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18일 서울에서는 ‘2025 엔지니어링의 날’ 기념식이 개최됐다. 이 기념식은 매년 엔지니어링 산업의 위상 제고와 종사자의 사기 진작을 위해 마련된 자리로서, 산업 발전 유공자들에게 표창도 수여한다. 경림이엔지 신관용 대표는 산림 분야 엔지니어링의 대표적인 경영자로 이름이 알려져 있으며, 이번에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1996년 강원대학교 임학과를 졸업한 뒤 곧바로 산림조합에 입사. 이후 17년간 산림 경영, 기술 지도, 경영지도과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에는 강원도 화천군에 산림 토목 전문 기업 ‘경림이엔지’를 창립하고 대표직을 맡고 있다. 그가 하고 있는 사업 내용은 휴양림과 등산로, 임도 및 사방 사업, 산림재해 예방, 병해충 방제, 산림복지 기반 시설 설계 등이다. 특히 드론과 GIS를 활용한 정밀 설계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의 우수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신관용 대표를 만나 산의 경제적 가치와 향후 미래 비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기술은 사람을 향해야 한다는 철학
신관용 대표는 단순한 기술자나 관리자 수준을 넘어 산림 정책의 현장 실현자이자 지역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기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약 30년에 걸친 현장 중심의 성실한 경력을 바탕으로 산림 정책과 산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추었으며, 공공성과 기술성의 조화를 이루는 행보를 보여왔다. 이러한 노력은 후배 기술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으며, 산림 기술인의 이상적인 모델로 손꼽힌다. 그의 공적은 지속 가능한 산림 경영 실현,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 재해 예방 및 복구, 산림 엔지니어링 산업 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도 그는 더욱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오랜 기간 동안 외길의 현장을 누비면서 기술의 방향성과 책임감을 스스로 배우고 실천했다. 특히 그는 ‘기술은 늘 사람과 현장을 향해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우선 신관용 대표의 수상 소감에 대해 들어보았다.
“회사명을 ‘경림’이라고 지은 것은 ‘숲을 경영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름처럼 저는 늘 숲을 생각하며 살아왔고, 그 뜻을 실제로 실현하기 위해 현장에도 자주 나갔습니다. 직접 시공도 해 보면서 땀 흘려 배운 경험들이 지금의 사업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니, 그렇게 30년을 한 길만 걸어왔습니다. 그 덕분인지, 이번에 장관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물론 표창장은 제 이름으로 받았지만, 그건 온전히 저 혼자만의 공은 아닙니다. 함께 고생해 준 직원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이 상은 앞으로 더 잘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번 수상뿐만 아니라 그는 그동안 산림 분야에서 큰 상들을 많이 받았다. 속초시장 표창(2003), 강원도지사 표창(2005), 산림청장 표창(2007), 강원도지사 표창(2022), 강원 지방경찰청장 표창(2023),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2025) 등이다.
2026년 4월이면 신 대표가 경림이엔지라는 회사를 통해서 산림 분야에 발을 디딘 지 꼭 30년째가 된다. 현재 경림은 산림 분야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설계부터 감리까지 총 4개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요 업무는 산림 토목과 산림 경영, 녹지 및 조경, 그리고 휴양림 조성까지 포함되며, 이는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조직만이 가능한 영역이다. 특히 같은 업계에서 활동 중인 타사들이 평균 2~3명의 직원으로 운영되는 반면, 경림은 6명의 인력을 갖추고 있어 상대적으로 조직 규모가 크다. 신 대표는 현재 강원도 산림 엔지니어협회 지회장을 맡고 있으며, 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자’는 경영 차별화
그는 이제까지 적지 않은 공적을 이루어왔다. 산림 경영 기술자로서 벌채, 조림, 풀베기, 덩굴 제거, 어린나무 가꾸기, 솎아베기 등 산림의 전 생육 주기에 걸친 관리 프로젝트 설계와 감리에 참여해왔다. 단순한 설계를 넘어서 지역의 생태와 지형, 식생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산림 관리 기법을 도입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산림 병해충 분야에서는 소나무재선충병, 솔잎혹파리, 참나무시들음병 등 주요 병해충 방제 사업을 책임 방제 형태로 수행하며 방제 효과를 극대화하고 병충해의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 상황에 맞춘 방제 시기 조정, 수종별 대응 전략, 예찰 방식의 다양화 등 차별화된 기술적 해결책을 제시했다. 또한 지역 주민과의 협력을 통해 현장 중심의 방제 체계 구축에도 기여했다. 또 그는 산림 토목 및 생태 공학 분야에서 종합적인 설계 역량을 발휘해왔다. 등산로, 임도(신설·구조 개량·보수), 산지 사방, 사방댐, 계류 보전, 산지 복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설계 품질을 높이고 시공 감리 체계를 개선하는 데 앞장섰다. 특히 태풍 ‘미탁’으로 인한 집중호우, 산사태 등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강릉시, 삼척시, 고성군, 화천군, 양구군 등 여러 지자체의 요청으로 현장에 투입되어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이를 설계에 반영함으로써 공공 기반 시설에 대한 신뢰와 수용성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자신의 차별화된 경영 노하우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다 같이 잘 먹고 잘살자’를 추구하면서 경영을 해왔습니다. 저 혼자 잘되는 게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같이 성장하고, 같이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사무실 규모도 작고, 인원도 적었습니다. 하지만 산림 분야도 점점 대형화되는 흐름을 따라가야 큰 프로젝트를 맡을 수 있다고 판단해, 점차 인원을 늘려왔습니다. 또 직원들에게는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월급은 저희가 지급하면서도, 일부러 다른 사무실에 보내 다양한 시각과 실무를 접할 수 있게 했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갇히지 않고, 외부에서 많이 보고 부딪히며 배우는 게 진짜 실력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제가 강원대학교 임학과 출신이라, 선배님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덕분에 동종 업계에서 실력 있는 선배들과 2~3달씩 함께 일하며 실제로 배우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서울과 경기 지역의 경쟁력 있는 업체들과도 당당히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런 자세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체를 보면서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뿐만 아니라 그는 기술 혁신을 통해 산림 사업의 고도화에도 크게 기여해왔다. 전통적인 노동 집약적 산림 사업 방식을 탈피하여 드론, GIS, 고도 맵핑, 모바일 현장 애플리케이션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현장에 적극 도입함으로써 설계의 효율성과 품질을 동시에 향상시켰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접근이 어려운 오지 산림 지역에서도 고정밀 측량과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정밀하고 예측 가능한 설계 방식을 적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성과는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수많은 성과를 내오면서 보람이 있었던 일도 많았다고 한다.
“산림조합에서 근무하던 시절부터 제가 직접 조림을 하고, 이후에도 계속 그 지역을 관리해 왔던 일이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잘 가꿔진 숲을 볼 때마다, 제가 해온 일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현장들이 방송에 소개되었을 때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이 있었습니다. 특히 조합에 있을 때, 도청 발주로 사방댐을 시공했던 적이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큰비가 내려서 인근 군부대가 모두 떠내려갈 뻔한 상황이 있었는데, 다행히도 제가 만든 구조물이 그걸 막아냈습니다. 그때 직접 사단장이 전화를 걸어 감사 인사를 전해 줬고, 당시 그 사업을 맡았던 담당자로서 정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는 향후 더욱 전문성을 살려서 단순히 도면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감리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실제 그는 ‘설계만 보고 잘됐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지만, 감리를 해 보면 실상이 다르게 보인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앞으로도 이러한 전문성을 활용해 대한민국 산림 산업에 일조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향후 계획에 대해 더 크고 훌륭한 회사로 성장하는 것도 좋지만, 이 업계는 규모가 작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모두가 함께 생존할 수 있는 구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나무만 보지 않고 숲을 보는’ 시각을 갖춘 조직으로 회사를 성장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산업의 다각화도 고려하고 있다.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사업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이제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기술자로서의 역량을 발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실질적인 기여를 해 나갈 예정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이러한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저는 좋은 대표가 되는 것보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대표가 되고 싶습니다.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회사를 떠난 뒤에도 가끔 저를 떠올리게 된다면, 따뜻한 기억으로 남는 사람이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후배들에게는 늘 '큰 숲'을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나무 하나하나를 돌보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나무들이 모여 만드는 전체의 조화를 보는 시야도 필요합니다. 조화롭게 어우러진 숲은 어느 한 그루의 나무로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전체를 보며 조화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함께 어울려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경림이엔지 신관용 대표의 산림산업에서 글로벌한 제일 큰산의 모습이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