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19:06 (화)
“세상을 더욱 밝게 만드는 장애 예술의 가능성과 그 향기를 더 활발하게 펼쳐 보이겠습니다.”
“세상을 더욱 밝게 만드는 장애 예술의 가능성과 그 향기를 더 활발하게 펼쳐 보이겠습니다.”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23.05.1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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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은 한 사회를 밝게 만들고, 국가의 품격에 향기를 더한다. 특히 장애인들이 만들어 나가는 장애인 예술(able art)은 비장애인 예술과는 또 다른 멋과 흥, 그리고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장애인 예술을 총괄해 나가는 대표적인 단체가 바로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상임대표 배은주, 이하 ‘장예총’)이다. 이 단체는 많은 장애인 예술가가 나날이 역량을 강화하여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육성하는 일들을 진행해 왔다. 특히 다양한 사업을 통해 숨어있는 장애인 예술가를 발굴하고 더 이상 장애로 인해 꿈을 잃어가지 않도록 그들의 꿈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데 큰 공을 세워 왔다. 그간 다른 문화예술 행사도 마찬가지였지만, 장애인 문화예술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크게 위축되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 않아도 답답했던 장애인들에게는 힘든 나날이 이어졌던 것. 하지만 이제는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었고, 특히 지난 4월 20일 ‘제43회 장애인의날’을 맞아 새로운 미래로의 도약을 선포하기도 했다. 장예총의 배은주 상임대표는 2021년 첫 취임을 한 뒤 2년간의 임기를 마친 후, 연임을 해서 현재에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3살 때 소아마비, 성인이 된 후에는 큰 교통사고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는 지난 2012년 8월 2일 문화체육관광부의 허가를 받아 설립되었으며, ▲전국의 장애인문화예술단체 간 상호 유대강화 및 협력 교류로 장애 예술인의 주체적인 예술권 확보 ▲예술 활동을 전문 직종으로 개발하여 고용 창출과 자립생활을 도모하여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을 통한 삶의 질 향상 ▲장애인 문화복지의 완성을 통해 선진문화와 국력 신장에 기여라는 설립목적을 가지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장애 예술인의 작품 발표 기회를 제공하는 장애인문화예술축제 ‘A+ Festival’, 공연예술 분야의 신진 장애 예술인을 발굴하는 대한민국 장애인 예술경연대회인 ‘스페셜K’, 문학예술 분야의 신진 장애 예술인을 발굴하는 대한민국 장애인 문학상ㆍ미술대전 등이 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장애인 예술은 바로 장예총을 통해 구현되고, 그 중심에는 배은주 상임대표가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닌 셈이다. 물론 그녀도 장애인으로서 그간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태어날 때는 저 역시 멀쩡하게 걸었다고 했는데, 3살 때 소아마비를 겪게 되었습니다. 거기다가 20대 후반에 운전하던 중 큰 교통사고를 당해서 1년 4개월을 누워서 지내던 때도 있었습니다. 더구나 당시는 결혼을 앞두던 시절이어서 저는 물론이고 가족들 모두 절망에 빠졌습니다. 당시 대학병원에서는 제가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정말이지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해 일어서게 됐고, 결혼을 한 것은 물론이고 아이까지 낳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지금은 그런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감사하고, 보너스 인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남은 인생을 장애인들과 함께 하자는 생각으로 관련 활동을 열심히 해왔습니다.”


그녀가 제5대 상임대표에 취임한 것은 지난 2021년 2월이었다. 그때부터 총연합회는 다양한 업무협약 체결은 물론이고 특별전시, 공연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대표적으로는 2021년에 장애 예술인 맞춤형 일자리 개발사업 ‘Art Story’를 주최하는가 하면, 제주문화예술재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2년부터는 더욱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기관으로 지정됐으며 스페셜K 예술단 1기를 창단했고,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문화 체험형 공연 ‘드림 콘서트-더 힐링’을 진행했다. 

 

겁 없이 월급 모아 장애인 예술 단체 만들어

또 장애인의날 기념 국회 특별 전시 ‘빛나고 아름답게’ 주최, 장애인의날 기념 ‘장애인 문화예술 보장권 확대를 위한 정책 토론회’ 주최를 이어갔다 2022년 7월에는 제16회 대구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 특별 초청공연(코스모플로라)에 참가했으며, 또 8월에는 청와대 춘추관 첫 특별전시인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그리고 이어서 지난해 10월에는 여러 의미 있는 행사와 수상이 있었다. 유네스코 국가기록물에 한국의 장애 예술 단체로 등재되는가 하면, 스페셜-K 예술단 및 임직원이 미국 캘리포니아 하원 의회의 표창장을 받았다. 이어 2022년 장애 예술인 창작활동 지원사업 ‘에이블 아트 인 서울(Albe Art in Seoul)’ 진행했다. 

이렇게 바쁘게 활동하던 와중에도 그녀는 학업을 놓지 않았고 현재 방통대 법대에 재학 중이다. 초·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졸업했던 그녀는 방통대 국문과에 다녔지만, 아이를 키우느라고 결국 졸업을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다시 법대에 입학,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다. 특히 이번 입학은 남다른 목적이 있다. 그간 장애인들과 오랜 세월을 함께 했더니 한가지 깨달은 사실이 있었다는 것.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결국 정책적인 면을 알아야 했고, 이러한 깨달음의 결과 법대에 진학하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그녀 스스로가 현장에서 예술가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행정업무를 많이 했고 그러다 보니 정책적인 면에서 더 많은 공부가 절실했다고 한다. 


오늘이 있기까지 배은주 상임대표의 삶은 어떤 면에서 보면 꽤 드라마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초 그녀는 가수로 데뷔하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1996년에 개최된 KBS 제1회 장애인가요제 출전, 은상을 받으면서 가수로 데뷔했다. 당시 휠체어를 탄 유일한 가수로서 큰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후 그녀는 교통사고를 극복하고, 결혼을 한 것은 물론 음반을 내면서 매우 활발하게 활동을 해왔다. 그 후 시작된 것이 바로 2007년부터 KBS-3 라디오에서 방송 <소리로 보낸 세상>의 메인 MC가 되었다. 그렇게 방송을 통해서 많은 장애인을 알아가면서 그들의 삶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고 결국 2008년 고용노동부가 인증한 사회적기업인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을 창단해 지금까지 이끌어 왔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자신이 걸어가려는 길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알지 못했었다고 한다. 


“그때는 정말 겁이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 누구 한 명 저를 지원해주겠다는 사람도 없었지만, 그냥 월급을 모아서 예술단을 창단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그때만 해도 장애인이 예술을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을 때였습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강호동 씨가 진행하던 TV 프로그램인 <스타킹>에 출연하게 됐고 그것을 계기로 연이어 초대받았습니다. 프랑스에서 어떤 기획자가 방송에 나온 예술단을 본 후 프랑스로 초대했고, 이후 KBS 9시 뉴스에 보도되면서 더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장애인들의 예술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는 있었지만, 여전히 어려운 경제적 사정이 나아지지는 않았습니다.”

 

10월, 미국 개최 ‘아리랑 축제’에도 초대받아
처음 연습할 때는 식당에서 먹을 밥값이 없어서 집에서 김밥을 싸다 주었지만, 혹시나 단원들이 부담 느낄까 걱정해 그냥 사 왔다고 말한 적도 있었고, 그나마 돈이 조금 있을 때는 편의점 도시락을 사서 주곤 했다고. 하지만 이런 사정을 제대로 몰랐던 단원들은 ‘배은주 대표는 식당에서 밥을 사 먹고 자신들에게는 편의점 도시락이나 사다 준다’며 오해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럴 때 배 대표는 남몰래 눈물을 흘린 때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장애인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꿈을 접기는 힘들었다. 장애인문화예술축제를 기획하고 전국에서 장애인 소설가, 화가 등을 발굴하는 활동을 지난 16여 년 동안 이어왔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바뀌어야 할 현실이 많다고 지적한다. 
“장애인들의 예술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단순한 취미로서의 예술 활동을 뛰어넘어서 프로처럼 예술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들이 경제적으로 더 나아질수록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도 더 활발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들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합니다. ‘장애인이니까’라는 관점이 아니라 수준 높은 공연 그 자체를 보면서 감동할 수 있어야 하고, 언론에서도 프로처럼 활동하는 장애인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그녀의 꿈은 이제 점점 더 발전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2022년 8월 청와대 춘추관 특별 전시를 통해 장애예술인 작가의 작품이 5천만원 이상 판매가 되는 성과를 올리게 됐으며 이러한 성과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장애인 프렌들리 정책 때문이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지난해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연을 한 후 캘리포니아 하원의회에서 표창까지 받았으며, 오는 10월 미국 오렌지 카운티에서 개최되는 ‘아리랑 축제’에도 초대받았다고 한다. 
그녀가 변함없이 장애인 예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예술이 가진 사회적인 힘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 해외에서 진행됐던 엘시스테마 사례를 보면, 빈민가에서 살던 사람이 예술을 접하게 되면 오히려 더 큰 감동을 얻게 되고 그 사람이 사회를 더욱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배은주 대표는 바로 이러한 밝은 영향력이 대한민국을 바꿀 힘이 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그녀의 이러한 믿음이 세상에 더욱 활짝 필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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