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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없으면 내가 없고, 내가 없으면 한국이 없다”, 싱가포르 한국국제학교 조재경 이사장
“한국이 없으면 내가 없고, 내가 없으면 한국이 없다”, 싱가포르 한국국제학교 조재경 이사장
  • 정희
  • 승인 2018.06.01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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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이끌 글로벌 인재양성소 ‘싱가포르 한국국제학교’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는 매우 다양한 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교육은 국가 동력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 전문가들은 ‘오늘날 싱가포르가 여기까지 온 것에는 교육의 힘이 매우 컸다’고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싱가포르에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인도 스위스 등의 교육자들이 세운 수많은 국제 학교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국제학교(SKIS)는 한국 부모들이 매우 선호하는 국제 학교 중의 하나이다. 올해로 개교 25주년을 맞이한 싱가포르 한국국제학교는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전체 460명의 학생들이 꿈과 끼를 펼치고 있다. (토요한글학교262명, KLC 115명포함 총 837명) 한국 및 싱가포르 교육부에서 정식으로 승인받은 것은 물론이고 싱가포르 커리큘럼과 한국 커리큘럼을 두루 소화하고 있으며, 다양성과 창의성을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미래 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생님들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학교’이기도 하다. 그만큼 교육 수준도 높고, 책임감 있는 교육을 하고 있다. <시사뉴스매거진> 취재진은 싱가포르 한국국제학교 조재경 이사장을 만나 싱가포르 교육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양성을 배운 아이들, ‘국제적’ 리더로 성장

조재경 이사장은 현재 싱가포르에 있는 세계 최대 에너지 트레이딩 회사에서 석유화학본부장을 맡고 있다. 중고등학교를 모두 미국에서 나왔고, 이후 삼성그룹 주재원으로 프랑스에서, 글로벌 석유화학 트레이딩 회사 주재원으로 미국에서 활동했다. 거의 대부분의 생활을 외국에서 해왔던 셈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어린 시절의 경험, 그리고 글로벌한 리더로서의 경험을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전해줄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싱가포르 한국국제학교와 인연을 맺게 됐다. 한국국제학교가 운영하는 '토요 한글학교'에 입학시킨 것이 인연이었다. 그 후 자신의 글로벌한 경험을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더욱 많이 전달하기 위해 한국국제학교의 이사장직을 맡았고, 그 후 지금까지 학교를 위해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조재경 이사장은 최근 싱가포르라는 국가와 관련된 대형이슈는 뭐니뭐니해도 ‘북미정상회담’이라고 말한다. “싱가포르는 원래 여러 면에서 약점이 많은 국가입니다. 천연자원이 부족하고, 주변이 강대국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은 물론 인구도 적은 편이죠. 그러다 보니 모든 면에서 아시아 ‘허브’가 되려는 노력을 많이 해왔으며 특히 정치적인 중립을 지킴으로써 국가의 정체성을 만들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싱가포르 정부의 그런 노력에 화룡점정이 되어 준 셈입니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이제 싱가포르은 세계 최강국가인 미국과 세계 2위 국가이자 아시아의 패권을 쥐고 있는 중국의 인정을 동시에 받은 셈입니다. 사실 그간 양국 간에서 아슬아슬한 사다리 외교를 해왔던 싱가포르의 입장에서는 쾌재를 부를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안전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극대화함으로써 금융, 교육, 무역등많은 면에서 ‘허브’의 역할을 자처하는 싱가포르에게는 큰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물론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것은 정치적인 중립국가이기도 하지만, 더 근원적인 면에서는 싱가포르의 교육, 그리고 그 교육이 만들어내는 국가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조재경 이사장은 이는 ‘효율적이면서도 본질적인 교육, 그리고 통합의 힘’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통합된 힘은 싱가포르 정부를 매우 효율적으로 만들어주었다. 정부는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국민은 정부를 믿고 따르는 결과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수준 높은 국민과 사명감있는 엘리트를 균형적으로 키워내는 것이 바로 싱가포르 교육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싱가포르 교육을 단 한마디로 말하자면 ‘평준화를 잘하면서도 그 와중에 엘리트화에 성공했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평준화냐 엘리트화냐에 대한 많은 의견이 있지만, 싱가포르는 매우 독특하게도 이를 양립시킨 세계적인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평준화를 잘 이끌어 가면서도 그중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상위 15%의 엘리트들이 초집중 교육을 받고 사회로 진출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나머지 사회 구성원들은 그 엘리트들에 대해 ‘인정’이라는 것을 하게 되고, 이것이 하나의 통합된 사회적, 국가적 힘으로 발휘된다는 의미입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서울대, 고대, 연대 및 싱가포르 최고 대학 NUS로 졸업생들이 입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KLC (현지인 한글학교)에서는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해서 고대 연대 어학원에서 장학금으로 학습하고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중장기 계획 중 하나는 1인 1기입니다. 여기에서 1기는 창의성을 갖게하는 오케스트라 등 음악이나, 기타 예술 활동, 그리고 스포츠입니다. 이미 여러 가지 스포츠 팀이 활동 중에 있고, 향후 테니스팀 창단도 검토 중에 있습니다. 이를 통해 grind, grit, work ethic, never give up 등의 힘든 과정을 self-discipline을 통해 직접 몸으로 부딪쳐서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코트에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 공감능력, 원칙 중시, 상호협조, 매너 등 투명하고 공명정대한 sportsmanship을 배양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조재경이사장 아들은 싱가포르에서 전국 주니어 테니스대회 2번 시드까지 올라갔고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후 서울대 Global Talent 전액 장학금으로 입학해서 다니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이끌 인재 양성

더불어 싱가포르 교육은 다양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싱가포르에는 중국, 아랍, 인도, 백인, 싱가포르 현지 로컬등 매우 많은 인종들이 얽혀 살아가고 있다. 그런 만큼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함께 어우러져 선(善)을 만들어 내는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아이들에게도 매우 뛰어난 교육적 결과를 가져다준다. 그러니까 어느 한 나라의 리더, 어느 한 문화의 리더가 아닌 ‘국제적인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지식은 어디에나 있기 때문에 이제는 ‘노하우’가 아니라 ‘노우웨어(Know-Where)’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한국국제학교는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 창의적이고 협동적이며 융합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 지역 페스티벌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전 세계 한국어 웅변대회, 통일 골든벨, 운동 시합 등 각종 대회에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여느 국제 학교와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국제학교 학생들은 싱가포르에 있는 피플스 어소시에이션(People’s Association) 협회와 협력해 싱가포르 커뮤니티의 다양한 행사들에 참여해 한국의 농악을 시연하기도 하고, 다양한 한국 문화도 가르쳐주고 있다. 또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와 협력, 고등학생의 경우 시뮬레이션 투자를 하는 것은 물론 직업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이다’, ‘나는 어떤 민족이다’가 중요한 시대가 아닙니다. 국경을 넘어서 활발하게 교류하고, 인종, 국가, 문화가 전혀 다른 친구들과 협력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머릿속에 어떤 데이터가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 말이 곧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이러한 시대야말로 한국인으로서 고유의 독특한 정체성과 문화가 더욱 장점으로 부각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재경 이사장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한 가지 사례를 들려주었다. 어떤 한 학생은 상위 5%에 드는 최고의 엘리트 그룹 중 한 명이었다고 한다. 그 후 싱가포르 최고의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취업하기 위해서 회사 면접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때 인사담당자가 물었던 말이 바로 “당신은 한국어를 잘 합니까?”와 “당신은 한국 문화를 얼마나 잘 알고 있습니까”였다고 한다. 그제야 그 학생과 부모님들은 “왜 우리가 한국의 정체성을 잃으면 안 되는지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 이사장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자.  

 

”외국에서 현지 백인들과 경쟁해서 이기기 위해서는 7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한국어를 잘하고 그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다면 그것 자체가 아이들의 경쟁력이 됩니다. 이제 한국은 세계 10대 무역국가이며 한류를 통해서 전 세계 문화의 중심부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것 자체가 점점 경쟁력이 되어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곧 한국을 잘 아는 것만으로도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고, 취업에서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국이 없으면 우리가 없고, 우리가 없으면 한국도 없다는 마음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더욱 잘 가꾸어 나가야 합니다.”

 

 

 

평생 함께 할 한국인 인맥의 중요성

한국국제학교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국제학교는 이 같은 중요성을 학교 시스템에 잘 녹여 놓았다. 예를 들어 현재 한국국제학교에는 총 3개의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정규 국제 학교-토요 한글학교-현지인 한글 수업이 그것이다. 토요 한글학교에는 유치원 84여 명, 초등학교 145여 명, 중학교 25여 명 등 총 254여 명이 재학 중이며 정규 한국 교과서를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유치원 과정에서는 한글과 한국 문화, 초등학교에서는 국어와 수학, 중학교에서는 국어와 역사까지 가르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도 잃지 않으면서 국제적인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한국국제학교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토요 한글학교의 성과에 대해 조 이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토요 한글학교의 성과는 해외에서 거주하는 학생들이 모국어와 문화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등교하도록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재미있는 문화행사를 개최할 것입니다. 또 토요 한글학교 특성상 한 교실에서 수준차가 나는 학생들의 개별화 수업을 통해 체계적으로 지도하도록 지속적으로 세세한 부분을 보완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제 한국국제학교는 지금까지 쌓아온 내실을 바탕으로 더욱 큰 도약을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교육부의 지원도 매우 절실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향후 싱가포르 최고의 여타 교육기관과 협력하여 더욱 많은 교류를 해야 할 때입니다. 학생들을 더 많은 다양성에 노출시키는 소프트웨어적인 교육을 할 계획입니다. 또한 이와 함께 하드웨어적인 부분, 건물증축이나 운동장, 과학실 등에 최첨단 장비도 들여놓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도움도 절실합니다. 현재 교육부에서 우리 학교 예산의 일부를 지원하지만, 이 부분도 긴밀한 협의하에 더욱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에 있는 한국 인재들도 결국 나중에는 한국을 위해 일하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해외에 있는 한국인 인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또한 조재경 이사장은 자신의 오랜 외국 생활의 경험에서 ‘인맥의 중요성’을 매우 절실하게 느꼈다고 한다. 아무리 영어를 잘해도 결국 다른 민족끼리 ‘진정한 친구’가 되기보다는 우리 민족과 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 학창시절에 사귄 한국인 친구가 결국 사회에 나가서도 교류하고, 정보를 주고받고, 영혼적으로도 보다 풍성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한국국제학교가 중요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단순한 주입식 교육을 넘어서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간직하고, 한국인 친구들을 평생의 network로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싱가포르 한국국제학교가 더 많은 한국의 인재들을 국제적인 리더로 키워내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력을 더욱더 강하게 하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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