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8:05 (금)
“고대 일본 아스카 문화를 꽃피운 왕인 박사처럼, 지난 세기 왕인의 학문정신 꽃피운 교육계의 주역”
“고대 일본 아스카 문화를 꽃피운 왕인 박사처럼, 지난 세기 왕인의 학문정신 꽃피운 교육계의 주역”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23.04.1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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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영암왕인문화축제’ 왕인(王仁) 선정, 황용주 전(前) 영암여자중·고등학교장
일본 오사카에서 약 20km 떨어진 곳에는 아스카(飛鳥)’라고 불리는 작고 평화로운 지역이 있다. 이곳은 일본인들의 마음의 고향이자 정치문화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곳은 4~5세기경 우리나라 백제인들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당시 백제는 신라와 끊임없이 전쟁을 했고, 이때 이러한 고난을 피해 일본으로 건너가 한민족이 정착한 곳이 바로 아스카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인구의 80~90%를 차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백제의 많은 문화가 전파되었을 것이 분명하고, 이러한 일본 아스카 문화의 형성에 매우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백제인 왕인(王仁)이다. 그는 일본 천황에게 천자문을 가르쳤고 그 아들들에게도 한문을 가르치며 학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왕인 박사는 오늘날의 전남 영암에서 태어났으며, 바로 이러한 왕인 박사를 기리기 위한 행사가 매년 영암에서 열리는 영암왕인문화축제이다. 이 행사에서는 매년 왕인 한 명을 선정하는데, 펜데믹으로 인해 4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왕인으로 선정된 사람이 바로 황용주 전 영암여자중·고등학교 교장이다. 그는 한평생을 교육계에 헌신한 사람으로 올해 7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왕성한 활동으로 향후 축제에서 많은 활동을 할 예정이다.
▲2023영암왕인문화축제 왕인, 황용주(출처=데일리뉴스)
▲2023영암왕인문화축제 왕인, 황용주(출처=데일리뉴스)

 

영암군 명문 학교 육성에 헌신한 삶

전라남도 영암은 한국의 고대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600년 전, 백제 시대부터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중국, 일본과의 핵심적인 교역로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으로 표현하면서 글로벌 도시였고, 해외의 선진적인 문화가 급속도로 유입된 문화 발전 지역이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왕인 박사는 물론, 도선 국사 등 유명한 인물을 많이 배출했다. 왕인 박사는 일본의 제15대 천황인 응신천황(應神天皇)의 초청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논어와 천자문을 전파하면서 화려했던 일본의 고대문화, 아스카의 시대를 열었다.

전남 영암군이 주최하는 영암왕인문화축제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1997년 처음으로 개최된 이후 매년 4, 영암군 왕인박사유적지와 상대포 역사공원에서 개최됐다. 대중적으로 아주 많이 알려진 축제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이미 국내에서는 명실상부한 문화축제이자 유망축제이기도 하다. 1999년부터 지난 2019년까지 대한민국 10대 문화관광축제, 대한민국 5대 문화관광축제, 대한민국 우수 문화관광축제, 전라남도 대표축제,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에 선정될 정도였다. 그만큼 지역민은 물론, 전국적인 축제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다만 안타깝게도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유행 이후부터 축제는 비대면으로 전환됐고, 그렇게 왕인 박사에 대한 열기도 조금 옅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2023, 펜데믹이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축제는 다시 화려하게 부활했고, 올해의 왕인 박사로 황용주 전 영암여자중·고등학교 교장이 선정됐다. 그는 1975925일부터 2010226일까지 무려 345개월 동안 여성 교육의 산실이었던 영암여자중·고등학교에 재직하면서 건학이념인 보은을 실천의 근본으로 삼아 우수 학생을 모집하고,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운영했다. 또 장학금을 모금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을 돕고, 녹색환경, 체육관, 기숙사 건립 등 교육환경 시설을 개선했고 일명 동백 진학 프로젝트를 기획해 책임 있는 학교경영을 함으로써 2006년부터 4년 연속 서울대학교 외 명문대학 합격생을 배출하는 등 영암군 명문 학교 육성에 헌신했다. 그뿐만 아니라 글로벌 인재 육성과 지역 교육, 문화, 체육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가 매우 지대하다. 황용주 선생으로 선정 당시, 영암군 향토 축제 추진위원회에서는 그에 대해 교육자로서 존경받았을 뿐만 아니라 퇴임 후에도 꾸준히 영암의 교육, 문화, 체육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특히, 어진 인품으로 지역 사회의 존경을 받고 있어서 올해의 왕인으로 선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왕인으로 선정된 사람은 왕인문화축제 기간 중 대표행사인 ‘K-레전드, 왕인의 귀환퍼레이드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왕인 박사의 위업을 선양해 오늘에 되새기고, 축제의 대표적인 인물로 많은 활동을 하게 된다.

 

 

황무지를 개척하면 교육의 현장

▲고전서적(출처=왕인축제 주최측)
▲고전서적(출처=왕인축제 주최측)

이러한 중요한 인물에 선정된 황용주 선생은 지난 20102월에 퇴임한 한 후 현재까지 13년이 흘렀다. 그간 어떻게 지냈으며 이번 왕인 박사에 선정된 소감은 어떨까?

보통 이럴 때 가문의 영광이라는 말을 사용하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지역 사회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왕인 박사의 업적은 수없이 논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교육을 통해서 문화를 꽃피우고 미래를 개척하고 개개인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2023년 영암왕인문화축제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할을 하면서 축제를 알리고, 왕인 박사의 정신을 기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황용주 선생은 왕인 박사의 업적과 교육의 취지를 제대로 이어받고 있는 매우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는 35년간 학교에 종사하면서 고등학교 6,400, 중학교 4,500명을 합해 1만 명의 제자들을 배출했고, 그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일할 수 있도록 교육으로 지도했고, 또 그들이 문화의 개별적인 주체가 되어 한국 사회를 끌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10만 명, 100만 명으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황용주 선생은 일본 고대 아스카 문화를 꽃피운 왕인 박사처럼, 지난 세기 영암의 왕인박사 교육 정신을 꽃피운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고석적에 담긴 전라남도 영암(출처=왕인축제 주최측)
▲고전서적에 담긴 전라남도 영암
(출처=왕인축제 주최측)

실제 그가 교육 현장에서 흘린 피와 땀은 쉽게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그는 매번 교육에 헌신하는 자세와 학생들에 대한 애정으로 그 모든 난관을 이겨 나오고 성취를 계속해왔다. 1973년 조선대학교 체육대학 체육학과를 졸업하고 교직생활을 하면서 다시 대학원에 도전, 1982년 전남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과를 졸업하면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초창기 교직 생활이었던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는 말 그대로 황무지를 개척하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19759월 체육 교사로 교직을 시작하게 된 그는 도전과 개척정신을 밑천 삼아 어려움을 극복하고 불모의 땅을 삽, 호미로 흙을 파서 양동이, 리어카로 옮기며 운동장을 넓히는 일을 했다. 1980년대 후반 교육 민주화 바람이 불어 전국 최초로 학교 소요가 발생해 교장, 교감, 행정실장이 퇴진했을 당시 교무부장으로 학교 정상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도 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고등학교 교감으로 재직하면서 명문 학교 육성의 초석을 다졌다. 장학회를 조직해서 어려운 가정환경에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고 교육환경의 개선을 위한 논문을 써서 전남교육감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후 명문 학교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학교 발전을 위한 매우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학교 건물을 리모델링 하거나 학급당 학생 수를 증원하고 학교의 홍보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의 결과, 2009년에는 서울 63빌딩 컨벤션에서 사단법인 한국사립초, ·고등학교 법인 협의회 주관으로 사립학교 육성 공로자 시상식에서 제1545호 사학육성공로장 국화장증을 수상했다.

 

잘 익은 감을 먹는 법

▲2018 열무정 사포계 회의록 국역 발간 기념 행사(출처=왕인축제 주최측)
▲2018 열무정 사포계 회의록 국역 발간 기념 행사
(출처=왕인축제 주최측)

그는 이렇게 교육에 헌신하면서도 지역 사회와 학교 교육의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으면서 활약을 해왔다. 모교인 조선대학교 체육대학 총동창회 부회장(1996), 영암군 교원연합회 회장(1999), 영암군 향토 축제 추진위원(2000), 대한민국 R.O.T.C 중앙회 부회장(2006), 전남사립중고등학교 교장회 부회장(2008), 영암교육지원청 교육미래위원회 위원장(2010), ()영암군민장학회 이사(2014), 전남 궁도협회 감사(2016), 전남궁도협회 스포츠공정 위원장(2020), 영암탁구 라지클럽 회장(2022)을 역임해왔다.

이런 다양한 교육활동과 지역 사회 봉사 활동을 해왔던 그이지만, 지금의 교육 현장에서도 아쉬운 면은 분명히 있다고 한다.

지난 50년의 세월을 영암에서 살다 보니 영암교육환경이 열악하고, 그 결과 유능한 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나가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영암에서도 충분히 소질과 재능을 개발시켜주고,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많은데 그것을 다하지 못하고 인재가 유출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제 저는 영암의 교육 현장을 떠났지만, 앞으로 영암의 교육이 더욱 발전하기를 원하는 바람은 매한가지입니다. 교육이란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지금 영암은 농촌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인재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하고 바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시대의 지성으로, 또 교육자로, 그리고 왕인 박사를 상징하는 인물로 선정된 황용주 선생. 그의 삶에서 품어져 나오는 인생의 한 가지 지혜에 대해서 질문해보았다.

 

▲2018 열무정 사포계 회의록 국역 발간 기념 행사(출처=왕인축제 주최측)
▲2018 열무정 사포계 회의록 국역 발간 기념 행사
(출처=왕인축제 주최측)

“1970년대에 아버지에게서 들었던 삶의 지혜 한가지가 지금도 잊히지 않고, 또 지난 세월 저에게 참으로 많은 힘과 용기가 되었습니다. 그때가 가을이었는데, 아버님은 감나무에 노랗게 익어가고 있는 감을 보면서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리 감이 잘 익어도 결코 노력 없이 저절로 네 입에 들어오지 않는다. 네가 감나무에 올라가서 따야만 너의 입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것이 바로 세상의 이치다.’ 이 말은 곧사람이 도()를 넓히는 것이지, ()가 사람을 넓히는 것이 아니다. 라는 내용으로 논어(論語)에 나오는『 人能弘道, 非道弘人이니라는 것입니다. 다시말하면 絶對善仁道를 넓히고 實踐하는 것은 人間이다. 이러한 정신이 있었기에 전방의 힘든 군대 생활을 견뎌왔고, 황무지벌판에서 교육을 실천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많은 후배가 이러한 정신을 깊이 되새겨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갔으면 합니다.”

영암의 교육발전에 큰 공로를 가지고 있는 진정한 교육자인 황용주 선생. 앞으로도 건강한 모습으로 오랫동안 후배들에게 좋은 말씀으로 어른의 지혜와 통찰을 남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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