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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지세 인공지능, 추풍낙엽 휴머니티
파죽지세 인공지능, 추풍낙엽 휴머니티
  • 정하연
  • 승인 2023.11.23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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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시사매거진 정하연 국장
종합시사매거진 정하연 국장

인간은 오랜 인류의 역사에서 끊임없이 기술과 도구를 만들어왔습니다. ‘호모 파베르(Homo Faber)’라는 말은 바로 이렇게 기술과 도구를 만들어 온 인류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위대한 능력이 인류를 발전시켜 왔음을 의심할 도리는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인공지능이 전 세계 각 산업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럼, 이제 인간은 뭘해야 하지?’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질병을 진단하고, 신약을 만들어 내고, 심지어 사람들은 이러한 능력에 대해 인간보다 인공지능을 더 신뢰할 정도입니다. 또 기후변화의 상황을 추적하고 기상을 예측하기도 합니다. 동물들의 개체수를 공부해 새로운 개체수를 예언하는 일까지 하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수만 년 전 문자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하기까지 합니다. 인공지능은 이제 단순히 인간의 일상적 질문에 답하고, 기존의 자료를 정리하는 수준을 완벽하게 넘어섰다는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앞으로 10년 뒤에는 이 정도의 속도로, 이 정도의 기술력이라면 “그럼, 인간은 뭘 해야 돼지?”라는 의문이 들 법도 합니다. 물론 이럴 때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도 인간인데, 뭐라도 할 게 남아 있지 않을까?”라는 것입니다. 물론 그러한 기대와 희망이 있긴 하겠지만, 문제는 그때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고작해야 ‘인공지능의 보조’, 혹은 ‘인공지능의 양육자’ 정도가 아닐까라는 의심이 강하게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혹시 인공지능이 물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왜 필요한 거야?”라고 말입니다.

 

인공지능이 눈부신 성취를 이뤄내는 동안 인간의 세계는 더 후퇴하고 추락하는 느낌입니다. 고작해야 전쟁이나 일으켜 수많은 어린이를 비롯한 민간인을 학살하고, 얼굴색과 머리 모양이 다르다며 인종을 차별하고, 혐오하고 있습니다. 학교와 직장에서 왕따가 일어나 아이들까지 자살했다는 우울한 소식입니다. 그리고 인간들은 이러한 세상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죠. 인공지능이 파죽지세로 세상을 바꿔가고 있다면, 휴머니티는 추풍낙엽으로 이 세상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과연 인간성, ‘인간의 본성만이 가지고 있는 성질’이라는 것이 정말로 대단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마저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희망과 긍정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다고 이 세상을 인공 지능에게 넘겨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인류는 수많은 기술과 도구를 개발했지만, 자신의 주도권을 기술에게 넘겨준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어쩌면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남은 휴머니티는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영역에서 공공의 선을 추구하고 자존감을 통해서 더 나은 삶을 만들어 나가려는 집요한 노력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경영자는 회사의 대표로서 더 나은 작업장을 만들어 나가고, 부모는 자녀의 삶이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노력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각자의 직업이, 각자의 삶에서 빛을 낼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인공지능에 부끄럽지 않은 더 나은 삶을 만들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2024년은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입니다. 용(龍)은 원래 존재하지 않는 동물이지만, 우리는 용에게 힘과 에너지, 강한 의지를 투영합니다. 우리 각자도 자신의 삶에 힘과 에너지, 강한 의지를 불어넣어 더 나은 신뢰받은 개인의 삶과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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