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향연(饗宴)
2025-05-27 월정 조영환 예술가
4월의 새봄은 맑고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두둥실 떠다니고, 선선한 바람과 따스한 햇볕이 한껏 기지개를 켜는 농부의 주름진 얼굴에 밝고 환한 미소를 선사한다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하고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해 사람들의 생활 환경은 자연으로부터 나날이 멀어지고, 감성 4월에 맞이하는 절기는 청명(淸明, 4일)과 곡우( 穀雨, 20일)이다.
유채꽃과, 매화가 개나리를 응원하고, 진홍빛 영산홍과 산철쭉, 벚꽃이 봄이 오는 길목에서 어디선가 춘풍(風)이 건듯 불어와 대지는 금세 화기(和氣)로 충만해진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대지를 무르게 하고 단단한 논밭을 촉촉하게 적시며, 곡식이 자라는 데 도움을 주는 비를 내리는 곡우는 농부의 쟁기질을 돕는다. 논두렁 밭두렁 그리고 작은 숲과 너른 들판에서는 꽃들의 만개 소리가 힘차다 노란 민들레를 필두로 개나리와 진달래가 경쟁하듯 노랑과 분홍의 색 잔치를 벌인다.
4월의 하늘이, 4월의 산과 들이 우리를 부른다. 잠시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 호젓한 강변이나 나직한 산등성이에 앉아 서정시 한 편을 읊조려 보고, 목련꽃 그늘에 화폭을 펼치고 앉아 점점 메말라 가는 세월을 잠시 등지고 스케치북에 이리저리 그려 볼 때, 등 뒤로 불어오는 바람, 눈 위에 따뜻한 태양 빛, 시야에 들어오는 봄의 향연을 내 마음에 담아진 것 화폭에 후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