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20 15:24 (토)
인공지능과 예술이 교감하는 흥미진지한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는 여정
인공지능과 예술이 교감하는 흥미진지한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는 여정
  • 시사뉴스매거진
  • 승인 2024.01.1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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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인공지능예술연구센터 센터장,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이교구 교수

이제 인공지능은 더 이상 공상과학에 갇혀 있지 않는다. 현실에서 이미 그 막강한 영향력이 입증되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인류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 정도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제는 ‘인간의 시대’가 아닌,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생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분야 역시 가리지 않는다. 초창기 인공지능의 경우 알고리즘 정도에 관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제는 알고리즘 분야에서의 적용은 너무도 평범한 기술이 되었고, 이제는 예술 분야로의 진출이 눈에 띈다. 가히 인간이 아니면 도저히 할 수 없었을 것만 같았던 예술 분야에서의 활약도 급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맞춰, 서울대학교에서는 ‘인공지능 예술 연구 센터’가 개소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새로 선정한 34개의 선도연구센터 중 하나로, 향후 인간과 인공지능이 예술을 매개로 공감각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예술 창작 기반 인간-AI 상호작용 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이곳을 이끌어 갈 인물은 이교구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이다. 그는 2020년 오디오와 음악을 위한 최첨단 AI 솔루션 기업 수퍼톤의 창업자 겸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어쩌면 향후 대한민국에서의 인공지능과 예술의 융합은 그의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교수를 직접 만나 그가 펼쳐나갈 새로운 예술의 미래에 관한 통찰을 들어보았다.

5~7년간의 장기 프로젝트 시동

이제까지 인간과 인공지능은 텍스트를 중심의 정보를 만들어 왔다.

지금의 챗 GPT 역시 텍스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인터넷 창에서 글을 쓰거나 말을 하면 이것을 통해 소통이 이뤄지고 지식의 융합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개소한 인공지능 예술 센터는 이러한 패러다임 전체를 바꾸려고 한다. 바로 이미지, 오디오, 조형과 같은 다양한 '감각 분야'에서의 상호교류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하나의 플랫폼화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이렇게 되면 이제 인간은 자신의 예술적 감각과 욕망을 인공지능과 상호교류하게 되고, 또 하나의 새로운 예술의 분야가 개척된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이교구 교수로부터 이번 연구센터의 개소 배경과 그 의의에 대한 이야기부터 들어보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지원 규모가 80억 원에 이르고 기간 역시 7년이라는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저희는 올해 초에 연구계획서를 제출하고 최종 선정이 된 이후 국가지원연구센터로 지정되어 별도 법인으로 출범했습니다. 사실 예술은 '직관'의 한 영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예술로 표현되면서 인간은 이를 더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느끼고, 인식하게 되는 것이죠.

특히 저희는 '언어'가 매개되지 않는 욕구를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이 흥미로운 여정에 참여하게 되어 무척 흥분되고,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예술 분야에서의 인공지능의 발전이 이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 인공지능 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개척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합니다."

이교구 교수의 명확한 목표는 '플랫폼의 개발'이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플랫폼들이 있다. 바로 그렇게 인간과 인공지능이 예술을 통해서 교류하고, 작업하고, 상호영향을 미치는 바로 그러한 플랫폼을 만들어 내는 것이 꿈이자 목표이다.

그런데 매우 흥미로운 사실은 이교구 교수가 이번 프로젝트를 맡게 된 배경이다. 그는 학부시절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한 인물이다. 예술과는 다소 멀어 보이기 때문에 과연 그가 이런 새로운 분야의 개척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을까?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별로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어려서부터 음악과 예술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고, 심지어 석박사 학위 역시 예술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故 김광석 목소리로 '보고싶다' 재현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해 밴드 활동도 했고 공학을 전공했지만, 음악은 계속 저의 생활 속에 깊이 뿌리 박혀 있었습니다. 특히 음향학에 관심 많았ㅅ브니다. 처음에는 앨범이 제작되는 전 과정에 수많은 전기 전자장비들이 들어가고 엔지니어링 요소가 강하다는 요소를 느껴서 이런 것을 제대로 배워보려고 했습니다. 뉴욕대에서 음악 기술(Music echnology) 프로그램을 하고 석사 과정을 했고, 스탠포드 대학에서는 컴퓨터 음악 및 음향학 박사학위를 했습니다. 제가 학위과정과 연구를 수행했던 스탠포드의 연구소(CCRMA)는 공학도와 예술인이 만나는 아이디어 연구소입니다. 대중 음액에 매우 널리 활용되는 신디사이저는 과거에는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었는데, 1970년대 스탠포드 음대 교수이자 작곡가이신 교수가 알고리즘을 개발해 가격이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그가 특허를 일본 기업인 야마하에 기술이전을 해주고 많은 자금을 만들어 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저 역시도 미국 그레이스 노트(Gracennote)의 미디어 기술 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중 서울대학교에서 융합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새로 설립된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을 보고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지원했습니다.“

2009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부원장과 지능정보융합학과 학과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AI연구원 응용기술연구부장 및 인공지능 예술 연구 센터장으로 재직 중에 있다. 부임이후 음악 오디오 연구실을 이끌면서 기계 학습과 오디오 신호처리를 음성과 음악에 활용하는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우리 센터는 단순히 텍스트 중심의 정보를 생성하는 인공지능을 넘어서, 인간과 인공지능이 상호 작용하며, 이미지, 오디오, 조형과 같은 다양한 감각을 연결하는 예술 창작 기반의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멀티모달(시각, 청각, 감각) AI, 소재와 로보틱스, 새로운 형태의 창작 예술, 그리고 인간 중심의 상호작용 연구를 통해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허물고, 창작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입니다. 무엇보다 많은 전문가 집단의 뜨거운 관심과 지지 속에서 국내외 연구와 산업을 선도하는 허브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새로운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데이터 결과물로 예술, 창의 지수를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이러한 관심과 학문연구 활동을 한국에서의 창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현재 그는 인공지능 오디오 솔루션을 개발하는 수퍼톤의 공동창업자이자 대표이사이다. 2019년부터 사업을 준비해 2020년 3월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현재 50여명의 직원들이 인공지능 음성합성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가 2021년 SBS창사 30년 특집으로 방영된 ‘AI 대 인간’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여기에서 김광석의 목소리로 ‘보고 싶다’를 재현해내 큰 관심을 받았다. 회사로서도 성공적인 데뷔를 한 셈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총 7년간의 과제이다. 처음 2년은 탐색 단계이고 이후 5년간 본연구 단계가 시작된다. 그런 점에서 2024년이 무척 중요한 시기라는 것. 일정한 결과물이 있어야 본 연구에 들어가면서 더욱 큰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술대학과 음악대학의 협력도 매우 절실하다고 한다. 그들이 창작 활동의 연구에 많은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외 심포지움 등 가시적 성과 보여줄 계획

이러한 기술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사람들이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기술을 사용하여 자기만의 창작품을 만드는 과정과 결과를 관찰함으로써 사용자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는 창의성, 상상력 함약 교육이나 예술치료 등에 활용될 수도 있다. 그렇게 해서 7년 뒤 상품화나 기술이전을 통해서 영속적인 후속과제를 다각화 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특히 이 교수는 자신의 연구 성과가 많은 순기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그의 차별화된 교육 방식으로 인해서 많은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연구실 학생들은 석·박사 과정에 관계없이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공통점을 꼽으라면 음악입니다. 프로수준으로 하는 친구도 있고, 반은 공학도이지만, 반은 피아노, 경영 등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는 하나의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열린 접근을 통해 아이디어나 솔류선을 찾아 나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러 가지 관점을 가지고 있으면 다양한 솔루션들이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저희는 늘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융합을 이뤄나가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이교구 교수는 이제까지 활동을 하면서 큰 보람을 느낄 때도 많았다고 한다. 연구실에서 발표한 논문들이 국제적인 학술대회에서 인정받을 때는 물론이고 제작들이 졸업해서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때 등이다. 또 창업을 통해 음향 소프트웨어 제품을 국산화했는데, 전 세계 150개국에서 구매를 했다는 점도 큰 보람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는 더 새로운 미래를 향해 달려갈 일만 남았다고 한다.

“저는 개소식 때 50여명 정도가 참여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100명이 넘었ㅅ브니다. 그 호응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개소식에는 서울대학교 김재영 연구부총장,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안정호 원장, 문화예술원 이중식 원장, 덴마크 교육연구부 산하기관인 라이프 & 디자인 클러스터의 하이디 스바인 페더슨 디지털부문 대표 등이 참가해 축사를 전했다. 서울대학교 정병탁 AI연구원장의 ‘Embodied Genenrative AI : The Next Frontoer' 기조강연 및 아트센터 나비 노소영 관장의 ’생성시대, 예술의 역할은 무엇인가?‘의 기조강연으로 진행되었다. 아트센터 나비는 서울시, 서울대 등과 함께 2025년 5월 말 서울에서 제 30회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ISEA)을 개최한 예정이다.

포럼의 첫 번째 주제발표는 ‘Human-AI collaboration in Art : Crafting a Novel Artistic Persona(인간과 인공지능의 예술적 협업 : 새로운 예술적 페르소나 만들기)’ 라는 제목으로 최인석 서울대 교수가 맡았다. 이어서 박재범 서울대 교수가 두 번째 주제발표로 ‘Visualizing Artistic Performance : Is "Beauty" in artistic performance quantifiable? (예술적 성과의 시각화 : 예술적 성과의 “미”는 정량화 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진행했다. 패널 토의 ‘예술과 인공지능이 함께 그리는 미래’라는 주제로 마무리했다.

“저희는 단순히 사업을 따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미래에 더 많은 사람이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려고 합니다. 그리고 해외 심포지움도 열어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행사를 계획하려고 합니다.”

과연 인공지능의 활동 영역을 어디까지로 확장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제 이교구 교수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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