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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자립할 수 있는 권리’ 만들기 위해 오늘도 뜁니다”
“장애인의 ‘자립할 수 있는 권리’ 만들기 위해 오늘도 뜁니다”
  • 정하연
  • 승인 2021.10.3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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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느티나무장애인자립생활센터 고관철 센터장

20세기 멕시코 예술계에 찬란한 한 획을 그은 프리다 칼로는 중증 장애인도 예술가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다. 소아마비를 가지고 있는 데다 버스 사고로 인해 온 몸이 산산조각 나 온전한 생활을 할 수 없었던 프리다는 침대에서 무수한 작품들을 생산했고, 멕시코의 자랑으로 남게 됐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선입견으로 가득 차 있다. 성동느티나무장애인자립생활센터 고관철 센터장은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존재등의 인식이 여전히 만연한 가운데, 프리다처럼 스스로가 가진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중증 장애인의 결정권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제 41'장애인상'을 수상한 고관철 센터장을 만나 중증 장애인 자립이 중요한 이유와 미래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성동느티나무장애인자립생활센터 고관철 센터장(사진=종합시사매거진 DB)

우리나라 장애인자립생활 운동선구자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성동느티나무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난 2015년에 설립됐다. 이곳은 장애인 누구나 지역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립을 돕고 있는 곳으로, 그들도 행사할 수 있는 선택권과 결정권이 마련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위기 상황 속에서 방치된 장애인이 없도록 하는 안전관리사업 ▲언어가 서툴러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운 다문화장애가정 돕기 ▲동남아 국가 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는 중고 전동 스쿠터 기부등 국내외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사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고관철 성동느티나무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센터장은 18년 동안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을 위한 사회운동을 전개하고 있기도 하다. 태어난 지 6개월만에 찾아온 소아마비를 피하지 못 해 줄곧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지만, 항상 장애인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방법 등을 모색하는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고관철 센터장은 장애인 자립생활 운동을 현재까지도 전개하고 있다. 이 운동은 1979년 미국 버클리에서 먼저 시작된 것으로, 버클리에는 오래 전부터 장애인 자립생활을 연구 및 개발 등을 하는 활동을 오래 전부터 시작했고, 미국을 넘어 일본으로 전파돼 2000년 경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정착했다.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선택권과 결정권 등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돼야 합니다. 아직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두고 신체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있어야 한다는 통념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죠. 사실 장애인들은 사소한 물건을 하나 사러 갈 때도 누군가와 동행을 해야 하거나 허락을 받아야 하는 등 아직도 많은 제약이 만연합니다. 센터는 장애인 스스로가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지기를 희망하고, 그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슬기로운 장애인 자립생활미국에서 눈 뜨다

센터는 장애인 자립생활 운동을 첫 번째로 진행하고 있는 동시에 같은 장애를 갖고 있는 장애인 동료상담과 이를 통해 각각의 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을 수행하고 있다. 고관철 센터장이 장애인 생활과 인권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03년 제주 탐라 장애인 복지관 직원으로 근무할 때 부터다. 경증 장애인들에 비해 중증 장애인은 스스로 복지관에 오갈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그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있으며, 무엇이 필요한지 등에 대한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들을 보살피던 그는 자립이 밑바탕 되지 않으면 여전히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과 같은 불편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깨달았고, 자신처럼 자활에 대한 의욕을 가지고 있는 장애인들을 규합해 2003년 제주에서 처음으로 장애인 자립생활 센터를 설립하게 됐다. 보다 더 많은 장애인들이 자립을 통한 생계를 해나갈 수 있도록 2006년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설립 및 운영을 시작했고, 이후로 노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 어울림과 한국장애학포럼, 성동느티나무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을 설립했다. 보이지 않은 곳에서 불철주야 장애인 자립 등 활동과 목소리를 낸 공을 인정받아 2006년 제주도지사 표창과 2019년 서울시장 표창을 수여받기도 했다.

고 센터장이 본격적으로 경증 장애인으로부터 중증 장애인까지 자립생활이 보다 체계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던 찰나에 2012년 미국 캔자스대학교 자립생활훈련센터의 그랜 화이트 박사가 정식으로 초청해 1년 동안 리빙 트레이닝 리서치센터방문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미국에 있는 10군데의 자립생활센터 방문을 통해 장애인 자립생활을 보다 더 체계적으로 학습한 그는 자신이 배운 것은 한국에서도 가능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장애인들도 가장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번듯한 사회 구성원으로 충분히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한 일례로 제가 탐라 복지관에서 처음 만난 장애인은 부모님의 도움 없이는 사실상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지만, 자립생활센터를 같이 해보자고 제안해 열심히 활동함으로써 서서히 부모님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경제적 자립을 하게 됐죠. 센터는 앞으로도 중증 장애인들이 더욱 더 좋은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선한 영향력을 펼칠 생각입니다.”

필리핀 전동 스쿠터 기부 사업(사진=성동느티나무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제공)

동남아 장애인을 위한 중고 전동 스쿠터 기부 사업

고 센터장은 장애인들에게 자발적으로 장애를 선택한 것이 아닌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히 사회 일원으로 생활하도록 할 것과 비장애인들에게는 그들이 번듯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현재 센터는 80여명의 비장애인 활동보조사와 10여명의 내근직 장애인들로 균형 있게 유지되고 있다.

고 센터장은 뭘 해야 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등을 다른 사람에게 충분히 알리려면 우선 대화가 돼야 합니다. 장애를 가진 것이 부끄럽다는 이유로 알리지 않으면 도움을 재대로 받을 수 없죠. 그리고 비장애인들에게는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에서 탈피해 장애인에 포커스를 맞춰 업무를 하는 것으로 보다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서포트 할 것을 당부드립니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이 자립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항시 건강하고,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격리돼 있는 경우가 많은 중증 장애인들이 돌연 발생될 수 있는 각종 사고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응급안전서비스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장애인이 시설 밖으로 나와 생활할 수 있도록 한 탈 시설 제도와 장애를 가진 자녀를 키우고 있지만 언어적 문제로 인해 제대로 된 구호를 받지 못 하는 다문화 장애 가정을 위한 사업도 활발히 추진 예정이다.

국내를 넘어 필리핀이나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의 장애인들을 돕기 위한 중고 전동 스쿠터 기부 사업'도 시작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 장애인들이 타던 중고 전동 스쿠터를 새 것처럼 수리해 필리핀 등에 기부를 하고 있는 이유는 역시 그들의 자립생활과 연관이 많다. 덤으로 그들에게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비용 2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고 센터장은 우리나라처럼 장애인을 위한 복지정책이 상당히 미흡한 동남아 국가들의 장애인들은 생활환경이 굉장히 열악합니다. 전통 스쿠터를 수리·개조해 그들이 과자나 껌 등 소소한 것을 파는 것으로 자립의 기회를 열어주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사업은 지속할 생각이며, 장애인 모두가 자부심을 가지고 삶을 보람차게 살 수 있도록 더 뛰겠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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