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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사회적 박탈감으로 더 우울해지는 사람들
2023년, 사회적 박탈감으로 더 우울해지는 사람들
  • 정보희
  • 승인 2023.02.15 13: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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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의 경제는 사상 최악이 될 것이라는 점에 이견을 제시하는 전문가는 별로 없다. 이는 그만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사회적인 박탈감도 심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박탈감을 많이 느끼게 되면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하게 되고, 고립감은 물론 자살 위험도 커지게 된다. 누구는 1월에 들어오면서 ‘희망찬 새해’라고 말했지만, 우리 사회의 또 누군가에는 ‘잿빛 새해’일 뿐이다. 한국 사회의 사회적 박탈감의 현 상황과 이에 대한 극복의 방법은 없을까?

 

고립과 박탈의 부정적인 악순환

최근 종방하며 인기를 끈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하여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다.
최근 종방하며 인기를 끈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하여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다.


최근 <재벌집 막내아들>이라는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었다.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복수’의 욕망에 불을 댕긴 결과라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현실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복수를 드라마를 통해서 대리만족한 결과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러한 복수의 심리는 왜 생기는 것일까? 그것의 근본적인 심리적 동기는 억울함, 박탈감, 모멸감 등이다. 현실에서 이런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의 억울함과 박탈감, 모멸감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러한 여러 감정 중에서도 박탈감은 수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부정적인 감정 중의 하나로 지목받아왔다. 사전적인 정의로는 ‘재물이나 권리, 자격 등을 빼앗겼다는 느낌이나 기분’을 의미하는 것으로, ‘흙수저와 금수저’에 대한 논의 자체가 이미 박탈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박탈감은 실질적인 조사에 의해서도 증명되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는 ‘청년의 상대적 박탈감이 자살에 미치는 영향’(이수비·신예림·윤명숙)’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전국 19~39살 성인남녀 521명을 웹 기반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이다. 우선 심각한 것은 청년들의 자살률이다. 2020년 한해에만 20대 1,471명, 30대 1,874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분명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그 원인은 바로 사회적 고립감과 박탈감에 가장 큰 원인이 있었다. 특히 고립감과 박탈감은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고립되었다는 느낌이 강할수록 박탈감은 강하게 느끼고, 박탈감을 느끼는 정도에 따라서 자신이 외부와 차단되어 고립되었다는 느낌은 더 강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특히 연구팀은 ‘박탈감이 높을수록 미래를 부정적으로 전망하게 되고 그 결과 사회적 고립감이 커져서 청년들의 자살위험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에는 마스크의 의무 착용이 해제되기도 했지만, 2023년에도 여전히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다는 점에서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결론적으로 박탈감은 2023년이 되었다고 해서 나아지지는 않는다. 특히 수년간 지속되어온 부동산, 주식, 코인 등의 문제가 누적되어왔으며, 취업은 더욱 어려워지고, 청년들에 대한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은 현저하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2023년, 박탈감에 대한 사회적 완화를 기대하기는 몹시 힘들다. 청년 마약 사범이 증가하는 것도 이러한 현실과 무관하다고 보기 힘들다. 20대 마약 사범의 숫자는 2018년 1,392명이었던 것이 해마다 증가해 2022년 4,203명으로 늘어났다. 3배 이상이 늘어날 정도로 빠른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30대 역시 2018년 1,804명에서 2022년 2,817명으로 늘어났다. 

늘어나는 청년 마약사범
늘어나는 청년 마약사범


현재 우리 사회의 박탈감이 어느 정도 심한지는 한 커뮤니티에 뜬 글에서 알 수 있다. 한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이 학원에 들어갈 때마다 유명 브랜드 커피를 사 간 적이 있었다. 그러자 어느 날 그의 자리에는 이런 메모가 있었다. 
‘공시생이 매일 유명 브랜드 커피를 사 오는 건 좀 사치가 아닐까요? 같은 공시생끼리 박탈감이 느껴져서 그럽니다. 자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뭘 그런 것 가지고 그러나?’라는 황당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실제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박탈감의 예민함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박탈감에서 벗어나려면 …


 

 

 

 

 

 

 

 

 

 

 

그렇다면 이러한 박탈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어쩌면 지나치게 교과서적인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일단 박탈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비교’라는 감정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나를 누군가의 입장, 처지, 환경과 비교하는 순간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박탈감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저 사람은 가졌다’고 시작하는 순간 박탈감이 시작된다. 따라서 남과의 비교를 통해서 나에게 없는 것, 부족한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남과 다르게 내가 가진 것, 이미 있는 것을 감사하는 것은 박탈감에서 벗어나는 첫 번째 길이다. 이렇게 하면 타인의 화려한 모습보다 소박하지만 당당한 나의 모습이 조금 더 눈에 들어오게 되고, 그 결과 박탈감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박탈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좋다. 평소 자신의 목표에 다가가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면, 타인들이 달성한 목표, 부와 성공에 눈이 가게 마련이고 그만큼 자신의 부족한 면이 많이 보이게 된다. 반면 조금씩이라도 자신의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되고, 그것이 곧 자부심과 성취감으로 연결되어 박탈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첫 단계가 될 수 있다. 또한 한번 이러한 긍정적인 감정이 쌓이게 되면 선순환을 일으키기 때문에 매우 빠른 개선을 기대할 수가 있다. 


박탈감이 생기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나의 노력이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감정에서 비롯된다. 누군가는 별로 노력하지도 않았는데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룬 것 같고, 자신은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 수 있다. 하지만 노력에 대한 보답은 시간의 문제일 뿐, 분명 어떤 방식으로든 보답을 받게 마련이다. 또한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이 아닐지 몰라도 반드시 받게 마련이다. 따라서 조급한 마음으로 자신의 노력이 별로 의미 없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인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 


마지막 또 하나의 방법은 현실을 인정하고 그에 수긍하는 방법이다. 누구나 더 높은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꿈이고, 또 이러한 꿈이 강렬할수록 더 강한 박탈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자신의 꿈을 이룰 수도 없고, 그럴 능력을 타고나는 것도 아니다. 안타깝지가 인정해야 할 부분은 인정해야만 한다. 따라서 이러한 수긍과 인정 속에서 박탈감의 정도는 조금씩 줄어들 수 있고 ‘나의 삶에 만족한다’는 느낌이 좀 더 강해지면 박탈감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박탈감의 극복은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맡겨 놓을 일이 아니다. 박탈감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사회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문제를 만들어낸 기성세대들이 가장 앞장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야 하지만, 이는 단순히 금전이나 행정적인 차원에서의 지원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으로 이 사회의 근본적인 경쟁체제, 그리고 승자독식의 구조 자체를 바꿔야만 해결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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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준 2023-10-30 22:28:18
최근에 서로를 비교하는 시선이 너무 많은것 같습니다. 또 너무 나 자신을 깎아내리는 것 같아요. 우리 모두 아름답고 존중받아야 마땅한 소중한 존재이니 나 자신을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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