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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타운은 정말 노년의 로망이 될 수 있을까?
시니어타운은 정말 노년의 로망이 될 수 있을까?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23.11.2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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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죽음의 운명을 피할 수는 없다. 거기다가 죽기 전까지 외롭고 쓸쓸하고 몸이 아픈 상태가 지속된다면 누구도 이를 반기지 않을 것이다. 또 갑자기 아픈 곳이라도 생기면 여간 곤란한 일이 아니다. 늘 자녀가 곁에서 돌봐줄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 해소 방안 중 하나로 이미 수년 전부터 ‘시니어 타운’이 유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건강한 음식, 편안한 생활, 활발한 인간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모든 노년들의 공통된 로망이기는 하지만, 또한 경제적인 면 때문에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 사회의 시니어 타운, 현재 어느 정도까지 와 있을까?

아름다운 황혼을 보낼 수 있는 곳

최근 ‘뉴시니어족’이라는 말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은퇴 후에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니어 세대를 말하는 것으로, 특히 MZ세대 못지않은 소비의 주역이기도 하다. 대체로 5070세대를 의미하며 2030년경 이들이 만들어 내는 실버 이코노미가 168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의 거주 형태는 ‘시니어 타운’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곳은 노년에 홀로 골방에서 지내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타운과 커뮤니티가 합쳐진 새로운 공간이다. 이곳에서 노년의 삶은 확실하게 더 건강해질 수 있다. 매 끼니 호텔식으로 먹을 수 있으며, 정기적으로 청소까지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단지 내에 운동시설이 있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몸을 돌보기에는 최적의 장소이다. 거기다가 갑자기 아플 때 언제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상주하고 있으며, 더구나 친절하기까지 하니까 노년층에게 시니어 타운은 인생의 마지막 황혼을 보낼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아닐 수 없다. 과거에는 ‘실버타운’이라는 이름의 단지가 존재했지만, ‘자녀가 돌보지 않는 노인들이 모여 사는 거주공간’이라는 이미지로서 어느 정도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시니어 타운은 확연히 다르게 변모했다. 특히 고급화는 이러한 이미지 차별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 내용만 보면 노년만이 아니라 젊은이들도 살고 싶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생활법률상담, 여행사, 은행, 각종 웰니스 프로그램까지 갖추어져 있다. 따라서 한마디로 노년층에게는 최고의 공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시니어 타운은 노년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정신적인 문제까지 상당수 해결할 수 있다. 대체로 노년이 되면 인간관계의 교류폭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외로움을 느끼게 되고 이것이 건강에 다시 심각한 위협을 끼치기도 한다. 하지만 시니어 타운에서의 커뮤니티는 매우 활발하게 발달해 있어 마치 청춘 때와 다름없는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좋은 환경이라고 해도 이곳이 죽음 직전의 ‘마지막 천국’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대부분의 시니어 타운에서는 ‘스스로 거동할 수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한다. 만약 혼자 거동이 힘들거나, 타인의 도움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는 계속 거주하기가 힘들게 된다. 그런 점에서 몸이 심각하게 아프게 되면 결국 퇴소를 해야 하기도 한다. 따라서 처음에 시니어 타운에 입소할 때는 ‘죽을 때가지 안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가 막상 퇴소를 해야하면 당황하는 노인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가격이다. 적은 곳은 1인당 200만 원에서 많은 곳은 한 달에 500만 원의 월세를 내야 한다. 만약 부부가 함께 입소를 하게 되면 400만 원에서 1,000만 원에 가까운 돈이다. 문제는 과연 이렇게 적지 않은 비용을 꾸준하게 감당할 수 있는 노년층이 얼마나 되느냐는 점이다. 또 물가 상승률에 따라서 매년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보통 매년 3~5% 정도가 오르게 되고, 3년간 5%가 오른다고 해도 무려 15% 정도이다.

국가 차원의 복지도 좀 더 늘어나야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처음에 들어간 것과는 다르게 매년 오르는 물가 때문에 더 가격이 저렴한 곳으로 옮기는 것을 고민하는 노년층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시니어타운의 월세가 그리 비싸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예를 들어 다소 저렴한 월 200만 원 정도라면, 너무 빈곤한 생활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혼자서 살아도 대략 150만 원 이상은 들어가기 때문이다.

문제는 돈이 있어도 들어갈 시니어타운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강남에 있는 230가구의 S하우스의 경우 지금 신청을 하더라도 무려 4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만 한다. 이는 수요는 급격하게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미이다. 현재 2022년을 기준으로 하면 전국의 시니어 타운 가구는 8,800여 가구이다. 앞으로 2년 뒤인 2025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무려 1,000만 명이다. 물론 시니어 타운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전체 가구 수가 1만 명밖에 되지 않은 것은 지나치게 적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름난 곳의 청약 경쟁률은 최고 200대 1이 넘고 최소 20대 1 정도이다. 이는 일본에 비하면 2%의 수준으로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시니어 타운을 선택할 때에는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다. 일단 자신의 연령대, 그리고 건강 상태와 맞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본인은 아직 매우 활발하게 활동을 할 수 있는 나이인데, 입주자 대부분이 그렇지 않은 상태라면 아무래도 커뮤니티 활동이 약해져 지루함을 느낄 수가 있다. 또 ‘의무식’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돈을 아까워하지 말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의무식이란, 입주자가 의무적으로 정해져 있는 월 끼니에 대한 비용을 내는 것이다. 하루에 3끼를 해서 90끼가 의무식인 경우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20~30끼가 의무식일 때도 있다. 그런데 일부 노인층의 경우 식사에 과도하게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의무식의 횟수가 적은 곳을 선택하려고 하기도 한다고. 하지만 이는 그리 썩 좋은 방법은 아니다. 일단 노년에는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무식에 돈을 아낄 필요가 없고, 또 식사를 하면서 서로 친해지는 경우가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강한 관계를 위해서도 의무식에 돈을 아낄 필요가 없다는 조언이다.

사실 시니어타운과 관련해서는 ‘돈’과 관련된 노년이 슬프거나, 혹은 행복한 군상을 엿보게 한다. 같은 노년이라도 돈이 있으면 훨씬 여유롭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빈곤에 찌들리는 정반대의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시니어 타운이 마냥 부럽고 질투심마저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돈에 의해 삶의 질이 결정된다는 것은 분명 슬픈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런 시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복지제도도 전반적으로 달라져야 할 필요성도 있다. 국가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해결을 위해서 지금보다 좀 더 신경쓰는 사회가 되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몸이 아픈 노인들이 마지막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주거시설의 확충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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