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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People] 강원유스파머 라이온스클럽 박근호 회장 취임
[People & People] 강원유스파머 라이온스클럽 박근호 회장 취임
  • 이 신 기자
  • 승인 2022.06.15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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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폐쇄성, 인구 소멸지역이라는 두 가지 난제, 청년 농업인이 개선해 나갑니다"

 

이제 한국 사회의 인구소멸 문제는 기정사실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젊은 사람을 찾아보기가 꽤 힘들게 됐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문제를 방치할 수만은 없는 법. 결국 농촌의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젊은 농업인이 나설 수밖에 없다. 최근 결성된 강원 유스파머(Youth Farmer) 라이온스 클럽은 강원도 홍천 지역 청년 농업인 22명이 지난 5개월의 준비 끝에 탄생시킨 전국 최초 농업 특성화 클럽이다. 기본적으로는 농업인을 위한 봉사활동도 전개하지만, 이와 동시에 폐쇄적인 농업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청년들이 농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로 안내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4월 25일 홍천 크리스탈 컨벤션에서 초대 박근호 회장이 취임하면서 소박하지만 원대한 출발을 알렸다. 현재 수수(手秀)한 영농조합 법인 대표로도 활동 중인 박근호 회장은 홍천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날 취임식에는 354-E지구 정규훈 총재, 김혜종 제1부총재, 제3지역 정인지 지역부총재를 비롯해 354-E지구 임원진과 강원지역 라이온스클럽 회장단들이 대거 참석했다.

 

후배양성에 전력 다할 것
강원도는 가장 대표적인 인구 소멸지역이다. 전체 인구에서 청년층은 단 2%에 불과하다. 이대로라면 불 보듯 뻔하게 지역은 사라지고 만다. 하지만 이런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지역과 농업을 살리려는 청년이 있다. 바로, 서울에 있는 대기업의 베이커리 카페에서 일하던 박근호 회장이다. 그는 라이온스 클럽 산하에 ‘강원 유스파머 라이온스 클럽’을 창립하고 초대 회장에 취임했다. 전국에서 농업 분야의 국제 봉사단은 최초이기도 하다.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그가 홍천으로 내려온 것은 10년 전이었다. 아버지의 참숯 사업을 이어받기 위해서였다. 최근에는 캠핑 장작을 판매해서 1년에 10억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별도로 감자와 배추 농사를 짓는다. 귀농 이후 농업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4년간 농업 마이스터 대학교에 다니면서 농촌의 현실을 제대로 깨달았고, 바로 그 깨달음의 결과가 강원유스파머 라이온스클럽의 창립이었다. 

“요즘에는 인터넷에 거의 웬만한 정보들이 많지만, 농업 분야는 매우 폐쇄적입니다. 그래서 정보를 얻고 싶어도 그것조차 쉽지 않은 일입니다. 청년들이 귀농 귀촌을 해서 농사를 짓고 싶어도 정착 단계에서부터 많은 장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거기다가 농사라는 것은 1년에 많아야 1~2번 정도 수확하기 때문에, 한번 실패하게 되면 손실이 크고 경험을 쌓는 일이 매우 부족합니다. 거기다가 지역의 어르신들은 첨단 농업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기계를 잘 다루지 못하고, 더군다나 드론 같은 기기는 아예 사용해볼 기회조차 없습니다. 이때 청년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 클럽은 봉사와 정보 제공, 후배양성 그리고 수익사업 등을 통해서 강원 지역에 새로운 청년 농업의 바람을 일으키고자 합니다.” 현재 모인 클럽 회원들은 모두 20, 30, 40대로 구성되어 있다. 그간 평판을 비롯해 다양한 검증을 해왔고, 그런 만큼 뜨거운 열정과 노하우로 지역사회에 봉사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박근호 회장은 농업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를 ‘후배양성’으로 꼽고 있다. 과거 아버지 세대에 후배양성이라고 하면 그저 자식이 농사를 이어받는 것밖에 없었다. 하지만 의견이 충돌하고 생각이 대립하다 보니 체계적으로 정착하지 
못했고, 또래의 커뮤니티가 없어서 문화적인 교류도 불가능했다. 한마디로 체계적인 후배양성이 거의 불가능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급하지 않게 차근차근 회원 모을 예정
“그 무엇이든 영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후배들이 양성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지금 뭔가를 잘하고 있다고 해도 결국 시간은 흐르고 나이를 먹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후배들을 양성해 강원 지역의 농업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고, 또 강원으로 귀농, 귀촌해서 새롭게 일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드리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과거에는 아버지들이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저 부모의 일을 돕고 밥만 먹을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
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그것만으로는 농업에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따라서 우리 클럽이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실현하는 든든한 배경이 되려는 것입니다.”

박근호 회장과 클럽 회원들이 홍천농업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드론 기술을 알려주는 것도 바로 이러한 후배 양성의 한 차원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드론은 농업에서 매우 중요한 기구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농약 뿌리는 것도 수고스러운 일이었지만, 지금은 간단하게 드론을 날려서 한다. 문제는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박 회장은 클럽 내에 지도조종교관 자격증을 가진 회원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총 2명에게 600만 원 상당의 교육을 제공했다. 

또 다양한 현장 실습의 기회도 제공하려고 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실제 농사를 짓고 있는 선배들과 함께 한다면 그들이 더욱 농업에 관심과 애착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어르신들의 농사도 도와드리면서 지역 농업인들의 가교가 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특히, 취약한 부분인 판로 개척 등에도 도움을 제공해 모두가 하나의 커뮤니티로 단결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향후 ‘첨단 온실’을 통해서 농촌의 디지털화를 주도하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스마트 혁신 밸리’라고 해서 총 4군데가 있지만, 현재 강원도에는 없습니다. 청년들이 이곳에서 농업을 배워 창업을 할 수 있는 구조인데, 저희 같은 지역에서는 이 부분이 많이 아쉽습니다. 앞으로 첨단 온실을 지으면서 이러한 혁신밸리를 유치하고 조성해 나가려고 합니다. 현재로서는 농촌이 너무 고령화되어 있어서 자동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청년 농업인과 자동화가 만나면 미래의 농업에 대한 희망이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박근호 회장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청년 농업인들이 충분히 지역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각종 자동화 기기나 드론 등을 활용하게 되면, 자신보다 오랜 경험을 가진 분들보다 결과나 수익 창출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이번 클럽의 창립 역시 이러한 경험과 확신에 기반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클럽 창립 이후 보다 많은 회원 확보에도 자신이 있는 편이다. 올해는 최소 35명에서 40여 명까지 회원을 늘리려고 한다. 물론 이보다 더 많이 늘릴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클럽이 초창기이다 보니 한꺼번에 회원이 늘어나게 되면 산만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차근차근 회원을 늘려갈 예정이다. 

 

함께 살아가는 농촌 만들었으면
향후 박근호 회장은 행정기관들과의 협업도 잘 이루어 나가려고 한다. 다만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조금은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저희 클럽이 창립된다고 하니까 기관에서도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농업기술센터나 농업기술원에서도 관심을 기울여 주십니다. 그런데 행정기관들과 일을 해보니, 민간단체가 앞서 나가면서 기관들이 보조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식이 제일 효과적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행정기관에 무작정 기대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일이 진행될 리가 없습니다. 더구나 기관들은 현장의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현지의 농업인과 어떻게 협력을 이뤄내야 하는지 방향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제까지 만들었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서 행정기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고, 이를 발판으로 좀 더 도약할 수 있는 방향으로나아가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박근호 회장은 지난 10년간의 농업 경험을 통해서 후배들에게 ‘함께 살아가는 농촌’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지금은 젊지만, 저희도 결국에는 나이가 들게 되고, 그때 가서 후배를 양성하려고 하면 너무 늦습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시작해서 농업의 가치를 올리고 또 자신들의 성과를 후배들에게도 검증받았으면 합니다. 또 농촌에서는 절대 개인주의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다른 농업인이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라고 생각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지역사회에 들어와 함께 힘을 합쳐서 농업을 일구다 보면 지역은 물론 자신의 삶에 대한 비전도 긍정적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농업에 대한 대책은 중앙정부는 물론 지자체에서도 면밀하게 세우고는 있다. 하지만 행정기관의 노력만으로 농촌에 활기가 돌고 농업이 발전하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결국 농업인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농촌사회를 바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강원 유스파머 라이온스 클럽과 박근호 회장은 미래의 농촌사회를 위한 동력과 씨앗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짧게는 2~3년, 길게는 5~6년이 지난 후 강원 지역의 농촌 현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아지기를 마음을 담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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