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Interview 한국법학원 이기수 원장

‘세계법률가대회’를 통하여 대한민국 법문화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겠습니다‘

2025-04-08     정하연

 

한국법학원은 법관, 검사, 변호사, 군법무관, 대학교수를 회원으로 1956년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따라서 한국법학원은 국내 법조계와 학계를 아우르는 대표적인 법률가 단체로서 법률 도서관 운영, 법률 정보 제공, 영미법 등 다양한 법률 강좌 개설, 학술 심포지엄 개최, 대한민국 영문법전 발간, 해외 유학 지원, 법학회 창설 등을 주도해왔다. 현재 학술지 저스티스(The Justice)의 간행, 국제 교류, 격년제로 한국법률가대회 주관, 법학 논문상 시상 등을 통해 국내 법률문화 발전과 사법 행정의 세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216대 원장으로 취임하여 한국법학원을 이끌고 있는 사람이 이기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이다. 그는 지난해 2월 말 제17대 원장으로 재선출되었다. 디지털혁명과 지구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새로운 법문화 창출을 위하여 전력하고 있는 이 원장을 직접 만나 대한민국 법률가 조직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설립 66년만에 최초의 법학교수 출신 원장

이 원장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 학위, 독일 튀빙겐대학교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학계에서 활동을 이어갔으며,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한국상사법학회 회장, 고려대학교 총장(17), 대학교육협의회 회장,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 대한중재인협회 협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고려대 로스쿨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22년 제16대 원장으로 취임할 당시, 설립 66년 만에 최초로 법학교수 출신의 원장이라는 점에서 한국법학원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예고했다. 우선 연임에 대한 그의 생각, 그리고 향후 임기에 대한 포부를 들어보았습니다.

 

“20221월 원장으로 취임하면서 3 연임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2028년까지 6년간 원장직을 수행한 뒤, 후임에게 자리를 넘길 계획입니다. 2022년 제16대 원장으로 취임했을 당시, ‘공부하는 법률가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습니다. 공부하는 판사, 검사, 변호사, 교수 등 구성원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법률가로서 지속적으로 학문을 탐구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 목표입니다. 현재도 이러한 방향으로 한국법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상사 박사연구원 6명이 대법원과 법무부에서 제공하는 주요 과제를 분석한 연구보고서와 자율적으로 선정한 현안 보고서를 각각 두 편씩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를 연말에 책으로 발간하고, 법학 학술지 저스티스에도 게재하여 한국법학원의 연구 기반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 원장의 의지와 신념은 지난해 10월 개최된 한국법률가대회에서 실천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학회 중심으로 구성되었던 프로그램이 대법원, 헌법재판소, 법무부, 대한변호사협회, 한국법학교수회 등 주요 기관과의 학문적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된 것이다. 또한 그간 한국법학원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사법정책연구원, 헌법재판연구원,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각각 하나의 주제를 발표하고, 다른 기관들이 토론자로 참여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기관 간 의견 교류가 활성화되고, 법조계와 법학계의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러한 변화는 내년에 개최될 세계법률가대회구상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법학원을 구성하고 있는 대법원, 헌법재판소, 법무부, 대한변호사협회 및 한국법학교수회와 상호공동연구 등, 협약이 체결된 사법정책연구원, 헌법재판연구원,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한국법제연구원 및 49일에 MOU를 체결할 법제처 등이 각각 미주 법률가 조직, 유럽 법률가 조직, 아시아 법률가 조직과 각 세션을 공동으로 주최하며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방안이 구상되고 있습니다.

세계의 법연구소를 초청, 세미나 개최

 

오는 2026년은 한국법학원이 창립 7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이에 맞춰 70년사 책자를 발간하고, 법률가들의 국제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지난 해 제14회 한국법률가대회에서는 특별히 독일법률가대회(Deutscher Juristentag)와 사법통일국제연구소(UNIDROIT)를 초청하였으며, 이는 우리나라 법률가들의 국제적 협력과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시험무대였습니다. 20261025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되는 제15회 한국법률가대회를 세계법률가대회로 격상해 개최하려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법문화를 해외에 알리고, 동시에 외국의 법문화를 배우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또한, 미주, 유럽, 아시아의 법률가 조직들과 협력하여 우리나라 법률가들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힘쓰겠습니다. 현재 사용 중인 용산 청사의 공간을 추가로 확보해 연구부를 신설하고, 세미나와 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할 계획입니다. 특히, AI 관련 강좌 등 시대 변화에 맞춘 교육을 법률가와 일반 국민들에게 제공함으로써 법학교육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합니다.”

현재 세계법률가대회의 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다. 한국법학원이 주관하며, 구성기관인 대법원, 헌법재판소, 법무부, 대한변호사협회, 한국법학교수회 및 MOU체결기관이 공동주최한다. 부원장회의를 정례화하여 필요한 사항을 논의하고 있으며, 세계법률가대회 준비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 228일에 제3차 준비회의가 열렸으며, 4월 마지막 금요일에 제4차 준비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발표자는 미국, 유럽, 아시아의 법연구회와 독일법률가대회, 사법통일국제연구소(UNIDROIT) 등에서 초정 된다. ‘법을 통한 사회통합이란 대주제로 각 기관에서 2개 정도의 세미나를 총 16개의 섹션으로 고려대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대회를 통해서 이기수 원장은 대한민국의 법률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외국의 우수한 법률문화를 도입하여 법치국가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 데 있어 법률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합니다.

 

특히, 현재 한국법학원은 재정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긴급한 이슈를 안고 있다. 과거에는 대법원과 법무부를 통하여 국고를 지원받았지만 이후 일원화해서 지금은 대법원으로부터 국고지원을 받고 있으나, 그 활동 규모가 커져서 기업들로부터 기부금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자신만의 복안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과거부터 출중한 모금 능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우선 이 원장 자신이 개인적으로 1억 원을 기부했고, 이중 5천만원은 세계법률가대회 준비에 사용할 예정이며, 나머지 5천만원은 매년 1천만원씩 법학논문상을 수상한 학자와 법조인에게 향후 5년간 지급할 예정이다. 기업과 법무법인, 변호사와 지인들로부터도 15천여만원의 기부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기수 원장은 한국법학원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많은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는 중이다. 올해 1분기에만 해도 국내 외를 오가면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112일에는 비엔나에 위치한 European Law Institute(ELI) 사무국을 방문해 전임회장이며 현재는 ELI 과학 책임자인 크리스티아네 벤데호르스트, ELI 사무총장인 바네사 윌콕스를 예방했다. ELI의 회장인 스위스 프리부르대학교 교수인 파스칼 피호나츠 교수는 온라인으로 회의에 참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2026년 서울에서 열릴 제15회 세계법률가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상호 협력 방안 등 향후 협력에 대해 뜻깊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1월 말에는 대법원장 예방 및 상임이사회의를 개최했다. 이기수 원장과 한국법학원 상임이사진은 121일 오전 조희대 대법원장을 예방해 한국법학원의 운영과 발전 방안에 대하여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이날 환담에는 한국법학원 임성근 총무 이사(법무법인 해광 대표변호사), 김홍석 사업이사(법무법인 KP&PARTNERS 변호사)를 비롯해 김학석 재무이사(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정혜련 섭외이사(경찰대 법학과 교수), 이우영 기획이사(서울대 법전원 교수)와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 윤성식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정윤형 대법원장 비서실장, 이국현 법원행정처 사법등기국장도 동석했습니다.

이외에도 고려대학교 개교 120주년 기념 다큐 영상 촬영, 재능학원 이사회 및 학위수여식 참석, 한국상사법학회 전임회장단 회의 참석, 서울대 총동창회 수요 특강 참석,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KNA AMP과정 신년 인사회 및 신년 특강 참석, 이병주기념사업회 실무회의 및 운영위원회개최, 한미우호협회 이사회 및 총회 참석, 이중근 부영그룹회장 KAIST 명예박사학위 수여식 참석 등의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이러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도 이기수 원장은 오랜 사유와 통찰을 통해서 한국 사회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이어 나간다. 특히 이 원장은 저명한 법학자로서 오늘날 한국의 혼란에 대해서도 한마디 남겼습니다.

권불십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권력이 커 보여도 10년을 넘어가는 권력은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준법정신을 일상생활의 기본으로 삼아 헌법과 법률 그리고 법적 양심(legal mind)에 따라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리하여 작금의 탄핵정국도 잘 마무리되리라 생각합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지구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법률문화의 발전을 위하여 법을 통한 사회통합을 대주제로 하는 20261025-28일에 개최되는 세계법률가대회의 성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