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3 13:17 (금)
지능형스마트기술정책원(ISTEP), 대한민국 전문 스마트기술‧정책 플랫폼으로서 발돋움하다
지능형스마트기술정책원(ISTEP), 대한민국 전문 스마트기술‧정책 플랫폼으로서 발돋움하다
  • 여지훈
  • 승인 2021.07.08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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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스마트기술정책원(ISTEP) 은종원 원장

국내 우주개발 1세대 원로 과학기술자의 ‘개천에서 용이 나는’ 세상 만들기 프로젝트

남안성 나들목을 지나 북천안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왼쪽 샛길로 빠지자 길은 점차 구부러짐이 심해지고 인적은 드물어졌다. 이곳이 맞나,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기를 몇 번째, 마침내 `지능형스마트기술정책원`이라는 파란 바탕의 현판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 차를 주차하는 사이 퉁퉁한 몸집의 중년 남성 하나가 현관문 앞으로 마중을 나왔다. 보기만 해도 마음 푸근해지는 인상을 가진 그가 바로 은종원 원장이었다. 짧게 인사를 나눈 뒤 은 원장의 안내에 따라 실내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벽에는 커다란 창이 나 있어 고즈넉한 정원이 여전히 한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마실 것 좀 가져올게요. 마침 매실차 시원한 게 있거든요.” 

잠시 후 그가 쿠키 두 접시와 진고동 빛깔의 맛깔스레 보이는 매실차를 내왔다. 얼마간 담소를 나누다 서서히 본론으로 들어갔다. 처음의 긴장감은 다소 사라져 있었다. 은 원장의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 덕분에 한결 나아진 분위기 속에 그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지능형스마트기술정책원(ISTEP) 은종원 원장(사진=종합시사매거진)

ISTEP, AI 전문지식이 활발히 교류되는 오픈 플랫폼으로서의 발전을 꿈꿔

“앞으로는 학문과 산업을 이야기할 때 인공지능(AI) 기술을 빼고는 말할 수 없을 겁니다. 그만큼 AI 기술의 학문적 중요성과 실용적 효용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 흐름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요. 스마트기술이란, 그런 AI 기술을 사회 각 분야에 똑똑하게 활용하는 기술을 총칭해요. 다만 이미 선도 연구자들 간의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스마트기술과 그와 관련된 정책에 대해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지금껏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성장이 미비했습니다. 무엇보다 학계와 산업계에 포진한 전문가들이 활발한 토론과 정보공유를 할 만한 플랫폼이 부재했다는 사실이 컸어요. 오래전부터 그 점을 안타까워하다가 다른 누가 나서지 않는다면 나라도 해야겠다, 그런 결심으로 ISTEP(Intelligent Smart Technology and Policy Society, 지능형스마트기술정책원)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여러 사업 계획을 세워 놓았고 몇몇은 이미 실행에 옮기고 있어요.”

그러면서 은 원장은 현재 그가 계획하고 있거나 추진 중인 사업들에 관해 설명해 주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 스마트기술 표준 및 규격의 제정에 관한 연구 ▲ 스마트기술 및 관련 정책에 대한 연구 ▲ 발표회‧강습회‧포럼 등을 통한 전문지식 공유 ▲ 스마트기술 및 관련 정책을 다룬 도서와 정보지의 발간 ▲ 국내외 관련 단체와의 기술‧정책 교류 및 협력 ▲ 회원 상호 간의 친목을 위한 행사 개최 ▲ 스마트기술 생태계 구축을 위한 홍보활동 등이다. 이 중 스마트기술에 대한 사회적 관심부터 제고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하에, ISTEP는 특히 관련 도서와 정보지의 발간, 홍보 활동에 역점을 두고 있었다. 물론 이 모든 활동의 근간이 되는 스마트기술 연구에 노력을 쏟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우주개발 1세대로서 ‘대한민국 우주개발의 개막’에 앞장서는 은종원 원장

일찍이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를 졸업한 은 원장은 미국으로 건너가 유타주립대학교에서 물리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의 행보는 화려했다. 그는 미항공우주국(NASA) 마셜우주비행센터에서 우주왕복선 탑재체 시스템의 특성 분석과 그 운용에 관한 체계 기술 연구에 매진했으며, 1992년부터 1995년까지 미국 최대의 방산업체 중 하나인 록히드마틴에서 통신위성 탑재체 시스템 및 위성 지상국 설계를 위한 체계 기술을 연구했다. 또 나름의 뜻을 품고 귀국길에 오른 뒤엔 국내 최대의 정보·통신·전자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20여 년간 연구 활동을 했다. 특히 무궁화 1‧2호 위성의 사용자 요구규격을 주도적으로 도출했으며, 국내 최초로 지상관제 시스템(아리랑위성 1호)의 국산화 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대통령상을 받았다. 또 그는 2005년에서 2007년까지 한국과학재단의 우주전문위원으로 선출돼 국내 우주개발의 연구기획‧과제선정‧사업평가 업무를 수행하며 우리나라 우주개발 수준을 진일보시키는 데 크나큰 공헌을 했다. 우주전문위원으로 재직 중인 2006년에는 국내 최초로 ‘우주개발 백서’를 작성해 우주개발 1세대로서 후세대들에게 우주개발에 관한 자세한 기록을 남겨주기도 했다.

국제적인 활동도 왕성했다. 그는 2007년 10월 8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월드 DMB 포럼’ 총회에서는 부회장으로 선출돼 한국 과학기술의 위상을 드높였다. 아울러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를 비롯해 전 세계에 지상파 DMB 기술을 보급하고, 관련 기술의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등 다방면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에 대한 바람

인터뷰 중간중간 은 원장은 ‘개천에서 용 난다’는 표현을 자주 인용했다. 그는 그러한 말이 달성되기 점점 어려워지는 현 대한민국의 주소를 사회‧구조적으로 진단했다.

“과거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었던 이유는 교육을 통해서 계층의 수직 이동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날엔 사교육의 영향으로 소득 수준이, 또 그 소득 수준에 따라 교육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어요. 사교육이 부의 대물림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지는 이미 오래됐어요. 고소득 계층의 자녀들은 더 수준 높은 사교육을 받게 되고, 이는 사회 계층을 고착화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에요. 이런 현상은 비단 한국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라, 미국이나 영국같이 사교육이 대학 입시에 큰 영향을 주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겪고 있는 문제에요.”

은 원장은 과학자답게 단순히 문제를 진단하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적절하면서도 구체적인 해결방법도 제시했다.

“소득 양극화에 따른 교육 수준의 양극화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공교육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대학교 수준으로 개인의 능력이 평가되는 한, 대한민국은 입시 망국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에요. 교육을 통해 계층의 대물림과 고착화를 막으려면 개인이 대학 입시에 실패하더라도 언제든지 그 실패를 극복할 기회가 여러 번 주어지는 사회 구조가 만들어져야 해요. 또 개인의 과거 대학 입시 성적으로 능력이 평가되기보다는, 현재의 능력으로 평가하는 다양한 평가방식도 필요하고요.”

지능형스마트기술정책원(ISTEP) 스마트팜(사진=종합시사매거진)

대한민국에 희망의 불씨를 피워 올리길

“ISTEP는 이제 막 시작단계입니다. ISTEP가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더 많은 과학기술자 여러분이 참여해 줘야 해요. 그래서 ISTEP는 뜻있는 분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회원으로 초빙하고 있어요. 또 장차 지능형스마트기술정책 전문가 단체로 우뚝 서기 위해 지능형스마트기술정책에 관한 SWOT(Strength, Weakness, Opportunity, Threat) 분석과 대응 방안 수립에도 주력하고 있어요.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관련 사업에 필요한 비즈니스모델 및 가치사슬도 구축하고 있고요. 아직은 제대로 못 하고 있지만, 여유가 되는대로 과학기술 측면에서 국가와 사회가 직면한 애로사항을 해결하고자 지식봉사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어 은 원장은 데일리뉴스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론사라는 위치는 특별한 이점을 지닙니다. 그 이점을 무엇을 위해 사용할지는 데일리뉴스 자신의 선택이지요. 저는 ISTEP의 인적 네트워크와 데일리뉴스의 홍보력이 결합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 봐요. 사회‧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도 역경을 물리치고 ‘개천에서 용이 된’ 학자, 기업인, 예술가, 농민분들이 많이 있어요. 이분들을 발굴해 널리 알리고, 또 멘토로서 새롭게 창업한 소기업 혹은 창업에 꿈을 둔 청년을 지도할 수 있게 한다면 사회 불평등 구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이런 식으로 맺는 인적 네트워크는 결국 사회 전반을 바꿀 원동력이 될 거예요. 물론 장차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과 산업의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거고요.”

은 원장은 뛰어난 능력이 있지만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많은 청년에게 포기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청년들의 능력과 재능이 낭비되지 않고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즐거움을 누려보고 싶다던 그는, 그것이야말로 대한민국 원로 과학기술자로서 포기할 수 없는 또 하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불공평하고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탓하기란 참 쉽다. 그러나 모두가 입으로만 떠들 때, 몸소 변혁의 선두에 서서 오랜 시간 활동을 이어가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비록 처음에는 옹골지게 마음먹고 무언가 해 보려고 노력하다가도 고착화된 사회 구조라는 거대한 벽에 수십, 수백 번씩 부딪치다 보면 누구나 지치고 체념하기 마련이다. 이럴 때 정말로 필요한 것은 개인으로서 발휘해야 할 용기가 아니다. 개인의 외로운 투쟁보다는 오히려 뜻을 함께하는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사회 각계에서 실제적이고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변화가 세상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온다. 은종원 원장은 그런 변화의 선두에 선 이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 덕분에 세상에는 여전히 또 하나의 희망이 꺼지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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