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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ociation]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최두영 위원장
[Association]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최두영 위원장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22.06.1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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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노동자는 대한민국 물류의 대동맥,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자원입니다”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최두영 위원장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최두영 위원장

 

노동조합이라면 투쟁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기업 및 정부와는 친화적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인식을 완전히 뒤바꾸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5월 31일, ‘바다의 날’을 맞아 거행된 행사에서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 최두영 위원장이 ‘금탑산업훈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사상 최초의 일로 관련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이하 ‘항운노련’)은 주로 항만과 철도 등에서 물류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의 조합이다. 최 위원장은 지난 2019년 5월 인천항운 노동조합 위원장에 취임했으며, 9월에는 항운노련 위원장으로 선출돼 현재 겸직을 하고 있다. 또 항운노동자들의 교육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항만연수원 이사장이기도 하다. 이번 수훈은 항만산업의 안정적인 노사관계 구축과 항만의 경쟁력 강화, 상생・협력 관계 정립, 항만종사자 교육과 산업재해 예방, 후학양성, 지역사회발전 등의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최두영 위원장과 함께 현재 한국 항운노조의 현황과 향후 계획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70년 만에 최초로 인천항운노조위원장 출신 당선 
우리나라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로, 수출입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물류가 필수적이다. 여기에 수많은 노동자들이 종사하면서 산업 발전을 이끌어 가는데, 수출입 화물의 99.7%가 항만을 통해서 이뤄진다. 따라서 항만 노동자들은 대한민국 물류의 대동맥을 책임지고 있는 산업 역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운노련은 항만뿐만 아니라 전국의 철도, 연안, 농수산시장, 창고 등 하역 물류 관련 노동조합의 전국적인 연합체이다. 지난 2년 동안 수출이 대폭 늘어나면서 한국 경제를 이끌었는데, 이러한 역대급 성과가 달성된 데에는 한 치의 흐트럼 없이 항만을 지켜온 항만 노동자들과 최두영 위원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이번에 수상한 금탑 산업훈장은 정부 포상 중에서는 최고의 훈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수상소감을 먼저 들어보았다. 

“당연히 이번 수상은 제 개인이 받은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2만 5천 명의 우리 항운노조 조합원들을 대신해서 제가 받은 것입니다. 따라서 제 개인적인 영광이라기보다는 우리 항만 근로자 전체가 상을 받은 것이며, 항만근로자의 노고를 평가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19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고생을 했던 모든 항운 노동자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항운 노동자들은 앞으로도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조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 성과를 이루어 내려고 합니다.”

최두영 위원장이 취임한 것은 지난 2019년 9월이었다. 당시 연맹은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임원선거를 진행했으며, 그 자리에는 대의원 221명 중 210명이 참여했다. 선거 결과는 총 200명, 95.2%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그간 위원장은 주로 부산항운 노조 출신이 맡아왔다. 하지만 70년 만에 최초로 인천항운노조 위원장이었던 최 위원장이 선출되어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 것은 조합원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최 위원장에 대해 매우 큰 기대를 했기 때문이다. 그는 1992년 인천항운노조에 가입했으며, 1999년 전국항운노조 쟁의국장, 인천항운노조 쟁의부장, 노조 부위원장을 거치면서 주변으로부터 큰 신망을 얻어왔다.

 

한국항만연구소 이사장도 겸직
특히 코로나19는 항만 노동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확진자가 발생하게 되면 작업을 중단하게 되고, 확진 노동자가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노동자들이 과중한 업무를 맞는 경우도 많았다. 따라서 일부 물류가 원 활하지 못하는 등 다양한 변수가 생기기도 했다. 이때 항운노련에서는 기금을 활용해 노동자들을 지원하고,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에 큰 기여를 했다. 
이러한 세월을 거치면서 항만노조를 위해 많은 활약 을 해왔다. 지난 2007년 항만인력공급체제 개편 당시에 원활한 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뿐만 아니라, 2019년 인천내항 통합, 포스코 물류자회사 설립 반대 운동을 관철시켰다. 또 항만노동자 정년 연장은 물론이고, 항만산업 안전특별법 제정, 국내 하역작업장에서의 안전 신문고 앱 보급 등을 위해 노력했다. 특히 안전신문고 앱은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위험 요소를 발견해 사진을 찍어 전송하면, 바로 시정 될 수 있도록 했고, 이는 현장의 노동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최 위원장은 한국 항만연수원 이사장도 겸직하고 있다. 한국항만연수원은 항만종사자 일반교육과 기술인력 양성교육, 스마트 항만 교육, 항만종사자 의무교육 등의 과정을 수행하는 곳으로, 현재까지 2만 5천 명 이상의 교육생을 배출했고, 서울과 부산에 사무실이 있다. 

항운노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클로즈드숍(closed shop)’의 형태를 채택하여 다른 노동조합과는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이는 사업주가 노동자를 고용할 때 모든 노동자를 조합에 가입시키는 노사 간의 협정을 의미한다. 이 말은 곧 항만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는 곧 노동조합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제도는 기업에게도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수출입은 경제 상황은 물론이고 기후에 의 해서도 물량이 매우 불규칙한 경우가 많다. 파도가 높을 때는 일정하게 시간이 지연되고, 폭풍이라도 온다면 일정 시간 수출입이 완전히 막히게 된다. 그러다보니 기업 의 입장에서는 상용직을 채용하기가 무척 어렵다. 또 노동자들 역시 며칠씩 일손을 놓아야 한다. 이런 문제점을 예방하기 위해 노조에서 사전에 인력을 확보해 놓고 기업이 필요할 때 인력을 제공해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고용 안전에 대한 지원과 함께 최 위원장이 노조 운영에 있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바로 ‘안전’이다. 산업재해는 노동자들의 당장의 일거리는 물론이고, 그들의 인생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이기 때문이다. “산업재해는 노동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일종의 가정파괴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만 수출입 물류 현장은 중대 재해가 많이 발생하는 사업장입니다. 우선적으로 노동자 본인이 최대한 안전을 지키면서 작업을 해야 하지만, 노조의 차원에서도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항만 노동자들은 향후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그 지위가 다소 위태로운 상황이기도 하다. 특히 정부는 ‘사람을 줄이지 않는 스마트 항만’을 만들겠다고 말하지만, 이는 모순으로 비칠 수도 있다. 스마트 항만이라는 것 자체가 인력을 줄이고 수출입 물류는 자동화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최 위원장은 속도 조절과 함께 일자리 전환을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산업재해는 가정 파괴범, 대책에 최선 다할 것
“물론 저희 노동자들도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무작정 자동화를 추진하게 되면 그에 대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고, 더 나아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일자리 감소를 보완할 수 있는 노동정책과 실업보장 제 도를 철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대안들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속도 조절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항만노련도 향후 차분하게 준비를 잘 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최두영 위원장은 ‘현장의 목소리’에 최대한 귀를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수출입 물류 현장은 늘 바쁘게 돌아가며, 만약 문제가 생기게 되면 최대한 빠르게 이를 수습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제 최두영 위원장의 임기는 약 4개월 정도가 남아있다. 최 위원장은 “남은 임기동안 그간 추진했던 일들을 잘 마무리 하겠다.”고 전했다. 자동화로 인한 인력감축, 새정부의 노동유연화 정책 등 노동계가 처한 현실이 녹록치 않지만, 최 위원장의 탁월한 리더쉽이 이런 현안들을 슬기롭게 극복해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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