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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펀드, 1/3 비용으로 풍력 에너지 만드는 새로운 발전 시스템에 투자
빌 게이츠 펀드, 1/3 비용으로 풍력 에너지 만드는 새로운 발전 시스템에 투자
  • 김원희 기자
  • 승인 2023.11.23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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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풍력발전소 본 적 있나요?

미국 '에어룸 에너지'社가 개발한 타원형 수평 트랙 풍력발전소는

돛단배 원리를 본뜬 획기적인 풍력발전 시스템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한 미국의 기업가 월리엄 게이츠(William H. Gates, 1955~ ) [삽화=커뮤니케이션북스]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한 미국의 기업가 월리엄 게이츠(William H. Gates, 1955~ ) [삽화=커뮤니케이션북스]

최근 일반적인 '막대형 날개' 형태의 풍력 터빈과는 사뭇 다른, 날개가 고르게 배치된 타원형 트랙의 풍력발전이 미국에서 크게 관심을 받고 있다. 이 풍력 터빈 시스템은 비용을 전례 없이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와이오밍주에 본사를 둔 '에어룸 에너지(Airloom Energy)'가 이와 같은 시스템을 개발한 장본인이다. 이 회사는 구글(Google) 출신의 닐 릭너(Neal Rickner) CEO가 새로 부임하면서 빌 게이츠(Bill Gates)의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EV: Breakthrough Energy Ventures)' 펀드로부터 400만 달러의 종잣돈(seed money)을 투자받았으며, 풍력발전의 재무 방정식을 근본적으로 뒤집는 매우 색다른 기술적 접근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기업가 윌리엄 게이츠(William H. Gates, III, 1955~)는 본명보다 '빌 게이츠'라는 애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하고 윈도(Windows) 운영체계 그리고 웹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 등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컴퓨터 및 인터넷 부문을 선도해 온 대표적인 디지털 시대의 거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많지만, 빌 게이츠 자신은 공익과 사회봉사에 헌신함으로써 자신의 명성과 부를 사회에 환원하고자 하고 있다.

빌 게이츠가 폴 앨런(Paul Allen)과 함께 1975년에 설립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MS)는 2000년대 초반까지 IT 및 소프트웨어 업계를 이끌어왔고, 그 과정에서 그는 세계 최대의 부자 반열에 올랐다. 그는 미국 자본주의의 최선, 최악의 측면을 동시에 보여 주는 살아 있는 상징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또한 그는 강연이나 저서를 통해 컴퓨터와 IT산업 전반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등 실제로 미국과 세계 IT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한편 역사상 가장 큰 기계로 움직이는 풍력 터빈은 최근 들어 에펠탑보다도 더 큰 새로운 디자인이 등장할 정도로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풍력 터빈은 커질수록 더 긴 날개(blade)를 만들어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긴 블레이드, 높은 타워 구조물, 그리고 상단에 설치되어 블레이드를 지탱해야 하는 대형 발전기까지 고려하면 자재, 제조, 운송, 물류, 건설 및 유지보수 등 이에 소요되는 예산이 엄청날 뿐 아니라 모든 단계에서 비용이 증가하면서 업체에 심각한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

타원형 트랙이 일련의 수직 날개를 지탱하고 있으며, 이 날개가 바람 에너지를 얻어 반복적으로 스스로를 끌어당긴다. [그림=Airloom Energy]
타원형 트랙이 일련의 수직 날개를 지탱하고 있으며, 이 날개가 바람 에너지를 얻어 반복적으로 스스로를 끌어당긴다. [그림=Airloom Energy]

'에어룸 에너지'의 접근 방식은 모든 것을 훨씬 더 작고 지면에 훨씬 더 가깝게 만든다. 이 회사가 개발한 2.5메가와트(MW)급 풍력 터빈 시스템은 25m 길이의 기둥을 여러 개 사용하여 타원형 트랙에 매달고, 그 안에 여러 개의 10m짜리 블레이드를 케이블로 연결한다.

앞쪽이나 뒤쪽을 제외한 모든 방향의 바람에서 운동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돛단배처럼, 이들 블레이드는 트랙을 따라 이동하면서 바람 에너지를 얻게 되는데, 긴 측면은 바람을 최대한 맞을 수 있도록 기울어져 있으며 짧은 끝은 나머지 날개가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공간으로 배치되어 있다.

동력인출(power takeoff) 장치는 케이블에서 직선 운동을 모아 발전기를 작동시킨다. 일반적인 풍력 터빈은 블레이드 끝에서 최대 토크(torqueㆍ회전력)를 얻고 허브(hub)에 가장 가까운 부분에서는 거의 토크를 얻지 못하지만, 이 시스템의 각 블레이드는 전체 길이가 전체 루프를 견인하는 데 기여하기 때문에 끝에서 회전할 때 회전당 두 번씩 짧은 휴식을 취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에어룸의 2.5MW 트랙은 트럭 한 대에 들어갈 수 있어 거대한 터빈 타워 크레인이 불필요하고 부품은 비교적 작은 공장에서 비전문 재료로도 제작할 수 있으며, 설치 및 유지 관리의 모든 부분이 더 쉽고 저렴하며 안전해진다.

에어룸 관계자는 "예컨대, 직경 100m 날개가 85m 높이의 관형 철탑에 고정된 허브로 지탱되는 2.5MW급의 터빈을 일반 터빈과 비교하면 날개 트랙은 22만 5천 달러 미만으로 전체 비용의 10%도 안 될 것"이라며, "여기에 토지 요구사항 등을 추가하더라도 전체 풍력발전소 설치 비용이 기존의 25% 미만으로, 20MW급 풍력발전소에 필요한 600만 달러 보다도 훨씬 적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한다.

또한 에어룸 측은 "자체 설계를 통해 풍력 에너지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을 현재의 1/3 수준인 킬로와트시(KWh) 당 약 1.3센트로 낮출 수 있어 가장 저렴한 재생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에어룸 에너지가 개발해 운영 중인 초기형 소규모 시작품 [사진=Airloom Energy]
에어룸 에너지가 개발해 운영 중인 초기형 소규모 시작품 [사진=Airloom Energy]

또한 높은 풍력 터빈 타워보다 시각적으로 훨씬 덜 방해가 되기 때문에 더 넓은 범위의 부지에 적합할 수 있고, 주변 주민의 민원을 줄일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수평으로 확장할 수 있어 수 킬로미터까지 설치 가능하며, 주어진 부지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시스템 높이도 변경할 수가 있다.

투자사 BEV의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수십 년 동안 풍력 산업은 터빈을 더욱 크게 만들어 에너지 생산 비용을 낮춰 왔다"면서 "이러한 접근 방식은 전체 비용을 낮추는 데 매우 성공적이었지만, 이제 이러한 접근 방식은 입지 및 자재 비용 측면에서 도전에 직면해 있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에어룸의 독특한 접근 방식은 이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으며, 풍력 에너지에 대한 새로운 시장 기회를 열어 비용을 더욱 절감할 수 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 혁신적인 기술을 시장에 출시하는 데 있어 신임 CEO인 닐 릭너의 리더십을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미 소규모 프로토타입을 가동 중인 에어룸은 이번 시드 펀딩(seed funding)을 통해 50kW급의 시험용 장치로 기술을 입증한 후, 이를 바탕으로 상용화 및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통상 육상용 풍력 터빈의 평균 역률(power factor)이 35%인 것과 비교했을 때, 이 같은 날개 트랙의 설정이 풍력발전 단지 환경에서 어떤 종류의 역률을 달성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에어룸 시스템은 지상에 더 낮게 설치되기 때문에 더 높은 풍속을 놓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또한 에어룸 측은 이러한 아이디어가 가장 좋은 풍력자원을 많이 간직한 해상에서도 작동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마도 해저에 더 긴 기둥만 고정하면 될 것 같다.

하지만 에너지는 기본적으로 비용 게임이고, 이 장치가 고층 타워의 3분의 1 가격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면 용량 계수가 중요치 않은 육상 자원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룸 측은 "저희는 이러한 아이디어가 어떻게 발전할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지만, 진전은 매우 천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누군지 밝힐 수는 없지만, 얼마 전 면접에 실패한 한 지원자가 다른 매체에다 7년 동안 작업해 온 첫 번째 시작품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폭로한 기사를 우연히 접하고 웃음이 절로 나왔다"라고 기쁜 미소를 지었다.

글: 김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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