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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회를 살리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습니다”
“자연과 사회를 살리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습니다”
  • 최운정
  • 승인 2021.08.2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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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음료&에코패키지솔루션 김지훈 대표

지각변동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기후와 환경변화에 따른 윤리적 소비문화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게 된 흐름도 마찬가지. 올 초 금융위원회의 발표와 함께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공시 의무화가 예고되며, 국내에서도 비재무적 친환경 사회적 책임 활동이 보다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올해로 창립 37주년을 맞이한 산수음료는 친환경 용기 제조 부문을 ‘에코패키지솔루션’으로 분사 시키고, 2025년까지 사용하는 포장재를 100% 친환경 플라스틱 포장재로 전환할 목표를 세우는 등 최근 몇 년 사이 내적 성장을 위한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수음료&에코패키지솔루션 김지훈 대표(사진=종합시사매거진 DB)

산수음료, 오랜 진보를 향한 오랜 노력

산수음료는 1984년 설립된 먹는샘물 전문기업이다. 국내에 생수를 처음으로 시판하기 시작한 5대 기업 중 한 곳으로 남양주 축령산 중턱 지하 200~300미터 암반대수층 수원지에서 취수한다.  

산수음료는 1988년 서울올림픽 공식지정 음료에 선정되었으며, 2000년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공식 공급업체, 2005년 KTX 일등석 공식 공급업체로서 명품 생수 브랜드의 입지를 다져왔다. 일일 허가 취수량을 엄수하고, 정해진 기준 이상으로 철저하게 생산시설과 제품을 관리하는 등 보이지 않는 노력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일찍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몸소 실천하며 다져온 창업주의 경영철학은 신기술과 만나 새롭게 구축된 비전을 바탕으로 활로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또한 생수병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만들기 위해 기울여 온 2대에 걸친 노력은 경량화를 넘어 친환경 생수병 개발이라는 독자적 성과를 달성했다. 핵심 기술은 바이오 페트(PET)와 생분해 플라스틱(PLA) 소재를 중심으로 한 에코패키지 솔루션으로 요약된다.

“산수음료는 초창기 다섯 기업 중 가장 늦게 일반 페트병을 도입한 회사입니다. 아버지께서는 폴리카보네이트(PC) 생수통을 고집하셨습니다. 폴리카보네이트는 건축자재 등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반면, 페트병은 재활용이 어려운 것이 그 이유였지요. 등산을 정말 즐기셨는데, 어린 시절 저도 아버지를 따라서 산에 가 보면 꼭 페트병이 하나 둘 씩 버려져 있는 걸 볼 수 있었어요. 그런 모습을 참 속상해 하셨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사용된 페트병의 전량이 매립되다시피 했기 때문에, 기업활동이 자연과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일찍이 고민하셨던 겁니다. 갑작스럽게 사업을 물려받고 첫 달 사업 보고를 받았는데, 저희가 한 달 사이에 공급받은 물량이 무려 1억 병 분량이나 되더라고요. 미처 사업에 익숙해질 겨를도 없었던 때였지만 한 가지 만은 명확하게 보이더군요. 아버지께서 고집하려 하셨던 것이 무엇인지.”

 

i′m eco 고마운 샘(사진=산수 제공)

환경보전에 대한 철학과 신기술 반영한 제품군

산수음료는 2010년 국내 중소기업 최초로 페트(PET) 플라스틱 사용량을 최대 20%까지 줄인 경량화 용기를 개발했다. 500㎖ 기준으로 기존 무게가 18g이던 무게를 14.5g까지 줄였다. 첨가제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순수한 페트 소재를 사용했고, 제품 라벨도 수분리성(열알칼리성) 접착제를 사용해 분리배출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현재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제품은 ‘EVERYDAY 산수’로 재활용, 분리배출 개선을 위해 무라벨 제품으로 개선하고, 세계 최초로 일체형 캡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다. 이 제품은 탄소 배출량을 동종 페트 제품의 평균치보다 18% 낮췄기 때문에 2020년 환경부로부터 저탄소 제품으로 인증받았다. 

2018년 10월 김지훈 대표의 취임 후 산수음료의 독자적인 행보는 더욱 두드러진다. 2019년 1월 ‘Closing the Loop’ 캠페인을 발족하는 한편, 오랜 연구개발의 결실을 바탕으로 작년에는 신제품 ‘i′m eco 산수’와 ‘i′m eco 고마운 샘’을 출시해 시장의 재편을 예고하고 있는 것. 

‘i′m eco 산수’의 용기는 사탕수수를 사용해 만든 바이오페트로 탄소 배출량이 40% 이상 낮은 에코 패키지이다. 또한 이는 병과 캡, 라벨까지 모두 사탕수수와 옥수수 등 친환경 저탄소 소재를 적용한 세계 최초 사례다. 미국 코카콜라 플랜트 보틀(Plant Bottle)의 경우에도 병 부분이 바이오 페트 재질로 이뤄져 탄소 배출량 절감률이 17%에 그쳤던 것에 비견하면 산수음료의 이번 성과는 크게 주목받을 만하다. 환경부로부터 환경성적표지인증을 받아 현재 저탄소 제품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i′m eco 고마운샘’은 20여 개월 간 이뤄진 공동 연구개발의 성과이다. 모든 포장재가 180일 이내에 완전히 생분해되어, 기존 석유화학 기반 플라스틱의 최종 처리 방법인 소각과 매립이 아닌 환경친화적인 ‘End-of-Life Solution’으로 산업용 퇴비화가 가능하다. 또한 사탕수수 소재를 100% 사용해 탄소 배출량이 일반 페트 제품과 비교해 80% 이상 낮다. 

 

포브스 소비자선정 최고의 브랜드 생수 부문 대상(사진=산수 제공)

대를 이은 기업의 의지, 그리고 에코패키지솔루션

대를 이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해 온 산수음료는 고유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를 꾸준히 실천해왔다. 이들은 세계 최초로 화학적 재활용 기술 도입에 성공했으며, 자회사인 에코패키지솔루션을 통해 음식물 포장 용기 등 기존에 재활용이 되지 않던 부문의 친환경 소재를 개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자연이 없으면, 당연히 우리와 사회도 존재하지 못합니다. 모든 전제는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대학에선 생명공학을 전공했습니다. 국내 대기업 입사 전 8년간 유학 생활을 했고요. 연구자가 되는 것이 목표였지만 귀국해서는 헬스케어 IT 부문에서 3년간 앱 개발자로 근무했습니다. 경영수업을 따로 받거나 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대표를 맡게 되었습니다. 사실 아버님의 자리를 대신하기에는 경험이 턱없이 부족했지요. 불현듯 생전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생수병을 친환경적으로 만들어 보아야겠다고 결심했는데,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시설투자비로 처음엔 그저 무모한 시도로 받아들여지는 듯했습니다. 생수는 당연히 최대한 원가절감을 해서 저렴하게 판매해야 하는 품목으로 여겨졌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제 생각에 확신이 있었습니다. 전공 덕분에 PLA 소재에 대해서는 익히 잘 알고 있었고, 유학시절 간편식을 자주 먹으며 했던 생각, 과연 이 용기는 인체에 무해한가에 대한 의구심,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퍼즐이 맞춰지듯 사업 아이디어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자회사 에코패키지솔루션에서는 재활용이 어려웠던 기존의 식품 포장 용기와 화장품 용기를 친환경 플라스틱 용기를 대체할 식물유래 성분의 바이오페트 제품과 PLA 제품을 선보여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넓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산수음료 측에서는 자체 생산량이 늘어나면 PLA 생수병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산수음료&에코패키지솔루션 김지훈 대표

기술에 대한 자부심과 확신, 진정성으로 승부할 터

“지금도 가끔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아는 게 없어서 막막했을 당시를. 그 때는 직접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출성형 공정 교육부터 충북 음성에서 합숙 훈련까지 다녀왔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재활용품 업체 서른 여 곳에도 직접 찾아가 보았고요. ‘물을 주는 곳은 자연이고, 그것으로 수익을 얻는 회사가 자연을 해쳐서는 안된다’라는 다짐을 하고 또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보다 많은 기업들이 이와 같은 생각으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도가 처음부터 환영받은 것은 아니었다. 반응은 오히려 반발에 가까웠다. 어떤 면에서는 당연했다. 이 과정에 투자된 연구개발비는 12억 원 가량에 이르렀는데, 이는 연매출 200억 원 규모의 중견기업으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산수음료가 공급하는 제품군 중 바이오 페트병 제품은 일반 페트병에 비해 가격이 1.5배 높다. 생분해가 되는 PLA 제품은 무려 4배나 차이가 난다. 원료가 다르다고 해도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는 할 수 없다. 더구나 업계의 평균에 비해 생산성도 절반 수준 정도에 불과하다. 다소 무리한 투자였다고 볼 수 있었고, 두 곳의 생산시설 중 한 곳을 매각하는 구조조정 과정도 거쳤지만 그의 과감한 선택과 결정은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그 가치를 우선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2019년 3월 와디즈 펀딩을 통해 산수음료는 ‘저탄소 착한 플라스틱 페트병 생수’라는 이름으로 바이오페트 생수를 판매했습니다. 500㎖ 생수 40병에 7,900원으로 가격을 책정해 512% 펀딩 참여율을 기록했고요. 바이오페트를 시중에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었는데, 저는 이로써 가치소비를 향한 트렌드의 변화와 고객의 니즈를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산수음료의 꾸준한 사회적 책임 이행 노력은 자연스럽게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으로도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호텔과 리조트 등 B2B 비즈니스 특수 고객층의 빈병 회수 캠페인 참여도가 높은 편인데, 환경을 위하는 착한 소비 경험이 참여자에게 자연스럽고 실제적인 만족감을 주는 덕분이다. 이처럼 취임 초기 무모한 도전으로 여겨졌던 많은 시도는 주변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동기가 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변함없는 가치와 철학, 그리고 이를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의 진정성이다. 

“저희는 수익을 위해 환경사업을 벌인 것이 아닙니다. 깨끗한 물을 담아내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수원지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근본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의무와 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출발한 일입니다. 모든 임직원이 희망보다는 자부심을 우선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은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가치가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점에 공감해주셨으면 합니다. 작지만 많은 일을 하는 기업이 되는 것, 그것이 저의 모토입니다.”

산수음료는 현재 플라스틱 관련 중소기업 17개 사가 협력해 친환경 플라스틱을 공동 연구 개발하는 ‘그린플라스틱 연합’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당초 김 대표가 주축이 되어 만든 연합으로 알려졌다. 환경오염의 심각성에 공감하는 업체들이 모여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앞서 개발한 PLA 제품 생산 노하우는 말레이시아 기술 이전을 예정하고 있다. 이는 큰 폭의 매출 성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이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날로 늘어나는 폐플라스틱 폐기물과 이의 재활용 및 처리 문제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문제로 여겨진다. 해법은 어쩌면 혁신적인 기술 개발 보다는 한 사람의 마음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모두가 환경을 소중히 여기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우리’의 실천이 되어 힘을 발휘해야 할 때다. 가치 있는 소비에 대한 의지가 뒤따른다면 분명 가치 있는 새로운 도전은 꾸준히 계속될 것이다. 산수를 비롯하여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결단력 있는 행동과 실제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들과 기업인들의 행보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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