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사람들....

2025-04-09     숙명여대 기후환경융합학과 이승은 교수

 

우리가 살아가는데 쉽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일회용 컵, 비닐 등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거나, 에어컨을 틀면서 긴 옷을 입는 다거나, 소비를 많이 하는 것이 한 때는 미덕이었다. 자원을 사용하여 소비를 하는 것이 행복하면 좋으련만, 사회적 분위기는 조금 거리가 많아 보인다. 모든 것이 이윤 획득을 위한 수단이 되어버린 인간의 삶 속에서 중요한 인간관계나 자연과의 교감도 뒷전이 되었다. 그래서 요즘 젊은 세대는 많이 배우고, 경제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기력과 우울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질병의 치유는 병에 대한 인정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기후위기라는 큰 주제는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고,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어떻게 더 깨끗하고, 건강한 지구에 살까?’ 질문하며, 보다 더 행복한 미래에 대한 고민을 커뮤니티를 통하여 함께 나누는 것 또한 필요하다.

필자는 이 커뮤니티 공간을 함께하며 젊은 세대들의 고민을 경청하면서, 소소한 질문에 답변을 쓰곤 한다. 첫 번째 올라왔던 글을 기억한다. “이상한 봄 날씨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언제 꽃망울이 터지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4월에 난데없이 더위를 느낀다. 소풍가는 옷차림으로 꽃놀이를 갔지만, 너무 더운 날씨에 지쳐서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날씨 덕분에 예쁜 벚꽃이 며칠 만에 빠르게 져버려서 예전에 반복되던 불평이 이제는 문제의식으로 변한 것이 묘하게 느껴졌다.”

친구들과 LA 여행을 다녀왔다. LA는 매우 건조한 지역으로 주변 켈리포니아는 기후위기로 큰 산불이 나는 곳이다. LA의 산에 산불로 검게 타버린 모습을 기사로 접했을 때는 그저 여행지를 제대로 즐기지 못할 거라는 안타까움만 느꼈었는데, 직접 눈으로 바라보고, 그 심각성을 인지하게 되었다. 또한 산불이 무자비하게 할퀴고 간 흔적들 자신이 배출한 탄소(소비, 육식 섭취, 과한 에너지 사용 등)의 기억이 중첩되면서, ‘인간의 모든 행동이 기후위기와 연결된다.’라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다.

빠르게 바쁘다는 핑계?로 인해 배출되는 일회용품들 배달 대신 다회용 용기에 포장해오기,’자연 식물식 챌린지등 일상에서의 작은 실천들이 기후위기를 없었던 것처럼 뿅~ 하고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동시에 작은 실천들이 세상을 바꿀 마중물이라 생각한다. 모든 실천을 다하라는 것은 물론 아니다.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것부터 실천하고 해결했을 때, 나 스스로가 행동하며, 뿌듯함을 느낀다면 주변에도 그 영향력이 미치게 될 것이다. 머리로만 걱정하기보다 실제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 그 실천이 아무리 작다하더라도..

환경 실천은 다이어트나 운동하는 습관들이기와 비슷하다. 무엇이 내 몸에 좋은지 머리로선 알지만, 실천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아는 만큼 변화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기후위기란 주제가 인생의 끝날 때까지 인간사회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사회현상이다. ‘기후위기가 심각해!!’라며 마음이 불편함을 가졌음에도 작은 실천 하나 하지 않는 다면, 그 사람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는 사람과 똑같다.

예전에 비해 플라스틱 사용에 관대해지거나, 매우 느슨한 비건을 실천하기도 한다. 가족과 한 지붕에서 살다보니 스스로 통제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변명도 해본다. 그런데 들려오는 뉴스에서는 바로 폭염에 폐사한 비인간 동물들의 숫자가 내 눈에 포착이 되었다. 2024년 여름 6~8월까지 폐사한 가금류만 약 99만 마리, 돼지는 6만 마리에 달한다고 한다.(행정안정부) 기후로 인해 고통 받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영역에서 기후로 인해 많은 생명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실천해야 한다.

 

마음이 느슨해질 때 주면 사람들이 다시 붙잡아 주는 커뮤니티의 힘!! 아는 만큼 행동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새삼 깨닫고, 그럼에도 뭔가라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변화를 만든다.’는 점을 상기하면, 가슴 한 쪽이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