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밝은 웃음에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아이들의 밝은 웃음에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 정하연
  • 승인 2019.11.2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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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교육’ 실천하는 서울월천초등학교 김우영 교장
우리나라 12년제 교육제도의 첫 출발점은 초등학교다.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사회를 배우고, 집단생활을 배우고, 인성을 길러나간다. 그런 점에서 초등학교는 전 교육과정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면서도 중요한 과정이다.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교육 철학, 학교 운영 원칙은 해당 지역 어린이들, 선생님, 학부모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서울 창동에 위치한 월천초등학교(교장 김우영)는 ‘열린교육’을 중심으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부임한 김우영 교장은 여느 교장들과는 다르게 스스로 ‘선생님들의 서포터’를 자처하는가 하면, 학교축제를 아이들과 함께 기획하고, ‘어린이 원탁회의’도 진행하면서 교육 현장의 변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에 위치한 월천초등학교(사진=정하연기자)
서울에 위치한 월천초등학교(사진=정하연기자)
 
아이들의 무궁무진한 잠재력 믿어
지난 11월 5일 창동종합사회복지관(관장 최영대)에서는 매우 이색적인 풍경이 벌어졌다. 총 12개의 원탁에서 100명의 초등학생들이 토론을 진행하는 모습이었다. 아이들은 회의를 통해 아동의 시선에서 학교·마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아동 4대 권리(생존권, 발달권, 보호권, 참여권)에 대해 토론했다. 아이들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에서 ▲어린이가 즐거운 학교가 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 ▲어린이가 행복한 마을이 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초등학생들이 뭘 알겠어?’라고 무시할 법도 하지만, 이날 행사는 매우 진지하게 진행됐으며 나름의 결론도 도출됐다. 이러한 어린이들의 창의적인 원탁회의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월천초 김우영 교장의 독특한 교육철학이 매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35년 교육계에 몸담았고, 이제 이 월천초에서 저의 교육계 생활도 마감을 해야 합니다. 마지막 3년 동안 혼신의 힘을 아이들의 제대로 된 교육에 힘을 쏟고 싶습니다. 어른들은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합니다. 학교에서는 이러한 아이들의 잠재력을 끌어내주는 것이 교육의 최종 방향이 되어야 하고, 또 이것은 선생님, 학부모님들과 함께 해야 합니다. 다 함께 참여하는 교육이 이뤄질 때, 아이들은 더욱 행복해지는 초등학교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월천초등학교 김우영교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정하연기자)
월천초등학교 김우영교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정하연기자)

이번 원탁회의의 참여도 김우영 교장의 이러한 열린 교육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당시 아이들은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 ‘운동시설·놀이시설·편의시설 확충’에 대한 의견이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CCTV 추가 설치’, ‘깨끗한 공중화장실 유지’, ‘길거리 쓰레기통 확충’, ‘금연구역 확대’, ‘깨끗하고 튼튼한 놀이터 설치’가 순서대로 선정됐다. 끝으로 어린이들이 각자의 소망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마지막으로 회의를 마쳤다. 이날 원탁회의를 통해 취합된 내용들은 아동정책에 반영 될 수 있도록 도봉구청 및 도봉구의회로 전달되기도 했다. 아이들의 회의 결과가 구청과 구의회에 전달되는 것 자체가 이미 대단히 혁신적인 교육이 아닐 수 없다. 

김우영 교장은 민주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성숙한 시민을 길러내는 데에 교육 철학이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모두가 ‘함께’ 하는 미덕, 그리고 ‘참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우리는 모두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아가고 있고, 또 스스로를 ‘민주시민’이라고 부르지만, 현실에서는 전혀 민주 시민다운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누군가에게 대화로라도 폭력적으로 대하거나 혹은 혐오 현상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어려서부터 서로 협력하고 화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또 이러한 것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 때 힘 있는 민주주의가 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정답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성
최근 월천초에서 주도한 학교축제도 바로 이렇게 아이와 학부모, 선생님들이 ‘함께’ 기획했으며 모두가 ‘참여’함으로써 이뤄낸 쾌거이기도 하다. 교장이 무조건 지침을 하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한 축제가 될지 서로가 토론을 통해서 축제를 만들어 왔다. 그 결과 학부모들은 “학교 축제가 아니라 지역 축제가 된 것 같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최근 이뤄낸 학교 내 도서관 리모델링도 마찬가지였다. 특정 설계 업체에 설계를 맡긴 것이 아니다. 역시 학부모, 선생님, 아이들 대표까지 해서 총 10명이 머리를 짜내서 함께 설계를 했다. 
 
지난 11월 5일에 진행된 100인 어린이원탁회의 현장 (사진=퉐천초등학교 제공)
지난 11월 5일에 진행된 100인 어린이원탁회의 현장 (사진=퉐천초등학교 제공)

“아이들이 정말로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딱딱한 의자에만 앉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좀 삐딱한 자세로, 어딘가에 기댄 자세로도 얼마든지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몰입의 경험이 또한 아이들의 창의성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김우영 교장이 늘 이렇게 새로움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정답이 저 멀리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방향을 찾아나갈 때 우리에게 주어진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우리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힘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믿고 있기 때문이다. 
 
100인 어린이원탁회의 종료후 기념촬영 (사진=월천초등학교 제공)
100인 어린이원탁회의 종료후 기념촬영 (사진=월천초등학교 제공)

김우영 교장은 도덕과 윤리 과목을 담당하고 있으며 최근 초등학교 5학년 국정 교과서 편찬위원장을 역임했다. 당시 교과서 집필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것은 바로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점에서 아이들의 실천을 유도하고, 또 아이들이 실천하면서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다는 이야기다. 그는 또 “교육은 아이들의 얼굴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저는 선생님들에게도 늘 ‘소신 있게 교육철학을 펼치시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교육은 결국 아이들의 얼굴에서 나온다는 말도 잊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꽃피어야 합니다. 밝은 아이들로 자라날 때 그 아이의 미래도, 국가의 미래도 행복질 수 있습니다.”
 
학생들과 자연스러운 교감을 통해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선생님일 것이다. (사진=정하연 기자)
학생들과 자연스러운 교감을 통해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선생님일 것이다. (사진=정하연 기자)

35년간의 오랜 교직 생활을 하다 보니 기억나는 제자도 있다고 한다. 고아원에서 학교를 다녔던 학생인데, 부모님은 이혼했고, 학교 면담이 있을 때 아버지를 술 냄새를 풍기면서 학교에 왔다고 한다. 아버지는 울면서 ‘죄송하다. 아이를 좀 잘 부탁하다’라고 말했던 것. 가슴이 무척이나 아팠던 김우영 교장은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갈 때 직접 중학교 교감 선생님을 찾아가 아이를 잘 보살필 것을 간절히 부탁했다고 한다. 이제 그 아이는 어엿이 성인이 되어 자동차 검사소 사장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교육자로서의 뿌듯함이 가슴에서 솟아난다고 한다. 김 교장은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것은 ‘칭찬’ 대신에 ‘지지’라고 말한다. 

“칭찬도 매우 중요하지만, 칭찬할 것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칭찬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지는 다릅니다. 실수를 해도 ‘나는 언제나 너를 믿고 지지한다’라고 말해준다면,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게 되어 있습니다.”
김우영 교장은 천상 ‘교육자’였다. 아이들은 위한 사랑스러운 마음, 아이들의 미래를 밝게 만들려는 교육자로서의 책임감이 절절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런 교육자들이 많아진다면, 아마도 우리 대한민국의 교육은 걱정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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