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2 18:09 (금)
이준석, 유승민 … 자기 당에서 내쳐진 사람, 앞으로의 선택은?
이준석, 유승민 … 자기 당에서 내쳐진 사람, 앞으로의 선택은?
  • 정하연
  • 승인 2023.02.14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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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에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전례가 없는 매우 상식적이지 않으면서도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두가 한때는 ‘정통 보수’임을 자처했던 사람들인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이 연속적으로 대통령과 일부 윤핵관에 의해서 자신의 당에서 ‘내쳐졌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을 맡게 된 것이다. 이는 한국 정당 역사상 없던 일로 인해 심지어 보수 내 일각에서도 매우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나경원 전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뒤늦게 나마 김기현 후보와의 연대를 선언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앞으로 펼쳐질 그들의 운명이다. 이준석 전 대표를 제외하면 모두들 20년 이상을 정통 보수당에서 활동을 해왔던 그들의 향후 행보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또한 그들은 무엇을 꿈꾸고 있을까?

유승민 창당? 쉽지 않은 길

대략 지난 6개월 동안 국민의힘에는 ‘윤심’이라는 거대한 바람이 휩쓸고 지나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처음에는 이준석 전 대표가, 그 다음에는 유승민 전 의원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모습이 연출됐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대통령의 당무 개입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그에 대한 논의는 공론화되지 않고 시간은 계속 흘러가기만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민심을 반영한 조사에서 압도적인 당 대표 적합도 1위를 기록했지만, ‘당심 100% 반영’이라는 전당대회의 룰이 변경된 뒤, 결국 출마를 포기했다. 그런데 그가 마지막 남긴 말을 매우 주의 깊게 봐야만 한다. 그는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SNS에서 이런 글을 남겼다.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차기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라고 말했다. / 뉴시스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차기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라고 말했다. / 뉴시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다.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 오직 민심만 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겠다. 폭정을 막고 민주 공화정을 지키는 소명을 다하겠다. 우리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원하시는 시민들과 함께하겠다.”

그의 글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폭정’과 ‘민주 공화정을 지키는 소명’이라는 말이다. 유승민 전 의원이 생각하기에 윤석열 현 정부는 폭정, 즉 독재의 길을 걷고 있다는 진단이며 그것이 곧 ‘민주 공화정’을 파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언급으로 인해서 이제 유승민 전 의원은 현 윤석열 정부와는 ‘완벽한 결별’을 선언했다고 해고 과언이 아닌 셈이다. 물론 이 글의 일부 중 ‘새로운 길’을 언급하면서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지만, 신당의 창당이라는 것이 그리 만만한 작업은 아니다. 조직과 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 작업인 만큼, 쉽사리 도전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번 신당 창당에 나섰다가 흐지부지됐을 때 얻게 되는 치명적인 타격은 상상하기도 쉽지 않은 지경이다. 유 전 의원은 이미 ‘따뜻한 보수’를 내세워 바른정당을 창당했지만,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하는 쓰라린 경험도 했다. 따라서 다시 그런 길을 가기란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말한 ‘새로운 길의 개척’이라는 것을 그냥 의례적인 표현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그것은 분명히 자신의 미래 정치적 행보에 대한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중도층을 흡수하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인물이 유승민 전 의원이라는 점도 바로 이러한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따라서 유승민 전 의원은 그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이며 당장 정치를 포기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때를 만나지 못했지만, 여전히 ‘잠룡’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히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시간 흐르면 대통령과 대립각 세울 수도

 

유승민 전 의원은 그나마 자신만의 색깔과 명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정치적 재기의 길이 완전히 막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또한 여전히 자신의 지지 세력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 그들과의 소통의 길이 열려있다고 볼 수 있다.

김기현 후보와 나경원 의원은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힘을 합쳤다. 이미 ‘김나(김기현-나경원) 연대’가 다소 공고해지는 분위기가 이미 굳혀지고 있으며, 김기현 의원은 연일 긍정적인 결과가 앞으로 다가서고 있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나경원 전 의원 역시 여러 세파를 겪으며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큰 대의(大義), 결국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총선 승리라는 대의를 위해서 함께 가야 하는 길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그런 점에서 나 전 의원에게는 총선 이후 새로운 길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자신의 출마를 접고 윤 대통령을 위해 헌신한만큼, 당이 결코 그녀는 져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말 그대로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며, 언제 어디에서 나 전 의원이 소환되어 정치계에서 자신만의 역할을 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는 최근 들어 조금씩 활동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여전히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적으로 외부적인 정치활동을 하기는 힘들지만, 이미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고 의원 선거에서 ‘친윤 vs 친이준석 대리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고위원 선거에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청년 최고위원이 출마했고, 청년 최고위원 선거에 이기인 경기도 의원이 출마했다. 뒤늦게 당 대표에 도전한 천하람 당협위원장도 친이계라고 볼 수 있다. 당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리전이 이준석 전 대표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리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전 대표가 현역 시절 워낙 많은 20~30대를 당원에 가입시켰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그들에게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서 각 후보들이 약진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천하람 위원장의 경우 당 대표에 선출되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의미있는 득표’를 했을 경우에는 기존 국민의힘 대표 체제에 일정한 균열을 가하고, 향후 이준석 전 대표가 진입할 수 있는 틈새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전 대표는 지금 현재도 활발하게 방송에 출연하는 ‘빅 스피커’이기 때문에 선거 전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면서 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한 비판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한다면 친이계의 약진을 점쳐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국민의힘을 검찰 중심으로 개편하려는 윤 대통령의 시도’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기존 국민의힘에서 자신의 세력을 굳건하게 지켜왔던 터줏대감들이 속절없이 당하지 않을 수도 있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금이야 정권 초기이기 때문에 숨을 죽이지만, 결국 윤 대통령의 지지도가 더 낮아질 경우, 이제까지의 불만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국민의힘 vs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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