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8 14:23 (월)
[Society] 마케팅의 주요 화두, ‘록인 효과’를 잡아라
[Society] 마케팅의 주요 화두, ‘록인 효과’를 잡아라
  • 정하연 기자
  • 승인 2022.06.14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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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사업에서 매우 중요해져

 

최근 수년 사이 마케팅 업계에서는 ‘록인(Lock-in) 효과’라는 것이 화두가 되고 있다. 일명 ‘자물쇠 효과’, 혹은 ‘고착화 효과’라고 해석된다. 이는 원론적으로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를 묶어 두는 효과’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배달의 민족’에 익숙한 사람은 다른 음식배달앱을 잘 사용하지 않고, 아이폰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은 안드로이드폰을 잘 쓰지 않는다. 이메일은 ‘다음’을 사용하지만, 검색은 꼭 구글에서만 하는 사람이 있다. 한번 특정 브랜드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게 되면 잘 바꾸지 않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록인효과를 더욱 강화하려는 방식으로 기업 마케팅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2021년 3월, 쿠팡이 뉴욕증시에 진출하면서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렸다. 당시 김범석 의장은 ‘사업을 하면서 쿠팡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힘들도록 만들고 싶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 말 역시 일정한 록인 효과를 염두에 두는 것이다. 한번 쿠팡을 하게 되면 다른 사이트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해당 서비스에 거의 중독 수준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기업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상황은 없다. 수많은 경쟁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오로지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만을 이용한다면 이는 경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록인 효과는 술집과 클럽 등에서 유래가 되었다. 영업을 끝내야 할 시간이 되었지만 단골 고객이 많은 경우 아예 문을 닫고, 고객이 좀 더 머무를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에서 연유가 되었다. 이렇게 하면 소비자들은 자신을 위해 문까지 닫고 영업을 연장해주는 주인에 대해 고마움을 가지게 되고 다음에도 해당 술집과 클럽을 이용하게 된다. 

이런 록인 효과를 장기간 끌어가기 위해서 꾸준하게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통신사의 경우에는 ‘결합 상품’을 만들어 낸다거나 또 기존에 없던 확장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이러한 록인 효과가 더욱 강화되기도 한다. 이러한 록인 효과는 인간이 가진 ‘편리함’에 대한 본능에 소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요즘에는 새로운 서비스를 하게 되면 신경써야 할 것들이 상당히 많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하나를 새로 구매하려고 해도 앱을 옮긴다든지, 금융인증서를 새로 설치해야하는 등의 불편함이 있다. 

물론 통신사들에서는 이마저도 매우 편리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신경써야 할 일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결국에 소비자들은 ‘불편하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려는 성향’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본능 안에서 록인 효과가 유지된다. 

이러한 마케팅 방법이 중요해진 것은 플랫폼 사업자가 늘어나면서부터이다. 플랫폼 사업은 여러 가지로 정의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사용자가 많아야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차피 구축된 플랫폼을 100명이 이용하든 1만 명이 이용하든 별도의 비용이 지불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100명이 이용할 때와 1만 명이 이용할 때 생기는 경제적 가치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따라서 플랫폼 사업자들은 수많은 소비자를 록인하기 위해 애쓰게 되고, 이것의 성공 여부에 따라 사업 자체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또한 이러한 록인 효과는 기업이 점점 커질수록 강화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네이버는 최초에는 단순한 검색 서비스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웹툰, 지도, 메일, 블로그, 카페, 메타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게 된다. 따라서 한번 네이버를 사용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마트와 수영장, 어린이집의 이색 조합
이런 록인 효과가 주는 또 하나의 특성은 ‘소비자가 소비자를 낳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이제 한국인은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타인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사용해야만 한다. 혼자서 다른 메신저 서비스를 쓴다고 하면 타인들의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방법을 고집할 수가 없게 된다. 따라서 한번 광범위한 대중들을록인하게 되면 덩달아 주변의 더 많은 사람도 록인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최근에는 또 다른 형태의 록인 효과를 겨냥한 마케팅도 생기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의 대형 마트에 매우 이색적인 형태의 입점이 이뤄진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홈플러스에 어린이 수영장이 생긴다거나 혹은 롯데월드몰에 영어 유치원이 생기는 경우다. 이러한 조합은 사실 과거에는 쉽게 상상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소비자들에게 각인이 되면 새로운 편리성을 느끼게 되고 한번 이 새로운 편리성에 길들여지면서 한동안은 록인 효과가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록인 효과가 경제에 꼭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이른바 ‘승자독식의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해당 업체는 즐거운 비명을 지를 수 있겠지만, 더 이상의 건강한 경쟁이 허락되지 않는다. 이런 상태에서는 해당 업계에 새롭게 진출하려는 업체가 줄어들게 되고 동시에 신기술, 새로운 서비스의 확산이 정체될 수 있다. 또 록인 효과로 시장을 독점하게 된 기업은 나태하게 되고 새로운 서비스의 개발에 게을러질 수가 있게 된다. 

록인 효과가 매우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일단 한번 무료로 사용하게 한 뒤 교묘하게 소비자가 떠나지 못하게 하면서 소비를 강요하는 일이다. 이는 인터넷과 모바일의 여러 유료 서비스에서 자주 발견되곤 한다. 예를 들어 ‘첫 달 무료’라고 하면 소비자들은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생각에 서비스를 신청하게 된다. 하지만 때로 이러한 사실 자체를 잊어버릴 수도 있다. 이때 서비스 제공자는 별도의 공지도 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결제를 하게 된다. 이는 한마디로 ‘악성 록인’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록인 효과’가 한번 정착됐다고 해서 계속해서 이어진다고 확신해서는 안 된다. 언제나 경쟁자가 생기게 마련이고 특히 혁신적인 서비스가 시작되고 기존의 판이 바뀔 정도의 강력한 변화가 이뤄지면 이러한 록인 효과가 순식간에 풀리면서 패러다임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마켓컬리’였다. 그 이전에도 음식을 배달하는 홈쇼핑이나 웹사이트는 수도 없이 많았다. 하지만 고급화와 새벽 배송이라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들고 나오자 소비자들은 순식간에 마켓컬리로 이동해 새로운 록인 효과를 만들어 냈다.

특히 한국인들은 유행을 따라가는 경우가 매우 많다. 과거 개그맨 이경규가 만든 ‘꼬꼬면’은 전국적인 열풍이었다. 한마디로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열풍도 오래가지는 않았다. 인기를 체감한 제조사에서 꼬꼬면 생산 라인을 급격하게 늘렸지만, 나중에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결국 끊임없이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특정한 록인 효과가 발생하고, 경쟁력을 잃는다면 다시 록인 효과는 다른 회사로 옮겨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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