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18 09:09 (수)
“폐이차전지 활용을 통한 자원 확보, 국가 경쟁력 강화에 도움”
“폐이차전지 활용을 통한 자원 확보, 국가 경쟁력 강화에 도움”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22.05.1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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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알디솔루션 손일 대표
(주)알디솔루션 손일 대표
(주)알디솔루션 손일 대표

“ 폐이차전지 활용을 통한 자원 확보, 국가 경쟁력 강화에 도움

취재 정하연 기자`사진 이신 기자

 

지난 421과학·정보통신인의 날 기념식2년 만에 대면 행사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총 162명의 정부 포상자가 참여했으며, 영예의 국무총리상은 연세대 교수이자 알디솔루션 손일 대표가 수상했다. 이 회사는 교원창업기업으로서, 지난 20202월에 설립됐다. 4차산업혁명과 함께 다량으로 폐출되는 폐이차전지에서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유가 금속을 회수해 양극재 재료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특수 금속 제조업체에 중간재로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해외 의존성이 높은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 확보에 기여하며 국내 배터리 산업에 이바지하고 있다. 손일 대표는 연세대학교 금속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취득한 이후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 재료공학부 석사 학위 과정에 다시 입학했다. 이후 박사, 박사 후 과정을 거친 그는 2009년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조교수, 부교수를 거쳐 2017년 정교수가 됐다. 20년 이상 친환경 금속 제련 분야에서 교육과 연구에 헌신하는 손일 교수를 만나 보았다.

취재 정하연 기자 · 사진 이신 기자

 

기존 기술 단점 극복한 신기술 개발

2차전지는 미래 산업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에너지원이다. 리튬(Li) 이온이 전해질을 통하여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하면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원리를 가지고 있으며 충전을 통해서 여러 차례 재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의 중심이 되는 전기자동차는 물론 생활 속의 각종 IT 기기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이차전지 산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이차전지 제조에 필수적인 니켈, 코발트 및 리튬 등의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특히 니켈의 경우 단 하루 만에 44%가 넘게 급등하였으며, 1년 전에 비하면 130% 이상 오른 가격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폐이차전지를 어떻게 다시 재활용하는지가 매우 중요한 이슈로 대두됐다. 이와 동시에 손일 교수가 창업한 알디솔루션의 가치와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현재 리튬이차전지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생산 업체는 3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다 2025년 기점으로 핵심 소재인 리튬, 코발트, 니켈 및 망간 등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이 핵심 소재를 얼마나 용이하게 확보하느냐가 결국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수밖에 없는 상태입니다. 원자재를 해외에서 공수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폐이차전지를 재활용하는 방법으로 원재료를 확보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주)알디솔루션이 이번에 국무총리상을 받은 것도 바로 이러한 국내 이차전지산업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대형 상용 설비의 확보 등 할 일이 적지 않지만, 차근차근해나가다 보면 분명 매우 효율적으로 원재료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이제까지 폐이차전지를 재활용하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 세계의 크고 작은 기업들이 이에 도전해왔고 현재도 재활용이 이뤄지고 있다. 이제까지는 크게 초고온 건식제련 방법과 습식제련 방법이 존재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방법 모두에 단점이 있다. 우선 초고온 건식제련 방법은 일부 회수되어야 할 유가금속이 소실되는 경향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된다. 따라서 폐이차전지의 활용에서 친환경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습식제련 방법은 유가금속이 소실되지는 않지만, 다량의 산과 알칼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2, 3차 폐수가 발생하게 된다. 산업 경쟁력을 위한 재활용은 좋지만, 여기에 다량의 폐수가 발생한다면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손일 대표가 개발한 방법은 이 두 가지의 단점을 효율적으로 극복한 중저온 건식 분리 기술이다. 이 기술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기존의 건식제련 기술에서 출발하지만, 현저하게 낮은 온도에서 고상(고체상태) 반응을 진행해 폐리튬이차전지에서의 에너지 소모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이상 낮추는 동시에 모든 유가금속을 90% 이상 회수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다.

 

아시아 최초의 미국 학술지 편집장

이 기술의 파급력은 절대로 적지 않습니다. 우선 전략적 소재의 해외 반출을 감축할 수 있으며 국내 이차전지 제조 회사의 소재 경쟁력 우위를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를 통한 시장 확대도 가능해서 ‘K-배터리의 명성을 더욱 확실하게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기술 개발을 통한 시제품 양산화 및 사업화가 성공한다면, 국산 자립형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로 전략 소재의 수입 의존성을 해결할 수가 있습니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고용 창출 효과가 높아지면서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 확보에 일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손일 대표가 개발한 이번 기술은 이미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Resource, Conservation and Recycling>에 관련 논문이 게재된 것은 물론이고 폐전지로부터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방법 및 유가금속 회수 시스템과 관련된 다수의 특허도 등록이 됐다.

특히 손일 대표는 그간 국내 과학기술 진흥에 많은 역할을 해왔다. 대표적으로 에너지 관리공단 산업발전부문 온실가스 감축수단 연구위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핵심전략기술 심의위원회 위원, 사단법인 대한금속재료학회 이사, 한국철강협회 ISO 철강표준 전문위원회 위원, 국가 탄소중립 전문위원회 위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재나노 분야 기술수준평가 전문가로 활동을 해왔다. 또한 미국 최고 금속재료지인 <Metallurgical and Materials Transactions>의 편집장을 역임하면서 세계적 소재 관련 전문가로 평가되어 국내 연구자들의 연구 수월성과 국가 위상을 증진시켰다. 또한 아시아 최초의 편집장이라는 타이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손 대표는 <Journal of Sustainable Metallurgy> 부편집장, <Journal of Iron and Steel Research International> 편집위원, <Steel Research International> 자문위원 등 다수의 SCI 국제학술지에서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또 그는 일본철강협회로부터 인정받아 ‘Nishiyama과 미국 ASM의‘Marcus Grossman’과 미국 세라믹학회지 최고 논문상을 받으면서 한국의 위상을 알렸다. 국내에서도 다수의 논문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이고 2013년 제14회 철의 날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상에 이어 2017년 국가연구개발 성과 표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았다.

이러한 탄탄한 실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주)알디솔루션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기대와 호응도 매우 크다. 가장 단적으로 올해 3월 L&S 벤처캐피탈, KDB캐피탈, 슈미트와 투자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러한 투자의 의미에 대해 손일 교수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벤처 캐피털에서 투자를 했다는 것은 (주)알디솔루션이 확실한 기술 기반의 회사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간 관련 분야에서 작은 기업들이 많이 나오긴 했지만, 아직 정확한 인정을 받지는 못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이번 투자를 통해서 우리 회사의 탁월한 경쟁력을 인정해 준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중국에서는 워낙 인력이 많다 보니 저희처럼 기술을 기반해 폐이차전지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력이 풍부하고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작업으로 이루어진 노동집약적인 방법으로 재활용을 시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안전상의 문제도 생기고 중장기적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속가능하지 않는 사업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런데 (주)알디솔루션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한 공정으로, 환경과 작업자들에게 보다 안전하게 재활용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니, 이제 그 사업성과 경쟁력을 알아보고 투자를 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직원 중심의 회사 문화 일궈

손일 대표가 이러한 재활용 기술에서 큰 성과를 만들고 회사까지 창업할 수 있었던 데에는 두 번의 취업 경험과 연세대에서의 연구년()’이 큰 역할을 했다. 그는 98년부터 2년 반 정도 GS-Caltex 정유에서, 2006년부터 3년 가까이 United States Steel Corp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당시의 경험은 손 교수에게 학문의 영역이 아닌, 현실적인 사업의 영역에 관한 눈을 뜰 수 있도록 했으며, 향후 창업을 위한 매우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연구년도 매우 중요했다. 과거에는 흔히 안식년이라고 불렸지만, 지금은 7년마다 1년간 시간을 주면서 연구와 교육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할까?’라는 통찰과 생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시간에 손 대표는 지금의 폐이차전지에 관한 연구와 향후 계획에 관해 몰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창업은 학교의 교수 마인드만으로는 하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손 대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고 말한다.

저 같은 공대 교수는 연구할 때 그 결과가 사회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응용될 수 있고 경제적으로는 어떤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또한 현실적으로 적용됐을 때 어느 정도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지도 감안하게 됩니다. 공대는 순수 자연과학과는 달리 응용과학이기 때문이죠. 거기다가 이미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 자체가 하나의 작은 중소기업이라고 볼 수 있고, 저는 중소기업의 사장 역할을 해왔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마인드 셋의 부분에서는 크게 무리가 없었습니다. 거기다가 운이 좋게도 저를 완전히 서포트해줄 수 있는 직원이 있었고, 개인 시간을 희생하면서까지 도와주었습니다. 결국 1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을 시켜주었고, 지금도 경영에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더구나 손 대표는 조직관리도 직원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회식문화도 많이 다르다고 한다. 술 문화 자체가 완전히 사라졌고, 주로 식사한 후 스크린 골프나 탁구를 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위주로 운영이 된다고. 거기다가 이것을 결정하는 것조차도 손 대표가 하지 않고 오로지 직원들이 주인이 되어 결정한다고 한다. 따라서 직원들이 먼저 회사 구성원들을 한 가족으로 생각하고 솔선수범해 일하면서 행복감을 많이 느낀다고 한다. 그러나 손 대표는 여전히 2년밖에 되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이라는 점에서 아직 할 일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아직 대형 상용시설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향후 투자금을 통해서 이런 상용시설을 만들고 사업적으로 좀 더 단단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금년 말이나 내년 초까지 이것이 가능해지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실질적인 작업을 하면서 조업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중심으로 제조시설 자체를 좀 더 스마트화하려고 합니다. 이 정도 단계만 되어도 우리의 계획이 매우 순항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알고 있듯, 한국에는 자원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것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폐자원도 크게는 자원의 일종이고 심지어 현재로서는 블루오션의 상태이다. 그런 점에서 손일 대표는 회사는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이기는 하지만, 국가 경쟁력을 높여야만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알디솔루션은 기술과 공학이 강단을 벗어나 세상으로 나올 때 얼마나 세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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