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첫째는 어르신, 둘째도 어르신, 셋째도 어르신
우리의 첫째는 어르신, 둘째도 어르신, 셋째도 어르신
  • 정하연
  • 승인 2021.10.2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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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편한요양원 백동철 대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0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약 15.7%를 차지하는 813만 명을 기록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노인의 요양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사회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로서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08년 시행된 이후 수급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비교적 성공적인 정책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노인복지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시설 관리와 요양보호사에 대한 처우 문제 등 향후 개선해 나가야 할 과제가 여전히 산재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충남 천안에 위치한 ‘더편한요양원’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더편한요양원 전경(사진=더편한요양원 제공)

사회복지사로 새 출발, 요양원 운영하며 큰 보람 느껴

“충청남도청과 천안시에서 오랜 공직생활을 마치고, 정년퇴직한 후에 제2의 직장으로 요양병원에 취업하여 근무하다가 내가 직접 요양원을 운영하면서 사회에 공헌해야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요양원을 개원하게 되었습니다. 고향에서 황혼을 맞이하고 싶은 마음에 새롭게 터를 잡았는데, 이 요양원을 개원한 지는 넉 달 정도 됩니다. 대부분 인근 지역에서 오시지만 제법 먼 지역에서도 여타의 시설에 비해 건물 내부와 외부환경 및 시설 조성이 잘 되어있고, 세심하게 어르신들을 돌보고 섬긴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분들이 계십니다. 또 현재 입소해 계시는 어르신들의 보호자가 더편한요양원이 시설도 좋고 어르신들을 잘 모신다고 소개하여 많이 찾아오십니다. 참 자랑스럽고 뿌듯한 일입니다. 사회복지사로서 자격을 갖추고, 노인복지 문제를 보다 깊이 들여다보니 어떻게 하면 어르신들을 보다 편안하게 모실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이 보이더군요. 많은 수익을 내겠다는 욕심은 애초에 가지지 않았습니다.” 

‘더편한요양원’은 백동철 대표와 윤점순 원장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천안에서 가장 시설이 잘되어 있다고 평이 났으며 멀지않은 곳(1.5Km)에 종합병원인 단국대학교병원이 있고 1,000여평의 부지내에 290평의 건물(1,2층)로 입소정원은 42명이다. 그리고 400여평의 잔디밭과 채소밭 등 어르신들을 위한 쾌적한 공간은 어르신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자부한다. 처음부터 운영 수익률보다는 요양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내공간은 시설 조성에 관련한 기준과 규정보다 넓고 여유 있게 구획했으며, 생활실(침실)을 정남향으로 배치하되 넓은 창문을 두어 채광을 최대한 확보했다. 별도의 공용홀을 두어 실내 활동반경을 넓히고 넓은 정원과 마당에는 휠체어로도 오갈 수 있는 산책로와 작은 텃밭을 두어 실외활동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실내 바닥 전체에 온수보일러와 천정형 난방장치를 설치하는 한편 천안에서 최초로 청정 환기시스템을 완비해 쾌적하고 청결한 환경 조성에 보다 공을 들인 점도 눈에 띈다. 

“식사 전 가능한 가까운 곳에서 손을 씻을 수 있도록 작은 세면대를 넓은 홀에 여러 군데 배치한 건 전적으로 아내의 조언에 따른 겁니다.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간호조무사 자격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하더니 젊은이들 못지않게 의욕적으로 자신의 일을 해 나가더군요. 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했는데, 그 와중에 제게도 이 일을 권했습니다. 정년퇴직 후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고 새로운 삶을 통해 큰 보람을 찾게 된 것은 아내 덕분입니다.”

 

구성원을 배려하는 마음이 보다 ‘더좋은’ 돌봄을 이끌어

백 대표는 좋은 근무환경이 보다 훌륭한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긴다. 구성원이 사명감을 가지고 직무에 자존감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경영자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현행 기준보다 요양보호사는 2명, 간호사 1명의 인력을 추가로 충원해 여유있게 교대인력을 운영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의미다.

“사실 노인복지시설에서 근무하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육체적으로 고되고, 때로는 많은 스트레스가 쌓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어르신들을 모시는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마인드 콘트롤을 해야 합니다. 이럴 때, 한 사람이라도 일손이 더 있다면 아무래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입니다. 공간을 조성하는 것 뿐 아니라 인력을 운용하는 데도 좀 더 넉넉하게 마음을 쓴 것은. 수익성을 생각한다면 이 일을 하지 않았겠지요.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이라는 데에서 큰 자긍심을 느낍니다. 보호자분이 어르신을 뵙고 돌아가는 길에 안색이 눈에 띄게 좋아지셨다거나 산책을 전보다 길게 하실 정도로 건강해지셨다고 말씀하시면 마음이 그렇게 좋을 수 없습니다. 함께 노력해주고 있는 직원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입니다.”

더편한요양원의 원훈은 ‘서로사랑, 서로존중, 서로이해’이다. 어르신과 직원 모두가 행복한 요양원이 되는 것이 백 대표의 목표다. 15명의 직원들에게는 늘 어르신 위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당부한다. 

“제가 가끔 직원들에게 묻습니다. ‘우리에게 첫째는 어르신인데, 그러면 둘째는 무엇이냐’고요. 그러면 대부분은 잠시 생각하게 됩니다. 조사 한 자의 차이인데, ‘도’와 ‘는’을 바꾸게 되면 그 말의 의미를 한 번 더 되새겨 보게 되고, 우리의 사명에는 좀 더 가치가 실립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어르신’도 좋지만, ‘첫째는 어르신, 둘째는? 어르신, 셋째는? 어르신’ 오로지 어르신입니다. 우리는 어르신들이 신체적으로 불편함을 갖고 계시다는 점을 무엇보다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당연히 어르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섬기고, 개개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인격을 존중하는 태도가 기본이 되어야 하고요.”

 

노인복지 향상을 위해 정책적인 지원과 개선이 필요

“저희 어머님도 돌아가시기 직전에는 요양원으로 모셨어요. 사실 아내의 반대가 심했지요. 요양원에 모시는 이를 불효자로 여기는 사람도 적지 않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이제 요양원을 바라보는 시각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지요. 하지만 적지 않은 부분에 대한 관심과 지원, 그리고 개선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2000년 65세 이상 인구비중이 7%를 넘어서며 ‘고령화사회’에 들어섰고, 2018년 노인 인구 비중이 14%를 넘어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가 되는 데 일본은 24년, 미국은 73년, 프랑스는 115년이 걸렸으나, 우리나라는 불과 18년이 걸린 셈이다. 뿐만 아니라 장래 인구 추계에 따라 2025년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1/5이 노인으로 구성된 ‘초고령사회’가 되어, 7년 만에 급속도로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사회에 진입한 호주 등 타 국가가 노인정책을 전담하는 조직을 두고 관련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 노인 관련 정책 사업은 11개 부처, 27개과로 분산·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다. 

“요양원의 운영은 무엇보다 사명감과 봉사정신이 토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부모님을 모시는 자식의 마음으로 이곳에 있습니다. 어머님께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모셨던 경험이 실제적으로 시설을 운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 일에 임하는 저희들은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사회적인 기대에 부응하고자 일선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연로하신 부모님을 시설로 모시는 보호자분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마음의 짐을 모두 덜어드리지는 못합니다만, 적어도 그런 마음을 헤아리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지요.” 

 

정책 간 일관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노인복지 업무를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가기관 수준의 노인 전담 기구를 설치해 노인복지정책 창구를 일원화하고, 관련 정책을 이에 집중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노인 문제는 곧 우리의 미래와 직결되어 있는 공통의 과제다. 노인복지 향상을 위한 일선의 노력이 보다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큰 밑그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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