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1 20:43 (수)
International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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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수정 기자
  • 승인 2026.02.11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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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군 숙청, 진짜 노림수는?

지난 124, 중국 국방부는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류전리 연합참모부 참모장 등이 심각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돼 심사·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표현이 심사·조사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숙청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사실 이러한 일들은 전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제까지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7명 가운데 시진핑 주석과 장성민 부주석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군을 향한 대대적인 숙청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특이한 점은 대부분 숙청된 인물들은 시 주석의 핵심 측근이거나 이른바 산시방(山西帮)’으로 분류되던 인물들이었다. 이는 산시(山西)성 출신이거나 그곳에서 정치적 기반을 닦은 고위 관료들의 인맥을 말한다. 시 주석이 이들을 집중적으로 숙청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기에 시 주석의 또 다른 노림수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 주석, 4연임 시도

시진핑은 2012년 집권 이후 반부패 기조를 지속적으로 밀어붙여 왔다. 초기에는 당과 정부 조직이 주된 대상이었으나, 최근 들어 그 칼끝은 군 핵심부로 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계기로 지목되는 로켓군 관련 비리에 주목하고 있다. 김흥규 아주대학교 교수는 로켓군을 비롯한 첨단 무기 체계 담당 부서에서 드러난 일련의 부패 사례가 그동안 강조돼 온 중국 군 현대화의 실상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분석한다. 미사일 연료 계통이 형식적으로 관리되고, 일부 격납 시설은 정상적인 작동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실전 수행 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결국 강력한 인사 조치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이렇게 해석할 수 있지만, 그 이면의 의도도 분명히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그렇듯,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정치적 행위는 단일한 원인이나 직접적인 명분에 의해서 작동되지는 않는다. 그 이면에는 보다 깊은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 같은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권력의 유지를 위한 의도가 강한 배경이 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쉽지 않다.

시진핑 주석은 내년 제21차 당대회를 통한 4연임을 시도하려고 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과정에서 군대에서 제대로 된 충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이는 상당히 위험한 신호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중국에서 권력의 안정성은 여전히 군의 태도에 의해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무력 기관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최고 지도자의 권위가 제대로 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시 주석은 안팎으로 여러 위기 요인에 몰리고 있다. 부동산 경기 부진과 소비 감소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 갈등이 장기화되고 대만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여건은 중국 내부의 분위기와 결속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 주석의 순조로운 4연임에는 장애물로 작용한다. 따라서 시 주석은 공식적으로는 반부패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군부 숙청을 통해서 권력 통제력을 다시 다지려는 의도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숙청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오랫동안 시 주석의 군 내 핵심 인물로 분류돼 온 장유샤마저 이번 정리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이 말은 곧 시 주석이 주변의 환경과 분위기에 의해서 일정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이며, 이를 일거에 처리하지 않으면 자신의 위치가 매우 어려워질 수도 있음을 직감한 것이 아닌가를 추측을 가능케 한다.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추구

문제는 이러한 시 주석의 권력 강화가 결국 세계 정세에 미칠 영향이다. 그간 시 주석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국가 목표로 내세우며, 그 과정에서 대만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대만 통일은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 체제의 권위와 직결된 문제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 지도부 내부에서도 대만 문제는 미뤄둘 수 없는 정치적 과제라는 인식이 매우 강하다. 최근 수년간 2027년을 전후한 대만 침공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만약 시 주석의 행보가 계속해서 대만 침공으로 이어질 경우, 이는 또 한편 걷잡을 수 없는 세계적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세계 최강대국이 되고자 하는 중국의 의지는 여전히 강력하고 확고하다는 점이다. 중국 공산당의 장기 전략을 설명할 때 흔히 ‘100년의 마라톤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곤 한다. 단기간의 성과보다 수십 년에 걸친 흐름을 중심에 놓고 국제 질서 속에서 중국의 위상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이야기다. 이 전략의 핵심에는 미국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국가 역량을 구축하겠다는 목표가 깔려 있다. 경제 성장은 물론이거니와 군사력, 과학기술, 외교 영향력 전반에서 세계 최강이 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가지고 있다. 중요한 점은 이 목표의 시점으로 자주 언급되는 해가 2049년이라는 점이다. 2049년은 중국 공산당 창건 100주년에 해당하는 해로, 당 내부에서는 상징적 의미가 큰 시점이다. 물론 아직까지 2049년이라면 앞으로도 20년 이상의 시간이 남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100년의 마라톤에 비하면 그리 오랜 시간도 아니다. 따라서 이번 중국 군부에 대한 숙청 역시 이러한 전체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관점도 충분히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이런 길을 가기 위해서 시 주석에게는 반드시 종신 집권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시 주석은 중국의 역사에 길이 길이 남을 위대한 지도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역시 시 주석은 차근차근 그 단계를 밟아왔다. 그는 2018년 헌법 개정을 통해 국가주석직의 임기 제한을 철폐하며 이미 종신 집권의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 결국 이러한 종신 집권에 대한 의지와 함께 군부를 완벽하게 장악하는 것은 중국의 지도자는 시진핑뿐이다라는 인식을 대중에게 전파하려는 의도로 분석할 수가 있다. 더 나아가 현재 중국에서는 차기 지도자라는 말이 잘 언급되지도 않을 뿐더러, 그 윤곽도 완벽하게 가려져 있다. 현재 지도자가 있는 상태에서 자꾸 차기 지도자라는 말이 언급되는 상황은, 시 주석에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군부의 숙청 역시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결국 이러한 중국 정세의 변화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일단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중국에게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나 시스템에 의한 국가 운영이라는 점을 기대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시진핑 1인 체제는 분명 중국을 대하는 한국의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더욱 안개 속으로 들어가며, 불투명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더 이상 전략적 모호성만을 유지하면서 생존할 수도 없고, ‘원칙 있는 외교를 강조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더 나아가 북한-러시아의 관계도 더욱 공고화되면서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지금은 강대국에 의한 타국의 제재가 일상화되어 있다. 관세 폭탄, 수출입 금지 등이 권력자의 말 한마디에 의해 전격적으로 실시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대중 관계는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한국 정부의 기민하면서도 전략적인 대처가 절실해지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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