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8 15:13 (화)
[Master] ㈜삼화금속 김국한 대표
[Master] ㈜삼화금속 김국한 대표
  • 정하연 기자
  • 승인 2022.06.15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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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뿌리, 전통 무쇠 가마솥의 과학화에 더 앞장서겠습니다"

 

이제 전통 무쇠 가마솥은 TV나 시골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전통 조리기구의 한 종류가 됐다. 과거에는 매일 우리 어머님이 밥을 지어주던 친근한 솥이었지만, 이제는 서양식 솥이 주류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전통 무쇠 가마솥을 땀 흘리며 제작하여 그 과학성을 현대인들에게 알리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가마솥 명장인 삼화금속 김국한 대표이다. 100% 수작업으로 만드는 그의 가마솥은 전통적인 한국의 제작 방식 그대로를 따르고 있다. 지난 40년을 쇠와 함께 살아온 그는 미니 가마솥, 무쇠 후라이팬, 무쇠 전골 팬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면서 주부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특히 가마솥에 관한 특허까지 내면서 새로운 제작 방법에 골몰하고 있다. 

밥맛 블라인드 테스트, 가마솥 밥이 1등
김국한 대표는 2019년 ‘(사)대한민국 명장’에, 2020년 충청북도 최고 숙련 기술인 ‘충청북도 명장’에 선정됐다. 당시 쇠를 다루는 주조 명장은 유일하게 김 대표뿐이었다. 현장실사는 물론 실제 시험까지 본 후 100점을 받아서 자신의 실력을 여지없이 증명했다. 그가 처음 쇠와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에서 기계과를 졸업한 이후였다. 이후 일반 엔지니어링 등 사업을 했으며, 20년 전에 장인어른의 가마솥 기술을 전수받은 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과거에는 가마솥에 대한 수요도 많고 제작 업체도 많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 남은 전통 가마솥 제작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럼에도 그는 매일 1,500℃가 넘는 제작 현장에서 땀을 흘리며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가마솥은 철기시대부터 이어져 온 우리 조상의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마솥은 매우 과학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우선 가마솥으로 밥을 지으면 누룽지가 생깁니다. 밥을 먹은 후에는 배가 따뜻해야 소화가 잘되는데, 우리 조상들은 이 누룽지에 물을 부어 따뜻하게 식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이러한 식사 문화는 없고, 가마솥이 바로 이런 문화를 만들어낸 배경이 되었습니다. 거기다가 무쇠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철분이 자연스럽게 밥에 섞이게 됩니다. 이는 매우 훌륭하게 철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밥맛을 더욱 좋게 만들어 줍니다. 과거 YTN에서 여러 가지 밥솥으로 지은 밥을 블라인드 테스트 했는데, 제가 만든 가마솥으로 지은 밥이 1등을 했습니다. 심지어 밥맛을 잘 모르는 학생들까지 가마솥 밥을 최고로 쳤습니다.”

김 대표는 그간 가마솥 제작의 과학화를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예로부터 가마솥 제작 기술은 그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왔을 뿐이며, 제자들에 의해 눈으로 익히면서 그 기술이 전수됐다. 따라서 특별히 명문화된 제작 방법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발전을 시킬 수 없다고 느꼈고, 그 결과 김 대표는 데이터를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제작 방법과 기술을 하나하나 손으로 적어가면서 체계적으로 만들기 시작했고, 그 결과 이제는 표준화된 작업 방식에 의해서 가마솥이 만들어지고 있다. 또 김 대표는 전기를 통해서 가마솥을 가열하는 방법도 고안했다. 전통적으로는 모닥불을 지펴야 제대로 된 가마솥 밥맛을 만들 수 있지만, 최근에는 환경오염이 중요시되고 연기가 많이 나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 

또한 주변에서 민원을 넣는 때도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김 대표는 전기를 통해 밥을 짓는 방법까지 고안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과거보다는 훨씬 가마솥 사용이 편리해졌다. 김 대표는 그간 이러한 전통문화 보존과 과학화에 대한 공로는 물론이고, 지역 사회에서의 봉사에 힘입어 다수의 수상을 했다. 제1회 음성군 기업인의 날 표창, 음성경찰서장 감사장, 음성군 미래사회발전 협의회 공로상, 제34회 전통미술대전 금속공예 부문 대상을 받았으며 그간 (사)정부조달문화상품협회 회원, 음성경찰서 보안협력위원, 음성군 미래사회발전 협의회 회원을 역임했다. 

 

과학화 위해 큰 노력 기울여
김 대표가 가마솥을 만든 지는 이제 2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 제작 공정 자체를 시스템화하기는 힘든 수준이다. 일단 공정 자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10억 원 대의 큰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최소 1년에 3만 개 이상의 가마솥이 팔려야 하지만 현재 수준으로 그 정도의 판매량은 무리가 아닐 수 없다. 거기다가 아무리 자동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아직 수작업의 정교함을 따라가기는 힘들다. 그런 점에서 자동화에 의한 제작 방법은 오히려 가마솥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볼 수가 있다. 

하지만 가마솥에 꼭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밥맛이 좋고 철분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누룽지를 만들 수 있다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 일정한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가마솥을 처음 사용할 때는 ‘길들이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참기름과 들기름을 섞어 여러 차례 코팅하는 작업인데, 이는 사용자 개개인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관한 정보나 노하우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가마솥에 녹이 슬어서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때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모든 가정에서 가마솥을 썼기 때문에 이 ‘길들이기’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세대를 거쳐서 전수되었습니다. 어머니가 딸이나 며느리에게 전수했고 다시 그 딸과 며느리가 후대에 전수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문화가 사라져 새롭게 가마솥을 쓰려면 그만큼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거기다가 끓어 넘치는 것에 대한 대비책도 없습니다. 따라서 늘 사람이 곁에 붙어 있어야 합니다.”

김 대표는 또 이런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서 특허까지 취득했다. 오랜 연구 끝에 ‘넘침 방지기능을 갖는 가마솥 특허(제1158468호)’를 얻은 것이다. 이러한 몇 가지 가마솥의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마솥은 많은 한국인의 가슴에 남아있는 정감넘치는 물건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해외에 거주하는 한 어르신의 경우에는 한국의 가마솥을 구매해 밤에 잘 때마다 끌어안고 자는 일도 있다고 한다. 고향에 가고 싶은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이다. 최근에는 귀농, 귀촌을 하는 사람들은 여지없이 가마솥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 어머니가 해주었던 그 가마솥 밥맛을 잊지 못하고, 가마솥이 있는 시골 풍경이 너무도 그립기 때문이다. 

 

“가마솥에 꼭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밥맛이 좋고 철분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누룽지를 만들 수 있다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 일정한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무형문화재, 국가 명장에 도전하고파
“이제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정도의 경제 대국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 점에서 이 가마솥의 장점도 세계에 알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마솥은 인류의 문화에서 유일무이한 조리도구이며, 그 과학적인 면에서 많은 외국인이 반할 것이라고 봅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도 있지만, 이는 결코 우리의 자부심 때문만은 아닙니다. 정말로 외국인들이 반할 수 있는 매력이 많은 것이 이 가마솥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김 대표는 앞으로도 가마솥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지만, 그리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쏟는 수고에 비해 임금이 넉넉하지 않다 보니 한국 사람들조차 가마솥 만들기를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외국인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지만, 언어도 잘 통하지 않고 거기다가 이들은 한국의 가마솥 문화 자체를 잘 모르다 보니 함께 일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렇기에 가마솥이라는 전통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에서 운영하는 가마솥 공장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무쇠를 이용해서 다양한 조리기구를 만들 수 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통문화가 현대적인 문화로 재탄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마솥 제작 환경이 다소 열악하다 보니 김국한 대표 스스로가 ‘몸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온갖 잡일까지 다하기 때문에 몸이 버텨내지를 못해 한번은 청주 성모병원에 한 달 동안 입원해있었던 때도 있었다는 것. 그 이후로부터는 건강관리를 철저하게 해서 4~5년이 지났지만 다행히 아무런 이상 증상은 없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향후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 국가 명장과 무형문화재에 도전해볼 꿈을 가지고 있으며, 더 많은 사람에게 가마솥을 홍보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지금도 명장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무형문화재와 국가 명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 개인적인 명예욕이 아니라 그렇게 되어야만 더 많은 이들에게 홍보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2층 정도의 건물을 지어서 가마솥 체험장을 만들고, ‘길들이기’ 방법도 홍보했으면 합니다. 지금은 꿈에 불과하지만, 언젠가 그런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국가가 고도로 발전할수록 전통문화에 대한 보존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도 우리 가마솥에 대한 추억은 여전할 것이다. 김 대표의 꿈이 비단 꿈으로만 머물지 않고, 전 세계인이 가마솥을 사랑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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