
  • 최운정
  • 승인 2022.01.28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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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대세가 되어가면서 종이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는 일부 회사에서는 종이로 대체하려고 하고, 종이를 쓰던 회사에서는 종이마저 없애려는 페이퍼 리스를 실천하고 있다. 실제 종이는 수백 년 동안 썩지도 않는 플라스틱보다는 훨씬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종이가 완벽한 대안에 해당하는 건 아니다. 많이 사용하게 되면 환경파괴의 원인이 되고 산림이 손실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비즈니스의 영역마다 종이를 둘러싼 여러 가지 해법이 제시되고 있다. ESG 시대, 종이를 둘러싼 ESG 경영의 흐름에 대해서 알아보자.

 

세븐일레븐 종이얼음컵
세븐일레븐 종이얼음컵

종이 재활용을 높이는 기술

우선 플라스틱이 많이 쓰는 분야에서는 이를 종이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백 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 플라스틱을 지금처럼 많이 사용했다가는 지구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이고 () ESG 기업이라는 불명예로 인해 경영에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백화점은 프로젝트 100’이라는 캠페인을 벌였다. 폐지를 재활용해서 쇼핑백을 만들어 사용하자는 캠페인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이러한 시도를 통해 약 2천 톤의 목재 사용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 역시 설 선물 세트를 출시하면서 플라스틱 대신 종이 소재 트레이를 사용했다. 기존의 플라스틱 트레이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CJ제일제당 역시 설 기간 동안에 380여 톤에 이르는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였다고 발표했다. 기업들의 이러한 자발적인 노력과 주목할 만한 성과는 ESG 경영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 큰 동력이 되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종이 사랑에 나서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업계 최초로 플라스틱을 대신해 친환경 종이로 만든 얼음 컵을 선보였다. 롯데제과도 제품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제거하기 위한 포장재 변경 계획을 발표했다.

플라스틱을 줄이는 것은 좋지만, 종이 사용도 환경파괴가 없다고 말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실제 종이 1톤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자원은 생각보다 많다. 24그루의 나무와 6만 리터가 넘는 물이 소요되고, 2,500kg이 넘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여기에다 폐기물도 무려 800kg 이상이 배출된다. 플라스틱보다 나을 수는 있지만, 결코 플라스틱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종이는 발생적으로 분해될 경우에는 오히려 플라스틱보다 메탄의 발생량이 더 많다는 약점도 있다. 실험에 의하면 미생물로 종이를 분해할 때는 이산화탄소보다 28배나 더 많은 온실효과가 생긴다는 지적도 있다. 또 종이는 분리수거를 해도 제대로 활용되기가 어렵다. 특히 음식에 사용된 종이는 전량 폐기되며 재활용률은 16%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벌목이 늘어나는 문제점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리는 흔히 나무에서 종이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며, 산과 들판에 있는 천연림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공으로 조림한 목재만 사용하고 또 쓴 만큼 다시 나무를 심어서 순환 경작이 되도록 한다고 말한다. 유한킴벌리의 경우에는 무려 37년간이나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년 100만 톤의 폐지를 재활용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종이 자체를 새롭게 개발해 환경에 대한 영향을 줄이기도 한다. 종이에 친환경 코팅을 하게 되면 분리배출이 잘되어 재활용률이 90%가 넘는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100% 생분해가 되는 친환경 종이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런 종이들은 화장품이나 커피, 마스크팩 등의 패키지로 사용될 수 있다. 결국 종이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최소한 플라스틱의 대체재로는 훌륭한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그린워싱 감시해야

또 다른 사업 분야에서는 아예 종이 자체가 없는 페이퍼 리스경영 시스템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의 경우 종이통장을 모바일 통장으로 전환할 경우 포인트를 지급하고, 우리은행은 창구 내의 모든 문서를 전자화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종이통장 줄이기를 시도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전년 대비 약 30%의 종이를 감축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은행권의 종이 줄이기는 비교적 어려운 프로젝트는 아니라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렇게 빠르게 종이를 없앨 수 있는 것은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부터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이 시행됐다. 이 법률에 의하면 전자문서도 특별한 제약이 없다면 종이 문서와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5대 은행의 종이통장 발행량은 3천만 개 미만으로 감소했다고 업계는 발표했다.

한편, 종이를 많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법조계이다. 뉴스를 볼 때 검찰이나 변호사 등의 사무실에는 종이가 묶여서 수북하게 쌓여 있는 모습이 등장한다. 그런 점에서 법무법인 태평양에서는 지속 가능한 친환경 업무 프로세스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이제까지 제본해서 받았던 소송기록과 회의 자료 등을 상당수 전자문서화했고, 법원 재판 등의 전자문서를 볼 수 있도록 보안이 적용된 태블릿 PC를 소속 변호사들에게 지급하기도 했다. 또 회의 역시 종이 없는 회의가 가능하도록 각종 장비를 도입하기도 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1년의 종이 사용량이 무려 43%가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고 한다. 또 통신사 등에서는 종이 대신 모바일 영수증을 발급하기도 한다.

전체 ESG 경영에서 플라스틱을 종이로 대처하거나, 또는 종이를 쓰지 않는 방법은 그 포지션이 크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ESG에 사활을 걸고 있는 기업들이라면 빠르게 실천이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 우선 개선의 노력을 보여야만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일부 기업들은 ESG 경영을 표방만 할 뿐, 실제 환경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일명 그린 워싱(Green Washing)’이라고 하는 현상이며, 친환경 경영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ESG 경영을 마케팅이나 홍보의 한 차원으로 이용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프랜차이즈 커피점에서 사용하는 종이 빨래와 텀블러의 경우, 전혀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친환경적인 척만 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환경운동을 하는 전문가들은 기업이 진정한 ESG 경영에 대한 성찰 없이 그냥 홍보만 하기 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비판한다. 말 그대로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기업들의 ESG 경영이 잘 실천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관심과 지적이 필요하다.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결국 소비자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잘 활용하면 기업의 진정성 있는 환경 보호 노력을 더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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