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8 15:13 (화)
[Power Interview] 강서 농산물도매시장 시장도매인발전위원회 임완상 회장
[Power Interview] 강서 농산물도매시장 시장도매인발전위원회 임완상 회장
  • 정하연 기자
  • 승인 2022.06.21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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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도 살리고 생산자도 살리는 신선도 높은 농수산물의 저렴한 구입,
‘시장 도매인제도’를 통해 달성 가능합니다”

 

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은 크게 두 가지 유통과정 중 하나를 통해 우리의 식탁에 오르게 된다. 하나는 산지에서 구매한 제품이 ‘경매’를 통해서 유통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시장도매’를 통해서 유통되는 것이다. ‘경매제도’는 경매제 법인에서 산지 농산물을 경매제도를 통해 낙찰 후, 다시 경매인이 소매상으로 판매하고 유통하는 방식이다. 반면 ‘시장도매인 제도’는 시장도매인들 이 산지에서 농산물을 위탁받아 전국에 유통하는 직거래 방식이다. 일반인들은 경매든 시장도매든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바로 가격과 신선도이다. 일반 소비자라고 한다면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신선도가 높은 과일과 채소를 먹고 싶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유통에 따라서 가격과 신선도가 큰 차이가 나게 된다. 이러한 구조를 조금 더 합리적으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가 바로 ㈜청수농산 대표이자 시장도매인발전위원회 임완상 회장이다. 그는 무려 45년이라는 세월 동안 국내 농산물 유통업에서 활약해왔으며, 2004년부터 발족한 시장도매인발전위원회의 핵심 적이면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임완상 회장을 만나 국내 농수산물 유통의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17%의 마진 vs 7%의 마진

경매와는 다른 ‘시장도매’라는 농수산물유통 방식이 최초로 시작된 것은 김대중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농산물의 가격안정이 불안해지자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 산지에서는 1천 원에 불과한 배 추 한포기 값이 경매제도를 거치게 되면 가격은 무려 1만 원으로 오르게 된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물가안정을 꾀하기 위해 특별 지시를 내렸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시장도매인제도였다. 이 제도의 장점은 ‘직거래’이기 때문에 농수산물 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하락을 동시에 막을 수 있다. 시장도매인들 이 상품을 구매해 보관하고 있다가 수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직거래이기 때문에 가격도 훨씬 저렴할 수밖에 없다.

비교하자면 경매제도는 총 17%의 마진이 붙는 반면, 시장도매인제도는 7%의 마진 밖에 붙지 않는다. 거기다가 경매제도는 말 그대로 경매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경매시장이 열릴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각 경매인들이 모여서 경매를 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농수산물의 경우 단 하루를 기준으로 신선도에서 확연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당연히 경매제도를 거치게 되면 신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시장도매인들은 경매를 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 없기 때문에 훨씬 더 신속하게 상품을 유통시킬 수가 있게 된다. 또 현재는 24시간 상품 을 팔고 있기 때문에 전국 어디에든지 신속하게 배송을 할 수가 있게 된다.

 “경매제도는 일제시대의 잔재입니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지 않은 상태로, 개인이 화물차를 몰고 지방에 가서 농수산물을 실어와 팔기란 불가능했습니다. 그때부터 생긴 것이 바로 자본의 투입이었습니다. 큰 회사가 제대로 돈을 들여 산지에 한꺼번에 농수산물을 실어 오게 했으 며 그렇게 해서 경매제도를 통해서 유통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모든 제도는 시대가 바뀌면서 함께 바뀌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지금은 전국 어디든 일일 생활권이며 개인들도 얼마든지 지방에서 농수산물을 사올 수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경매제도는 일제의 잔재라고 밖에는 볼수가 없습니다.”

임완상 회장은 경매제도와 시장도매인 제도의 차이를 가격과 신선도 면의 차이 뿐만 아니라 ‘자본의 논리’와 ‘생산자-소비자의 논리’로 설명하기도 했다. 경매제도는 돈이 많은 사람이라면 굳이 농산물 유통업자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참여할 수가 있다. 최근에는 대형 자본들이 들어와 이러한 경매제도에 참여하곤 했다. 그런데 이들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굳이 감안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어차피 농산물이라는 ‘상품’을 들여와 팔고 거기에서 ‘이 익’을 남기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도매인들은 단 기적인 이익만 바라볼 수는 없다. 꾸준하게 생산자가 보다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소비자가 보다 저렴한 가격에 농수산물을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연히 자본의 논리보다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입장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문제점 과거 정부가 사실상 묵인
“시장도매인들은 늘 현지 농민들과 교류와 소통을 하 게 됩니다. 한해 두해 일하는 것도 아니다 보니 농민들의 내년 작황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고 종자에서부터 새로 운 농사법을 알려주기도 하면서 헌신적으로 농민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또 ‘우리가 직접 팔아보니 이런 장점과 단점이 있더라’라는 부분도 늘 알려주곤 합니다. 그렇게 되면 농민과 상생을 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농수산물 시장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는 유통의 분야에서도 시장도매인제도는 매우 효율성이 높다고 말한다. 정부는 농수산물 유통을 위해 전국에 공영도매시장 30여 곳을 만들었고, 그중에서 가장 활발한 곳이 바로 가락동과 강서이다. 그런데 강서공영도매시장을 만들 때 경매 제도가 시장도매인 제도보다 훨씬 많은 투자를 하였으나, 정작 매출을 비교하면 시장도매인 제도가 약 4배 정도 높다. 차지하는 공간 역시 경매제도가 훨씬 넓다. 따라서 시장도매인 제도가 공익성을 최대한 실천하고 있고, 기여하는 바도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궁금한 점은 시장도매인 제도가 훨씬 더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왜 이러한 경매제 구조가 현재도 계속되느냐는 점이다. 

“과거에는 정부가 경매제도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마진을 제한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과도한 마진을 붙이지 못 하도록 규제를 했던 것이죠. 하지만 경매제도의 특성상 적은 마진으로는 그 제도 자체가 운영되지를 못합니다. 따라서 경매인들이 거세게 항의를 했고, 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다며 시위를 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원래의 규제가 유야무야됐고 사실상 정부는 이를 ‘묵인’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만약 정부가 좀 더 적극적인으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제도가 정착되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중요한 점은 지금도 여전히 이 문제의 해결은 매우 힘 들다는 점이다. 지난 2021년 10월에는 대통령 직속 농어 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강서농수산물도매시장에 시장 도매인들과 ‘도매시장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심층 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시장도매인 제도가 탁월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당시 최철원 농특위 경영안정소분과장은 “경매제의 가격진폭, 수급조절 실패, 상장경매를 독점하고 있는 도매시장 법인의 독과점 현상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행 경매제가 상장거래 원칙을 통해 출하자가 가격 결정에 어떤 의 사도 반영하기 어려운, 출하선택권과 가격결정권이 부족 하다고 진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현찬 농특위원장 역시 공영도매시장의 공익성 측면을 강조했다. 그는 “공영도매시장은 농민과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돈을 들여서 지은 것이기 때문에 공영도매시장의 가장 큰 원칙은 공익성이 돼야 한다. 공영도매시장의 공익성을 강화하는 게 농특위가 목표로 하는 과제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경매인들의 의견도 들어봐야 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딱히 그 자리에서 결론이 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정부에만 맡겨 놓을 수도 없는 법. 임완상 회장은 전국을 돌면서 제품 판매에 대한 MOU를 맺었고 생산자들의 상품을 더욱 원활하게 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제까지 협약을 맺은 지자체는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로 많지만, 대표적인 곳이 바로 완도, 광양, 익산, 문경, 김천 등이다. 이곳에는 여러 가지 특산 농산물들이 매우 많다. 따라서 시장도매인발전위원회가 직접 현지를 찾아 MOU를 체결하면서 직거래를 통해 많은 판매를 해주겠다는 약속을 하게 된 다. 이렇게 되면 생산자들은 보다 안정적인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시장도매인들 역시 안정적으로 상품을 수급할 수 있게 된다. 

 

 

고등학교 시절 경험이 유통업 뛰어들게 해
임완상 회장이 이렇게 오랜 시간 농수산물 유통과 관련 을 맺게 된 것은 고등학교 시절의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 부여에서 태어났던 그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살아왔다. 그런데 당시 어머님께서는 시골에서 참외, 수박, 당근 등을 재배했던 분이셨다. 고등학교 시절 그는 당근을 팔기 위해서 서울 용산시장에 왔다고 한다. 적지 않은 물량이었지만 저녁에 모두 다 팔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계산을 해보니까 현지에서 파는 것보다 서울에서 판 것이 더 손해였다고 한다. 4분의 3 정도의 가격만 받고 팔게 되었으니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어린 시절이다 보니 이렇게나 큰 손해를 보고 어머님의 얼굴을 볼 낯이 없어서 며칠을 집에 들어가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때 그는 ‘도대체 왜 이렇게 가격 차이가 날까?’를 궁금해 나면서 나름의 조사를 해 보기도 했다.

결론은 당시에도 상품을 잘 팔수 있는 제대로 된 시장이 있었지만, 사람들에게 속아 큰 손해를 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때 그는 처음으로 ‘내가 한번 제대로 된 유통을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제대를 한 뒤에 그는 본격적으로 농산물 유통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오래할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내일 그만 둬야지’라는 생각으로 하루 이틀 하다가 결국 45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농산물 유통업에 종사하게 됐다고 한다. 

“이 일을 하다 보면 보람도 참 많습니다. 생산자들의 수익이 증대되고 소비자들이 건강한 음식을 먹을 때면 제가 지난 45년 동안 참 힘들었지만 자랑스러운 일을 해왔구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도 지금 느끼는 보람을 더욱 크게 이루기 위해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45년 동안 힘들기도 했지만 
보람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건강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회과학에는 ‘경로의존성’이라는 말이 있다. 최초에 시작에 규정이 미래의 더 나은 결과를 방해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제시대에 시작된 경매제도는 그간 산업 발전 시기에 한국 농산물 시장의 유통에 큰 역할을 해왔으며 한국인의 식탁을 분명 풍요롭게 만들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더욱 중요한 공익의 시대이며, 더 값싸고 더 신선한 상품이 유통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시장도매인발전위원회 임완상 회장이 해왔던 지난 45년간의 노력이 더 큰 결실을 맺고, 생산자도 소비자도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와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에 경매 제도와 시장도매인 제도의 적절한 안배를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정부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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