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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시장 마비… 아파트값은 양극화
서울 부동산 시장 마비… 아파트값은 양극화
  • 정하연
  • 승인 2022.01.2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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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10, 금융위원회에서 가계부채 관리방안발표했다. 2020년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한 확장적 금융·통화정책의 영향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자 정책대응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마련됐다. 이 방안에는 가계대출 심사에 대출받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전면 도입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는 7월부터 시행됐는데 3개월여 만에 추가 대책이 나오게 됐다.

정부는 1026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개최하고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의결했다. 핵심 내용은 4월 방안을 보다 강화한 것으로 차주 단위 DSR 규제 확대 시점을 대폭 앞당긴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대책에서 총대출액 2억 원 초과에 대한 DSR 적용 시기를 올해 7월에서 1월로, 총대출액 1억 원 초과에 대해서는 올해 7월로 각각 앞당기기로 했다. 대출 규제에 기준 금리 인상까지 더해져 아파트 거래량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 관련 브리핑 고승범 금융위원장(사진=금융위원회)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 관련 브리핑 고승범 금융위원장(사진=금융위원회)

추위와 함께 얼어붙은 아파트 실거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그리고 대통령 선거 등의 영향으로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시장 안정이라기보다 상승 또는 하락세가 형성되기조차 어려운 거래 마비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까지 262건으로 집계됐다. 1월 거래 신고 기간이 2월 말까지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현 추세대로라면 1,000건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서울 아파트 최저 거래량은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811월의 1,163건이다.

서울의 25개 자치구 가운데 19곳은 이날까지 아파트 거래량이 10건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용산구 거래량은 지금까지 한 건뿐이다. 지난해 1월의 경우 107건이었다. 이외에도 도봉구 2광진·성동구 각 3금천·서대문·종로구 각 4건 등 7개 자치구에서 신고 기간의 3분의 1이 지난 시점까지 5건 미만의 거래량을 보였다.

구로구의 경우 104건으로 거래량이 많지만 이 가운데 88건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임대 사업을 목적으로 민간 사업자의 신규 준공 아파트를 통으로 사들이면서 나온 거래다. 88건 모두 구로구 궁동 궁동에스하임에서 나왔다. 이를 제외하면 서울의 거래량은 174건으로 줄어든다. 자치구당 평균 7건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강 공공성 재편사업 개발예시(자료=서울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강 공공성 재편사업 개발예시(사진=서울시)

여러 변수로 인해 결정 보류 중

서울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은 상황은 오랜 시간 지속됐다. 이에 현장에서는 시장이 멈췄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거래가 뜸해지면서 매수자 입장에서는 혹시 가격이 더 내려가지는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까지 더해져, 시장에서 아무리 고객의 상황에 맞는 매물을 소개해줘도 실제 거래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매도자는 호가를 내리지 않고, 매수자는 낮은 가격을 원하니 매칭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실제 지난 1월 용산구에서 유일하게 나온 한 건도 급매물 거래다. 용산구 이촌동 강촌아파트 전용 84.77가 직전 거래(지난해 7·22억 원)보다 1억 원 낮은 21억 원(8)에 거래됐다.

거래 감소는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주목 받던 오피스텔 시장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1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매매된 오피스텔 실거래 건수는 전국 기준 94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동기(1~14)의 거래량인 2,443건보다 61.4% 줄어든 수치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거래 절벽이 DSR 규제와 대선 등 정책 변수의 영향인 만큼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현재의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완화나 다주택자 대상 양도세 중과 완화 등 주요 부동산 공약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대선 이후로 결정을 미루는 것이다. 대선 이후에는 지방선거도 있어 거래 없는 보합 장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값 양극화 갈수록 심각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접어든 가운데 서울 내 외곽지역과 도심권 사이의 온도 차가 더 심화하고 있다.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외곽지역은 아파트값이 내림세를 보이지만 수요가 많은 강남권에선 여전히 상승세를 보인다.

지난 1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셋째 주(17일 기준) 노원·도봉·강북구가 있는 동북권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1% 하락했다. 이는 20205월 셋째 주 이후 19개월여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반면 이른바 강남 3가 있는 동남권 아파트값은 오름폭은 줄었지만, 상승세를 계속 이어갔다. 117일 기준 서울 동남권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2% 상승했다. 서초구가 0.03%, 강남구가 0.02%, 송파구가 0.02% 등 전주 대비 상승폭이 더 커졌다.

지난 124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시장동향통계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매매 9.8, 전세 7.7로 집계됐다. 200812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 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의 평균값을 하위 20%(1분위) 평균값으로 나눈 수치다. 전국적으로 가격 상위 20% 아파트값이 하위 20% 아파트값의 9.8, 전셋값은 7.7배라는 의미다.

최근 주택시장의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상승폭이 둔화되고 일부 지역은 하락세로 접어들기도 했지만, 고가 아파트는 오히려 계속 가격이 뛰면서 5분위 배율이 더 커졌다.

이달 전국 하위 20% 아파트값은 평균 12407만원으로 전달 대비 84만원 떨어졌지만, 상위 20% 아파트값은 2357만원 올라 121332만원이 됐다. 전세값도 전국 하위 20% 아파트는 8808만원으로 지난달보다 4만원 하락했지만, 상위 20% 아파트의 경우 1364만원 상승한 67709만원으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서울의 경우, 이달 당 매매가격이 15159000원을 기록하며 평(3.3)50024700원으로 5000만원을 처음 돌파했다. 2019124000만원대를 돌파한지 13개월 만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5969만원, 한강 이남 11구는 149928만원으로 15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에 따른 여신 축소로 자산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초고가 주택은 이미 대출 규제를 받는 상황에서 구매력이 약한 계층이 많이 사는 주택의 타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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