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Company 씨스존(주) 정찬원 대표이사
물류 분야의 디지털 전환, 앞으로도 한우물을 파면서 전진하겠습니다
이번 제33회 물류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인물은 씨스존(주)의 정찬원 대표이다. 2011년 창립 이래 통신·네트워크 기술을 바탕으로 물류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 물류 구현을 선도해 온 ICT 기반 물류 기술 전문기업으로, 지난 수년간 물류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혁신적인 물류 소프트웨어와 IoT 솔루션, 스마트 물류 장비를 개발·상용화하며 물류 산업 진흥에 크게 기여해왔다. 사실 우리나라 물류 산업은 그동안 물류 자원 활용의 비효율성, 콜드체인 관리의 어려움, 위험 물질 운송의 안전 문제, 택배 터미널의 설계 최적화 부족, 물류 현장의 높은 노동 의존도 등의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찬원 대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첨단 ICT 기술을 물류 현장에 적용하여 물류 프로세스 전반의 가시성을 확보해 물류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안전한 운송 환경을 구축하는 데 주력해왔다. 특히 콜드체인 모니터링, 위험 물질 운송 안전관리, 디지털 트윈 기반 터미널 설계, 물류 자원 위치 추적, 스마트 운송 장비 등의 분야에서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하며 물류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큰 기여를 해왔다.
“물류는 무궁무진한 성장 분야”
씨스존은 물류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주도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2011년 창립 이후 두 번째 창업에 성공한 정찬원 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해 왔다. 정 대표는 대우통신에서 경력을 쌓은 뒤, 네트워크·디바이스 개발, 교통 관련 데이터 수집 시스템, 차량 안전 관제 분야를 거쳤다. 당시만 해도 물류 산업은 기술 인프라가 부족했지만, 아마존과 쿠팡의 부상으로 물류의 중요성이 급격히 커지던 시기였다. 씨스존은 이런 변화에 발맞춰 물류 현장에 첨단 ICT 기술을 접목하는 데 주력했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KT,LG U+ 등 통신 대기업과 협력해 장비 개발과 네트워크 인프라 관리 서비스를 수행했다. 안양에 자체 공장을 두고 있으며, 삼성·현대 등 대기업의 내부 네트워크 유지 보수와 장비 교체 작업을 장기간 수행해 왔다. 이러한 통신 인프라 기술력이 씨스존의 핵심 기반이 됐다.
이후 회사는 국토교통부의 공공 과제에 참여하며 ‘위험물 관제탑 시스템’, ‘AI 기반 교통 관제 시스템’ 등 국책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단순한 물류 운영 효율화에서 나아가 지능형 물류 관리와 콜드체인 통합 솔루션 등 고도화된 시스템 개발로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는 온도·습도·보관·운송 등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관리하는 디지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특히 의약품 물류 시설의 온도 유지 및 추적 관리 기술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씨스존의 연구소는 물류 디바이스 개발뿐 아니라 물류센터 시뮬레이션, 교통 관제,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국책 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물류 산업의 구조적 혁신을 지원하는 기술 중심 기업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회사의 매출 구조를 보면 ‘물류 포지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수준이다. 정 대표는 물류 시장을 ‘무궁무진한 성장 분야’라고 평가한다.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지능화와 효율화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물류 산업의 방향성에 씨스존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탁월한 기술력 갖춰
이러한 활동을 해 오면서 정찬원 대표는 다양한 공적을 인정받았다. 우선 그는 물류 산업 혁신 기술 및 솔루션 개발을 통한 국가 물류 경쟁력 향상에 기여했다. 씨스존은 2021년 4월부터 국토교통부의 ‘콜드체인 상태정보 관리 및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 구축 기술 개발’ 연구 과제에 참여해 식품과 바이오·의약품 등 유통 환경에 적합한 정온 물류(TCL) 모니터링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콜드체인 전 구간의 온도, 조도, 습도, 충격 등 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관리하고, 이상 징후를 즉시 알림으로 제공해 온도 민감 제품의 변질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이 플랫폼은 특정 제조사의 온도 센서에 의존하던 기존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센서 기기를 수용할 수 있는 개방형 데이터 구조로 개발되었다. 클라우드와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 기반으로 구축돼 확장성과 안정성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씨스존은 국토교통부의 ‘고부가가치 융복합 물류·인프라 혁신 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참여 기업을 대상으로 실증을 완료하고 기술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후 공항로지스틱스, 에이씨티, 세중해운 등 온도 관리가 필요한 물류 업체와 협력해 사업화를 추진 중이며, 2025년에는 GC 헬스케어의 임상시험 물류 관리 시스템(G-Hub)과 연동을 통해 본격적인 사회 확산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트윈 기반 택배 터미널 설계 시뮬레이션 도구 개발은 매우 탁월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또 정찬원 대표는 2021년부터 국토교통부의 ‘도심 공동 물류 택배 터미널 구축·운영 기술 개발’ 연구 과제에 참여해 택배 터미널의 설계와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뮬레이션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이 도구는 드래그 앤드 드롭(Drag & Drop) 방식으로 가상 터미널의 레이아웃을 손쉽게 구성하고, 처리량과 비용을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분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컨베이어, 소터, 운반 차량, 작업자 등의 3D 모델을 통해 실제 운영 환경을 시각적으로 재현하며, 이를 바탕으로 화물 처리량, 인건비, 배송 효율 등을 예측해 최적의 터미널 설계를 지원한다. 이 시스템은 디지털 트윈 기반의 시뮬레이션 기술로, 현실 데이터를 연동해 문제를 재현하고 개선안을 도출할 수 있다. 새로운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기 전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비용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위험 물질 운송 안전 단말 개발 및 보급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씨스존은 2019년 ‘물류정책기본법’ 개정에 따라 위험 물 운송의 안전 관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위험 물질 운송 안전 단말기(SD-T0040)를 개발·보급했다. 이 장치는 내비게이션과 디지털 운행 기록계 기능을 통합한 일체형 단말기로, KC 인증과 DTG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차량의 배선만으로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으며, 자동 전원 On/Off 기능을 갖춘 저전력 알고리즘을 적용해 차량 환경에 최적화됐다. 이외에도 디지털 운행 기록계(DTG) 개발 및 보급, 전기차 통합형 OBD 단말 장치 개발, 곡물 보관 환경 제어 시스템 개발을 통한 농업 물류 혁신, 전기 구동 냉동 트럭 통합 제어 시스템 개발을 통한 콜드체인 물류 디지털화 등도 매우 큰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소명과 자기만의 확신을 유지해야
이렇게 큰 성과를 낸 데에는 정찬원 대표의 ‘선택과 집중’의 경영이 큰 힘을 발휘해 왔다.
“저희 회사의 강점은 통신과 네트워크 분야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인프라 역량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통신 인프라에만 머물지 않고, 기술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서도 누구나 보편적인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짧은 시간 안에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저희 역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생존을 넘어, 3~5년 단위로 새로운 혁신을 이루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현재 매출은 500억 원 규모이며, 산업 구조상 기관 및 프로젝트별 매출 변동이 있지만 추후 IPO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회사 설립 이후 최초로 자체 개발한 키오스크 제품을 상용화하여 판매에 성공했습니다. 앞으로도 저희는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와 산업적 성장을 동시에 이루는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정찬원 대표는 회사를 ‘빵을 나눠 먹는 집단’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구성원의 행복과 복지를 기업 성장의 핵심으로 보고 있으며, 직원들이 학업이나 자기계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이 대학원 진학을 원하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회사에서 성장한 인재가 다른 곳으로 이직하더라도 산업 전체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이다.
정 대표는 대학 시절 대우그룹에 입사하며 김우중 회장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을 인생의 신조로 삼았다. 그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일에 흥미를 느꼈으며, 효율적 시스템을 기반으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ICT 분야가 자신의 적성과 잘 맞는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는 운동을 즐기며,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도 깊어 아내와 함께 관련 서적을 자주 읽는다. 그는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다음 단계는 인문학적 통찰력일 것”이라며, 기술과 인간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이 미래 사회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그는 자신의 경영 노하우와 미래의 청사진에 대해서 이런 말을 남겼다.
“저는 이제까지 한우물을 파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업의 기본 문화는 혼자만의 이익이 아니라, 함께 나누고 성장하는 문화를 지향해야 합니다.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윤을 넘어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회사의 핵심은 지배구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원 간의 지식 공유가 활발할수록 회사는 성장하고, 그 성장은 곧 주주 가치로 이어집니다. 결국 구성원이 잘되어야 회사도 잘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좋은 인재를 확보하는 일도 빠질 수 없습니다. 특히 IT 인력의 급여 수준이 높아진 만큼, 합리적이고 공정한 보상 체계를 만드는 일에 늘 신경을 씁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로봇화와 자동화를 통해 한층 더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 모든 노력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들의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현재 씨스존의 총 직원은 100여 명에 달한다. 정 대표는 늘 직원들에게 ‘전진하라’고 독려하고 있으며, 소신과 철학을 갖고 소명과 자기만의 확신을 유지하면 분명히 열매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