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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준비하는 한동훈, 어떤 시나리오 있나?

2025-04-09     박경민기자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당대표직에서 사퇴한 한동훈 전 대표의 정계 복귀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당시 그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통과에 대한 당내 압박과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결국 대표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향후 정국의 질서가 대요동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가 다소 발 빠르게 복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그간 정치권을 경험했던 그가 대표직 사퇴를 계기로 정치를 완전히 접을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비록 어쩔 수 없이 정치를 못 하게 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한때 여당에서 대권 도전 1순위였다는 점에서 그의 정치 행보 재개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현재 여당 내 지형도와 당내 지지 세력이 많지 않아 생각보다 험로가 예상된다. 그는 과연 언제, 어떤 이슈를 들고 정계에 복귀할 것인가?

 

건강한 보수내세우며 3월 초까지 복귀할 듯

한동훈 전 대표의 정계 복귀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린 시점은 바로 지난 1월 중순부터 설 연휴까지였다. 당시 그는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를 연속적으로 만나면서 자신의 정치적인 미래를 타진한 바 있다. 그들 사이에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간 정치를 하면서 겪었던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고 복귀 및 향후 정치 진로에 대한 의견을 의논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의 이러한 움직임과 함께 과거 친한계 인사들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젊은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이른바 언더(UNDER)73’이라는 모임이 결성되고 유튜브 채널이 개설되었다. 한 전 대표가 1973년생이기에, 그 이하의 젊은 정치인들이 주류를 이루며 ‘73년생 이하 젊은 정치인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채널은 개설 후 단 이틀 만에 구독자 수가 1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당시 그들은 모임과 채널의 개설 이유에 대해 건강한 보수, 그리고 보수의 미래. 그것을 우리 젊은이의 힘으로 만들어 간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향후 채널이 정치 현안뿐 아니라 다양한 주제의 영상을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주로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정치 세력화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이러한 움직임에서 가장 전면에 나선 이는 바로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이다. 그는 지난 26‘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한동훈 대표님이 대선을 목표로 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복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안별로 의견을 피력하고 또 한동훈이 만들고 싶은 대한민국을 국민들께 보여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신뢰를 주고 또 검증받는 시간, 무엇보다 윤 대통령과는 다르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시간, 그런 것들이 필요하지, 이 배신자 프레임 때문에 시간을 지체하면 안 된다.”

이는 현재 친한계 인사들이 매우 강력하게 한 전 대표의 복귀를 원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으며, 일단 복귀가 이루어지면 매우 강력한 계파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안팎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복귀의 시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 정치인들이 복귀를 결정하는 시기는 매우 민감하고 예민하게 다룬다. 한마디로 복귀는 타이밍의 예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대체로 ‘2월 안~3월 초라고 보는 시간이 매우 유력하다. 이는 현재 구속된 윤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한창 탄핵 재판이 진행되고 있으며, 변론기일이 끝나기 전에 등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의 탄핵 심판 속도라면 대략 2월 안에 끝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때 등장하는 것이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의미이다.

 

국민의힘, 극우 세력과 결별 못하고 있어

탄핵 인용 전에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만약 탄핵이 인용된 이후에 한 전 대표가 등장하게 되면 그 비난의 화살이 고스란히 한 전 대표에게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 전 대표는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내란을 자백했다는 말을 해서 당내에서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 어떤 의견이든 간에, 현재로서는 ‘2월 안~3월 초가 가장 적절한 시점으로 제시되고 있다. 또한, 만약 탄핵이 인용되고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이 시간을 넘겨서는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중요한 점은 이렇게 복귀한 후에 한 전 대표가 성공적으로 대선 후보가 되고 향후 꾸준히 정치를 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일단 유리한 점도 있다. 만약 윤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한 전 대표는 애초부터 계엄 선포를 공개적으로 비판했기 때문에 과거 자신이 탄핵을 찬성했다는 것이 옳았다는 명분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여당이 싫지만, 이재명 대표도 싫은 중도층의 민심을 대거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꾸준히 강조하면, 이러한 사법 리스크가 전혀 없는 한 전 대표의 존재감이 극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통적인 국민의힘 지지층의 지지 여부다. 사실 일부 우파, 그리고 극우 진영의 사람들은 한 전 대표를 극렬하게 비판한다. 이른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배신자라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당내에서의 조직력도 큰 문제다. 선거는 결국 조직력 싸움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정치에 입문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한 전 대표가 과연 다른 보수 후보들을 제치고 국민의힘 대권 주자가 될 수 있는지도 미지수다.

최근의 지지율에서도 불리한 입장이다.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21~2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김문수 장관이 20.3%, 한 전 대표가 6.7%로 집계됐다. 무려 3배가 넘는 차이다. 이는 보수층의 마음이 완전히 한동훈 전 대표에게서 멀어졌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하지만 지지율은 언제나 변하는 법이다.

만약 한 전 대표가 복귀할 때라면 진짜 보수라는 이슈를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실제 친한계 의원 및 당직자들은 진짜 보수의 복권, 진짜 보수의 노선을 벌써부터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이 비상계엄 및 내란 사태를 겪으면서 점차 극우화되는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극우 세력을 완전히 끊어내지 못하고, 또한 윤 전 대통령과도 결별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한 전 대표가 진짜 보수’, ‘유능한 보수라는 이슈를 들고 나오면 중도층의 마음이 움직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하지만 또 하나의 문제는 한 전 대표가 등장할 경우, 국민의힘 내부에는 또다시 분열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비상계엄령 직전에도 이미 당내에서는 친윤계와 친한계의 갈등과 대립이 극에 치달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 전 대표의 입장에서는 복귀를 하지 않을 수도, 대권에 도전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국민의힘의 미래에는 앞으로도 험난한 길이 예고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