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Interview 충남문화재단 4-5대 전임 대표이사·K-문화르네상스포럼 김현식 운영위원장
“한국이 21세기 세계 문명을 이끌 수 있도록 더 많은 청년들이 위대한 꿈을 꾸도록 하겠습니다”
르네상스(Renaissance)는 14세기부터 16세기 사이에 유럽에서 일어난 문화 및 예술 부흥 운동이다. ‘재생’과 ‘부활’을 의미하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르네상스는 중세 시대의 신(神)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문화를 재발견하고 인간의 가치와 이성을 중시하는 인본주의를 핵심 사상으로 삼았다. 바로 이러한 르네상스의 정신을 새롭게 이어받아 대한민국의 문화를 혁신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단체가 ‘K-문화르네상스포럼’이다. 이 포럼은 오래전부터 ‘한류 문화의 초석을 깔았다’고 평가받는 김현식 운영위원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1996년 코리아를 세계에 알리는 아리랑TV 설립 기획팀장부터 8년여간 한국문화의 광개토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로 열심히 일해왔으며, 국내 케이블, 아시아 위성방송, 글로벌 방송 모두 입안하면서 명실공히 한류의 선두 주자로서 일을 해왔다. 충남문화재단 4-5대 대표이사이기도 했던 그를 직접 만나 앞으로 K-문화르네상스포럼의 미래와 한류의 또 다른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중제 ‘국민문화운동체’ 건설 필요성 역설
김현식 운영위원장은 2005년부터 사단법인 한국뉴미디어방송협회 사무총장을 맡아 방송학자들과 함께 디지털 미디어의 규제와 진흥 정책을 연구하고 정부에 제안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활동은 한국의 뉴미디어 시대를 여는 데 중요한 기여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2020년부터는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낙후된 재단을 맡아 3년여 만에 최우수 공공기관으로 변화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돼 온 예술·문화 지원 시스템의 불공정성을 제도 혁신과 소통을 통해 개선하여 전국적인 모범 사례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문화의 달 50주년 국가 행사를 유치해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며, 제1회 전국 윷놀이 대회를 마련하고 국가 무형문화재 지정까지 이끌어내는 등 굵직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그가 K-문화르네상스포럼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24년이었다. 당시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신의 뿌리인 ‘개천(開天)’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민족운동·통일운동 원로들이 중심이 되어 ‘개천포럼’을 결성했다. 이들은 매월 정례 포럼을 열며 한국사의 정신적 기반을 탐구하는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개천문화세계대축제’의 필요성에 공감이 모아지면서 당시 충청인문예술포럼 상임대표로 K-문화르네상스운동을 주창해온 김현식 위원장이 축제 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으로 선임됐고, 이어 10월에는 ‘개천문화세계대축제준비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다만 그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하나의 새로운 축제행사가 아니라 온국민과 전세계 한민족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르네상스운동’이 필요하고 이를 선도해 갈 국민문화운동체 건설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는 점을 설득하고, 그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로 개천축제를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국민문화운동체를 출범시켜 코리아의 올바른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한국이 문화 강국으로 거듭나는 토대를 마련해야 하는 당위성을 설파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민족운동, 통일운동, 역사운동 단체들이 뜻을 모아 K-문화르네상스포럼을 우선 창립하기로 합의했고, 지난 8월 국회에서 포럼이 공식 출범했다. K-문화르네상스포럼은 앞으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재발견하고 재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역사 광복’과 ‘문화 독립’을 실현하고, 정신문화의 새로운 한류를 창조하여 지구촌을 선도하는 문화 선진국 건설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인 정체성 확립에도 전력 투구
”한국은 위대한 나라입니다. 식민지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나라입니다. 또한 수천 년 이어져 온 유구한 역사와 고유한 문화를 지켜내고 가꾸어 온 근본이 있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 안에는 식민지의 잔재와 사대주의가 남아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이 왜곡하고 조작한 역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채, 지금 이 순간에도 동북아시아는 치열한 역사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더 이상 서양을 맹목적으로 숭배하는 문화적 사대주의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이미 서구 문명도 그 한계에 봉착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코리아 문화예술의 광개토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역사와 문화를 바로 세우고, 새로운 문화 르네상스를 일으켜 세계 속에 우뚝 서야 할 때입니다.”
다만 포럼을 만들기까지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쉽지 않았던 문제가 바로 주력 단체들 참여와 관계 설정의 문제였다. 각 단체 역시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정체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논의가 한 방향으로 향하지 못했다. 단체마다 포럼에 거는 기대가 달랐고, 나아가고자 하는 목표에도 차이가 있었기에, 이를 조율하고 공통의 방향을 만들어 내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결국 이러한 난관을 하나하나 극복하는 과정이 포럼 창립의 의미를 더 크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결성된 포럼은 향후 크게 3가지 방향에서 각각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력 투구할 예정이다. 우선 한국인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는 일이다. 우리 국민은 지금 지도자부터 어린이까지 ‘대한’의 의미나 ‘태극기’의 상징성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체성 확립은 단순한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적 자부심과 미래를 향한 의식을 세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또한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는 일 역시 필수적이다. 대륙사관을 기반으로 한 역사 인식, 인류 공영을 추구하는 홍익정신, 그리고 세계와 소통하는 열린 민족주의는 한국이 지켜온 정신적 자산이다. 이러한 가치들을 오늘의 현실 속에서 재해석하고 계승하는 일은 국민 모두의 과제라 할 수 있다. 아울러 민족 통일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인식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분단은 단순히 국토의 분리가 아니라 민족의 에너지를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통일의 기반을 조성하는 일은 한국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대적 사명이며, 장기적으로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도 불가피한 과제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서 김 위원장은 어떤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는 것일까?
“우선 앞으로 월례포럼을 꾸준히 이어가고자 합니다. 인문학을 중심에 두고 역사와 철학을 다시 발견하는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우리 스스로의 뿌리를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음력 10월에 열리는 개천문화세계대축전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장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놀이문화의 세계화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전국 윷놀이대회를 통해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문화를 만들고, 더 나아가 남북 교류와 유네스코 등재까지 추진하여 세계 속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로 확장시키려 합니다. 생명평화축제 역시 제가 꼭 이루고 싶은 일 중 하나입니다. 풍류를 바탕으로 인간과 지구가 함께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축제를 열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세계민주주의축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선진국으로서 코리아가 중심이 되어 세계가 함께 민주주의의 미래를 논의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장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새로운 문화 르네상스를 열어가는 길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결국 제가 하고자 하는 모든 일의 목표는 우리 문화의 힘으로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서 당당히 빛나는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제가 꾸는 꿈이고 반드시 이루고 싶은 비전입니다.”
아리랑TV에서도 혼신의 힘 다해
특히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문화운동이 기본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를 위해 전국 조직을 구축하고 법인화를 추진하며, 민족운동·통일운동·역사운동 분야의 원로들이 앞장서기로 했다. 또한 미래 세대를 위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사업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이 이어질 경우 1년 후에는 새 시대를 여는 문화운동이 본격화되고 국민적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또 다른 축제를 준비하는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경영 철학은 열정 없이는 어떤 성과도 이룰 수 없다는 신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솔선수범을 통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온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과거 아리랑TV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 업무에 임했다. 세계 방송망을 구축하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감수했으며, 동유럽 시장 개척에도 집중했다. 특히 모스크바 케이블에서 NHK 방송이 하루 6시간 편성될 때, 아리랑TV가 24시간 송출되도록 성사시킨 일은 큰 성과로 꼽힌다. 그는 당시 현지 출장을 가서 호텔 방에서 아리랑 채널이 나오자 채널을 켜 놓고 밤새도록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던 경험이 있다고 회상한다.
“불과 25년 전만 해도 저는 한국 문화의 광개토시대를 꿈꾸며 칼럼을 썼습니다. 그때만 해도 제 글에서 말한 비전이 제 생애 안에 이루어질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제 삶의 시간 속에서 초석이라도 다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인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꿈이 현실이 되어 세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우리 코리아는 기적 같은 역사를 써 온 위대한 나라이고, 위대한 국민입니다. 이제 우리는 세계사의 주역이 되는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더 큰 꿈을 꾸고 자신 있게 도전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여, 위대한 꿈을 꿀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지금 세계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럽다고 할 수 있다. 오랜 평화의 시간이 끝나고 세계 곳곳에서 전쟁의 포화가 솟구치고 있다. 이제는 평화와 연대를 말하며, 인간 존중의 가치를 담고 있는 한국 문화가 세계 문명의 중심에 설 차례이다. 그 장엄한 여정에 K-문화르네상스포럼 김현식 운영위원장이 앞장설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