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홍차보다 품격 높은 우리나라의 ‘꽃차’

매일 꽃을 덖으며 자신을 낮춰야 하는 겸손함 필요

2019-07-24     정하연
경제적 풍요를 이룬 나라마다 공통점은 대화하며 차를 마시는 문화로 뿌리를 내렸다. 차 한 잔을 같이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면 정이 쌓인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한 시간에는 좋은 차가 어울린다. 한국의 꽃차는 깊이가 있다. 커피, 홍차보다 훨씬 매력적인 한국의 꽃차를 소개한다.
 
꽃차는
 
꽃을 덖는 정성, 사람을 정화하는 꽃차 
차를 마신다. 이 말은 쉽게 내뱉을 수 없는 말이다. 진짜 차를 아는 사람이라면 안다. 보기에 아름다운 차를 마시면 풍미가 있고 몸에서 받아들이면 건강해진다. 물처럼 한국의 꽃차를 마시는 그날이 언제쯤 올까.
 
테이블
 
커피와 홍차가 대중적이라지만 꽃차에 쏟는 시간에 비할 수 있을까. 고작 한 번 내지 두 번 정도 강하게 태워 말린 차일 뿐이다. 건조해서 가향 처리만 하니 차의 깊이는 약할 수밖에. 감히 달곰하고 깔끔한 맛의 국화차에 비할 수 없다. 국화를 아홉 번 쪄야 덖을 순서가 된다. 바라커피꽃차 박용주 대표는 바로 한국의 꽃차 보급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사람이다. 
 
바라커피꽃차
 
“꽃차를 배운 뒤로 한 번도 팬을 놓은 적이 없어요. 자연 앞에서 교만해지지 않고 오히려 더 겸손해져요. 오랫동안 국화차를 했지만 작년과 올해 또 달라요. 전라도, 강원도, 경상도 맛이 달라요.”
바라커피꽃차 박용주 대표가 지금껏 덖은 차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오랜 세월 꽃을 덖은 박용주 대표의 손이 명품이다. 아무리 좋은 재료라도 사람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법. 상술과 욕심을 버려야 한다. 매일 꽃을 덖으며 자신을 낮춰야 한다. 차를 마시는 누군가를 위해 정성과 마음을 다해야 한다. 손으로 만드는 먹거리이기에 기본을 지키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박용주 대표는 “꽃차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야 한다. 몸을 챙기면서 꽃차를 맛있게 마시는 사람이 더 많아야 한다”라며 “우리의 사명이다. 우리가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바라커피꽃차의
 
꽃차의 기록, 대한민국의 역사가 될 것 
명인 혼자 만족하는 꽃차는 아무 의미가 없다. 차를 열심히 덖었다 한들 마시는 사람이 만족하지 못했다면 헛수고 아니던가. 차를 만드는 사람은 잘난 척할 수 없다. 제멋에 차를 덖을 수 없다. 꽃차를 마시는 사람이 맛을 느껴야 하고 건강함을 만끽해야 한다. 눈높이를 맞추는 것. 박 대표처럼 꽃차의 선구자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그의 밑에서 꽃차를 배우는 후학이 짊어질 소명이다.  
지난 5월 24일 열린 ‘전세계 인류와 함께하는 휴먼 올림픽’에서 바라커피꽃차 박용주 대표는 꽃차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박용주 대표를 빼면 대한민국 꽃차의 흐름을 논할 수 없다. 현장에서 박 대표는 후배들이 발휘하는 기량을 응원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생각했다.
 
우측부터

“꽃차를 블렌딩하는 기록을 남기고 싶어요. 사진책과 꽃차책을 만들고 싶어요. 진정성 있는 차인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거죠. 소신이 있는 사람이 생기면 참 좋겠어요.”
꽃차의 선구자로서 어깨가 무거울 터. 그래도 그는 미래를 그리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정원을 가꾸고 싶다고. 작은 텃밭을 가꾸며 식용꽃차를 직접 재배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함께 꽃을 따서 꽃비빔밥을 해먹으며 수다를 떨고 꽃차를 배우며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정화하는 시간. 그의 로망이 꼭 실현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