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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노믹스

고요한 색의 시간, 조르조 모란디를 만나다 《조르조 모란디》

Giorgio Morandi  Still Life, 1956, Oil on canvas, 30 x 45 cm Museo Morandi | Settore Musei Civici | Comune di Bologna

매일같이 병과 화병을 바라보며 일생을 보낸 화가가 있다. 조르조모란디에게 세상은 수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야 하는 곳이 아니라, 하나의 장면을 오래 바라볼수록 더 깊어지는 세계였다. 그의 화폭에 놓인 사물은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오브제이지만, 그곁에 머무는 빛과 공기는 매번 다른 표정을 만들어낸다. 옅은 회색과 베이지, 아련한 색감이 조용히 스며들며 온기를 남긴다. 그렇게 모란디의 그림은 무엇인가를 강렬하게 말하기보다, 오래 바라보는 사람에게만 천천히 말을 건넨다. 빠르게 지나가는 오늘의 시간 속에서 그의 그림 앞에 서는 일은 어쩌면 세상을 다시 천천히 보는 일일지도 모른다. 이번 전시는 그 조용한 색채의 세계를마주하며, 깊이 바라본다는 것의 의미를 되묻는다.

20세기 이탈리아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조르조 모란디(Giorgio Morandi, 1890–1964)의 작품 세 계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전시, 《조르조 모란디》가 오는 11월 21일부터 2027년 3월 1일까지 더현대 서 울 ALT.1에서 열린다. 

Giorgio Morandi  Still Life, 1952 Oil on canvas, 32 x 48 cm  Museo Morandi | Settore Musei Civici | Comune di Bologna

12년 만에 다시 만나는 모란디의 세계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조르 조 모란디: 모란디와의 대화》 이후 12년 만에 본격 적으로 개최하는 《조르조 모란디》는 모란디의 고향 인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그의 작품과 유산을 보존· 연구해 온 모란디 미술관(Museo Morandi)과 문화예술사업 기획사 ㈜하지가 공동으로 추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모란디 미술관의 주요 소장품을 중심으로 여러 기관과 개인 소장품을 함께 선보이며, 초기부터 말년까지의 회화 세계를 폭넓게 조망한다. 유화와 수채화, 드로잉, 판화 등 원작 80여 점을 비롯해 모란디가 실제 정물화의 대상으로 사용했던 병과 화병 등의 오브제, 작업실을 기록한 사진과 아카이브 자료도 함께 공개된다. 작품만을 바라보는 데서 나아가 그가 무엇을 보고, 어떻게 바라보며 그림을 그렸는지를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구성이다. 

반복되는 사물, 달라지는 빛과 색 

Giorgio Morandi Still Life, 1951 Oil on canvas, 36 x 40 cm Museo Morandi | Settore Musei Civici | Comune di Bologna

“현실보다 더 추상적인 것은 없다.” 모란디의 이 문장 은 평생 병과 화병, 상자, 조개 등 평범한 사물을 반복 해서 그렸던 그의 회화 세계를 함축한다. 특별할 것 없 는 일상의 사물은 그의 화면 안에서 수없이 다른 표정 을 얻었다. 같은 대상을 바라보면서도 빛의 방향과 색의 농도, 사 물 사이의 거리와 화면의 균형을 조금씩 달리하며 매번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냈다. 모란디에게 반복은 같은 것을 되풀이하는 일이 아니 라, 익숙한 세계를 끝없이 새롭게 바라보는 과정에 가 까웠다. 옅은 회색과 베이지, 희미한 분홍과 푸른 기색 이 서로 스며들고, 사물의 윤곽은 선명하게 드러나기보 다 화면 속 공기와 함께 천천히 흐려진다. 그의 그림 앞에 오래 머물수록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 던 색의 층과 미세한 온도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이유다. 이번 전시는 원작과 실제 오브제, 작업 환경을 함께 보여주며 이러한 반복과 관찰이 어떻게 모란디만의 독 창적인 회화 언어로 발전했는지를 살펴본다.

천천히 응시하는 일의 가치 

Giorgio Morandi Still Life, 1961 Oil on canvas, 25 x 30 cm Museo Morandi | Settore Musei Civici | Comune di Bologna

제한된 소재 안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한 모란디 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BTS RM 역시 모란디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오는 10월 미 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에서 열리는 《RM x SFMOMA: Between You and Me》에는 그의 소장작 〈Flowers〉(1949)가 출품될 예정이다. 새로운 이미지와 자극이 쉼 없이 쏟아지는 오늘날, 모 란디의 그림은 오히려 느림의 감각을 일깨운다. 빠르게 지나치는 대신 하나의 사물을 오래 바라보고, 미세하게 달라지는 빛과 색을 발견하는 일이다. 그의 화면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듯한 고요 속에서 무언가가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번 전시는 그 조용한 변화의 순간을 마주하며 ‘깊이 바라본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이다. 개막에 앞서 얼리버드 예매도 진행 중이다. 1차 얼리 버드 티켓은 8월 28일부터 10월 7일까지 성인 기준 1 만7,000원에, 2차 얼리버드는 10월 8일부터 11월 20 일까지 성인 기준 1만9,000원에 판매된다. 얼리버드 티켓은 전시 개막일인 11월 21일부터 2027년 1월 17일 까지 사용할 수 있다.

조르조 모란디 

조르조 모란디(1890–1964)는 20세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판화가다. 볼로냐에서 태어나 대부 분의 생을 고향에서 보냈으며, 볼로냐 미술 아카데미에 서 오랫동안 동판화를 가르치며 작업을 이어갔다. 모란디는 병과 화병, 상자, 꽃, 주변 풍경처럼 일상에 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상을 반복해 그렸다. 익숙한 사 물과 공간을 오래 관찰하며 절제된 색채와 치밀한 구 성에 기반한 독자적인 회화 언어를 발전시켰고, 이러한 작업은 후대 미니멀리즘을 비롯한 현대미술과 여러 세 대의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1948년 베니스 비엔날레와 1957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수상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사후에도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조르조 모란디》 
전시장소 : 더현대 서울 ALT.1 
주 최 : 모란디 미술관, SBS, ㈜하지 
주 관 : ㈜하지 
협 력 : 주한이탈리아대사관, 주한이탈리아문화원 볼로냐 시, 몬도 모스트레, 더현대 
전시기간 : 2026. 11. 21.(토) – 2027. 3. 1.(월) 
입장료 : 성인 24,000원 / 청소년 19,000원 어린이 15,000원 
예매처 : NOL티켓, 네이버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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