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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대한민국 멸균기 시장을 이끌어온 자랑스런 중소기업인”
“44년, 대한민국 멸균기 시장을 이끌어온 자랑스런 중소기업인”
  • 정희
  • 승인 2019.06.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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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메디칼㈜ 김정열 대표
한 국가의 의료 수준은 국가의 발전 정도를 잘 보여주는 척도와도 같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제 한국 의료의 수준은 선진국에서도 배우러 올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의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기의 발전이 밑받침되어야 한다. 의료도 결국에는 ‘과학’에 속하는 만큼, 최첨단 기기가 함께 해주어야 발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제 12회 의료기기의 날 석탑산업훈장을 수상한 김정열 대표(右)와 식약청 이의경 처장(左)의 모습
제 12회 의료기기의 날 석탑산업훈장을 수상한 김정열 대표(右)와 식약청 이의경 처장(左)의 모습
 
지난 5월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최하고,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이 주관한 ‘제12회 의료기기의 날’ 행사에서 한신메디칼(주)(이하 ‘한신’) 김정열 대표가 ‘석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한신은 지난 1975년에 창업, 지난 44년간 멸균기를 중심으로 하는 의료기기 개발에 앞장서 우리나라 의료기기 제조산업의 일대 전환점을 마련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의료기 우수성 전 세계에 알려
특정 분야를 선도적으로 이끄는 중소기업이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이 오랜 세월의 풍파를 견디면서 44년이라는 시간을 생존해왔다는 것 자체가 이미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 국내 멸균기 시장에서 40년이 넘는 업력을 가진 기업은 한신이 유일하다. 창업 당시의 경쟁사들도, 5년 전의 경쟁사들도 지금은 모두 사라진 상태다. 그런 점에서 한신은 그 존재만으로 우리 중소기업의 잠재력과 놀라운 생명력을 엿볼 수 있게 하는 기업이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바로 김정열 대표가 있다. 우선 그의 수상소감부터 들어보았다.
 
“처음 의료용 멸균기를 국산화한다고 했을 때 다들 저보고 미쳤다고 했습니다. 누가 우리나라 멸균기를 쓰냐고 하면서요. 실제 그 과정에서 두 번의 큰 시련이 있었습니다. 모아둔 재산도 날리고 집까지 날렸으니까요. 하지만 그러한 노력 덕분인지, 이제 4종류의 멸균기를 모두 만들어내는 회사는 국내에서는 저희 회사가 유일합니다. 상당한 수입대체 효과를 발생시키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이번 석탑산업훈장은 이러한 노고에 대한 정부의 치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부평 본사·공장 전경
부평 본사·공장 전경
 
실제 김정열 대표가 걸어온 길은 한국 멸균기의 역사 그 자체였다. 그러나 보니 ‘국내 1등’은 자연히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 한신메디칼은 1988년 10월 우리나라 최초로 의료용 고압증기 멸균기에 대한 KS규격(KSP 6102)을 획득하고 이는 현재까지도 국내에서는 유일하다. 또 1994년에는 의료용 혈액 냉장. 냉동고에 대한 KS규격(KSP 6108)을 국내 최초로 획득하기도 했다. 또한, 김 대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독일 <MEDICA 의료기기전시회>에 24년간 연속으로 참가하는가 하면, 중동<두바이 아랍 헬스(Dubai Arab Health) 전시회>에도 13년 연속으로 참가했다. 세계 각국에서 개최되는 의료기기전시회에 현지 바이어와 함께 참가, 국산 의료기의 우수성을 세계 시장에 홍보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해왔다. 더 나아가 2002년부터 독일 뒤셀도르프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하여 수출의 전진기지 및 국산 의료기기의 우수성 홍보를 위한 가교로 활용하고 있다.
 
독일 MEDICA 전시회에 참여
독일 MEDICA 전시회에 참여
두바이 Arab Health에 참여
두바이 Arab Health에 참여
 
고압증기멸균기 HS-1000 모델
고압증기멸균기 HS-1000 모델
 
“의료용 멸균기는 총 4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스팀멸균기, 가스 멸균기, 프라즈마 멸균기, 건열 멸균기가 그것입니다. 이 4가지를 모두 한 회사에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일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1992년 8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신제품 등의 연구개발에 전력하고 연평균 전체 매출액의 11.4%를 연구개발비에 투자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2016년 3월에는 우수한 의료기기 연구개발을 통해서 국내 의료기기 산업발전과 국민보건향상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국회보건복지위원회로부터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고, 이어 2018년 2월에는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국내 멸균기 시장에 관한 한, 가히 ‘한신메디칼의 기술력을 따라 잡을 회사는 없다’라고 말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성실납세로 표창받기도
김정열 대표가 처음 의료기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7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기를 공부했던 그는 마땅히 취직할 자리가 없었다. 들어갈 수 있는 회사라고는 그나마 한국전력이 유일했지만, 특출난 인재들만이 입사할 수 있었기에 취직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라디오와 TV를 고쳐주는 전파상이 곳곳의 동네에 있었으니 ‘최소한 전파상을 차리면 밥은 먹고 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지금이야 가전 3사가 직접 A/S를 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었기에 전적으로 전파상에서 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전파상을 시작했는데, 자외선 소독기 회사인 부광물산이라는 회사에서 취직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1971년도 명동 유네스코 빌딩에 있던 회사로서 일본 제품을 가져다 제조를 하는 회사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굉장한 회사이기는 했지만, 결국 다닌 지 1년 만에 망하고 말았습니다.”

백수가 된 김정열 대표는 그렇게 포기하기에는 너무도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한번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또 실제 당시에는 본질적인 의미에서 균을 죽이는 ‘멸균기’가 아니라 그저 ‘소독기’, 혹은 ‘위생기’에 불과했다. 병균을 죽여야 하지만 죽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또 당시 의원에서 물을 끓여서 사용하는 멸균기를 사용했다고는 하지만, 99도까지 밖에 물이 끓지 않아 병균을 완전히 죽이는 것도 불가능했다. 이러한 허점을 잘 알았던 김 대표는 드디어 ‘고압증기 멸균기’를 목표로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했다.

“최초의 신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곧 최초의 불량품을 만든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 역시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특히 의료기기의 경우에는 완제품을 만들었다고 해도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계속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람의 생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료기기인 만큼, 계속해서 기술 연구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완벽함이란 있을 수 없겠지만, 그 완벽함을 위해 정진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사업을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의료인과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생명 존중 기업이 되기 위한 목표에 조금씩 다가왔던 것이 지난 44년의 세월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혈액·약품 냉장고 BPR-245 모델
혈액·약품 냉장고 BPR-245 모델
 
특히 김 대표의 이러한 성과는 정도경영에 기반한 것이기에 더욱 빛이 난다고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08년 3월, 납세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여 국가재정에 이바지하고 건전한 납세 풍토를 조성하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세청장으로부터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는 투명한 경영과 성실한 납세의무를 주장하고 있는 김 대표의 경영이념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더불어 그간 의료산업의 표준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의료기기 산업은 국민보건향상과 직결되어 있어 그 중요성이 매우 크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낙후되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의료산업표준화의 필요성을 절대적으로 인식하고 김 대표는 1988년 4월 한국공업표준협회 정회원으로 가입한 후 위원으로 활약하면서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나를 낮추는 경영
특히 그는 경영에서만 정도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도 타의 모범이 되고자 오랜 기간 인내와 자기 수련의 길을 걸어왔다. 그의 사무실에는 ‘아가 잘 있나’라는 문구가 쓰여진 액자가 걸려 있었다. 사무실 내부에 걸린 문구치고는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설명에 무릎을 칠 수 있었다.

“‘아’는 아는 척하지 말라, ‘가’는 가진 척하지 말라, ‘잘’은 잘난 척하지 말라, ‘있’는 있는척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의 ‘나’는 나를 낮춰라는 의미입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이러한 ‘척’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척’을 하는 동안에 스스로 오만해지고 남을 깔보면서 결국 자신을 더 큰 함정으로 밀어 넣는 것이죠.”
 
 
그의 이러한 철학은 말로만이 아닌 실제 직원들, 그리고 하도급 업체들과의 관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신메디칼은 근로기준법의 성실한 이행은 물론, 종업원 복지증진과 노사화합을 중시하고 종업원의 욕구를 사전에 파악하여 해결해왔다. 이를 통해 근로자의 애사심을 고취하고 그들이 한 가족이라는 공동의식을 갖도록 주력한 결과, 지난 44년간 단 1건의 노산분규도 발생하지 않은 모범 사업장이다. 약 150여 개 협력업체와 항상 수평적 대등한 지위에서 공생관계를 유지함으로서 상호 보완하며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우선 배려해왔다. 그 결과 지금까지 하도급 협력업체와 이해충돌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업계를 선도하고, 투명경영과 정도경영, 그리고 자신을 낮추며 타인과 함께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는 한신메디칼의 김정열 대표. 이러한 기업인들이 많아질수록 대한민국의 산업은 더욱 발전할 것이고, 더불어 우리 사회 역시 맑고 깨끗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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