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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여 총동문회원과 지역사회 발전에 앞장설 터
1만여 총동문회원과 지역사회 발전에 앞장설 터
  • 정하연
  • 승인 2021.08.23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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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중학교 총동문회 김현길 회장

202182일 저녁, 힘차게 도약하던 선수를 지켜보던 이들은 모두 잠시 숨을 멈췄다. 도약부터 착지까지는 4초 남짓. 1차와 2차 시기에서 연이어 고난도 기술을 선보이고 안정적으로 착지한 선수는 환한 얼굴로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2020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 부문에서 대한민국 선수가 금메달을 거머쥔 순간이었다. 이날 대한민국 체조 역사상 두 번째 금메달리스트가 된 주인공은 국가대표 신재환 선수. 충북 청주 내수중학교 총동문회에서도 이내 함성이 터져 나왔다.

 

충북 내수중학교 체조경기장

충북 내수에서 시작된 기계체조 금메달리스트의 꿈

신재환 선수, 참 장하고 같은 동문으로서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순간 우리 동문회 밴드는 불이 났지요. 모두의 영광입니다. 우리 모교를 빛내준 덕분에 후배들의 자부심도 더욱 커질 것입니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2 런던올림픽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사격 국가대표팀 변경수 전 감독도 이곳 내수 출신입니다. 때마침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가 탄생해 주목받게 되었으니 큰 자랑거리가 한 가지 더 생겼습니다. 내수중학교에서 더욱더 많은 인재들이 커나갈 수 있도록 모두가 한마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수중학교는 1953년 개교했다. 올해 66회 졸업생 164명을 배출한 이 학교는 충북에 소재한 중학교 중 유일하게 기계체조부를 육성하고 있다. 현재 총원 500명 남짓의 작은 학교지만 명문으로서 유서 깊은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며 발전하고 있다.

각각 부임 2년 차, 3년 차에 접어든 예종희 교장과 김월현 교감은 지역사회와 함께 가는 학교를 모토로 미래 핵심 역량을 갖춘 창의융합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증가와 학생 수 감소 등,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교육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가는 학교로 거듭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내수중학교는 지역사회 및 1만여 동문회원과 협력해 기계체조부와 사격부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육성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내수중학교 누적 졸업생 수는 현재 17,749명에 이른다. 총동문회장은 현재 16회 졸업생인 김현길 회장이 맡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 보국훈장 광복장을 수상한 국가유공자로서 구성역리학회장과 ()자연보호중앙연맹 충청북도협의회 부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그를 중심으로 총동문회 회원들은 환경보전과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지원활동 등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감격적인 순간을 회상하며 김 회장은 다음과 같은 소회를 밝혔다.

우리 학교에 기계체조부가 창단된 지 올해로 50년이 됩니다. 코로나19 등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인데, 이러한 큰 성과를 거두게 되어 너무도 기쁩니다. 신재환 선수는 중학생 시절부터 도마 부문에 남다른 기량을 보이며 성장했습니다. 41회 전국체전이 열렸던 2012년부터 이듬해까지 신 선수는 도마 부문에서 연달아 1위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 함께 출전했던 이준호 선수도 우리 학교 출신입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 덕분에 재학생들도 더욱 힘을 내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 개최 예정인 전국체전 우승을 목표로 선수들과 지도자 모두 연습에 열중하고 실력을 향상해나가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현재 내수중학교 기계체조부는 유영상 감독과 장임수 코치, 한상진 코치가 지도하고 있습니다. 유영상 감독 역시 우리 내수중 출신(21회 졸업생)으로 모교에 대한 사랑이 남다릅니다.”

유영상 감독은 학교가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 1973, 선생님의 손에 이끌려 선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내수중의 기계체조부 감독교사로 부임한 지는 3년째, 그는 스승인 류광수 선생의 뒤를 이어 40년 만에 체조 명문의 영광을 부활시켰다.

 

제75회 전국종별체조선수권대회에서 남자중학부 단체종합 부문에 우승

스포츠 꿈나무 육성 명문 학교로 성장시킨 동문의 힘

1971년 창단한 내수중학교 기계체조부는 불과 2년 만인 1973년부터 1977년까지 전국소년체전 체조부문 5연승을 차지했고, 출신 선수들은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우수한 성적을 거둬왔다. 최근에는 제75회 전국종별체조선수권대회에서 남자중학부 단체종합 부문에 우승하며 체조 명문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신재환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며 그 명성은 더욱 빛나게 되었다. 신 선수는 이 학교의 59회 졸업생으로 일본에서 귀국 후 모교를 직접 찾아와 후배들을 격려했다. 이러한 모습을 함께 지켜본 동문들의 소회도 남달랐다. 그들은 세계적인 선수의 시작과 성장, 성공까지 거의 모든 순간을 기억하고 있었다.

기계체조부는 최근 들어 사기가 더욱 높아지는 것이 보입니다. 2020년 전국종별체조선수권대회에서 유영상 감독님과 선수들은 단체전 우승과 개인종합 1위를 비롯한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은 꾸준히 향상되어 왔지만, 단체전 우승은 1980년 열린 KBS배 쟁탈체조대회 이후 40년 만에 이룬 성과였습니다. 사격부도 2019년 열린 제2회 대구광역시장배 전국 사격대회에서 단체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우리 동문회뿐 아니라 학생과 부모, 지역사회가 한마음으로 교육공동체로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온 덕분이라고 여깁니다. 후배들의 미래는 앞으로 더욱 빛날 것입니다.”

신재환 선수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처음 길을 열어준 것은 초등학교 시절을 함께했던 코치다. 당시 청주 율량초등학교에 재직하고 있었던 그는 신재환, 신재욱 선수 형제의 유년 시절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신재환 선수가 훈련을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무렵으로, 동생이 조금 앞서 체조부에 들어왔고 본인도 체조를 해보고 싶다며 찾아왔었다고 한다.

신 선수는 도마 종목에 특별한 재능이 있었습니다. 도약력이 탁월했고, 높이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죠. 그동안은 무명이나 다름없는 선수였지만 주변에서는 신재환 선수가 반드시 크게 될 거라 믿었습니다. 제법 큰 부상이 있었는데, 모든 것을 극복하고 세계무대에 당당히 선 모습을 보니 참으로 대견합니다.”

신재환 선수가 기계체조, 그중에서도 도마 종목을 처음에 선택한 건 몸을 날렵하게 만들고 싶다는 본인의 바람 때문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또래 선수들 평균보다 체중이 좀 더 나가는 건 분명 핸디캡이었다. 그래서 처음엔 체조선수로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신 선수는 누구보다도 훈련에 집중했고, 1년 후에는 크게 향상된 기량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를 오랜 기간 지켜본 이들은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부상을 입어 큰 대회에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그의 실망감도, 중학교에 진학해서는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코치진과 함께 마음을 다잡던 날의 기억도, 모두 오늘의 국가대표 선수를 만든 밑거름이 되었다며 한데 입을 모았다.

 

내수중학교 총동문회 김현길 회장

 

유서 깊은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으로 단합

동양철학을 전공한 김현길 동문회장은 청주시에서 이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바로 세우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역사를 바로 세우고 알리는 것이 교육의 첫걸음인 까닭이었다.

우리 내수지역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합니다. 세종대왕께서 한글 창제 당시 막바지 연구에 몰두하셨던 초정행궁이 바로 인근 청주목 초수리(현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초정리)에 위치합니다. 초정약수로 지병을 다스린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최근 우리 시에서 유서 깊은 이곳에 기념비를 세우고, 우리 문화를 널리 알리고자 많은 공을 들이는 것은 참 반가운 일입니다.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의 조부이신 한봉수 의병장의 생가가 바로 이곳, 내수읍 세교리에요. 저를 비롯한 동문회원들이 지역사회에서 열심히 봉사활동을 펼치는 것은 모두 유서 깊은 우리 지역의 전통과 자연을 지키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발전도 도모하자는 바람에서 비롯됐습니다.”

김 회장은 내수중학교가 스포츠 인재의 산실이자 명문 학교로서 앞으로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더 많은 전문가와 지역주민들이 꿈나무 육성에 관심을 갖고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렵게 치러진 올림픽은 어느새 막을 내렸다. 하지만 선수들은 어디선가 여전히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하며 다음을 준비하고 있을 터. 응원하는 함성과 다시 하나가 될 무대를 상상하니 더 큰 가능성에 도전하는 이들의 숨소리와 두근거리는 심장박동이 가까이서 들려오는 듯하다. 새로운 막이 열리고 힘찬 도약이 시작되는 그 순간, 힘차게 날아오를 꿈나무들의 용기와 그들을 뒷받침하는 이들의 숨은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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